영화를 보다(1000)/영화평(스릴러)

'셔터 아일랜드' 우린 이렇게 복잡하게 살아야 할까?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0. 3. 24.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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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보기전에 원작 소설을 몇년전에 재미있게 봤던터라 줄거리나 전체적인 프레임에대해서는 알고 있었다. 좋은 스토리에 배우와 감독이 좋은 영화는 당연히 웰메이드 영화가 될 수 밖에 없는 태생적인 성공(?)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것이다.

어느덧 중년의 나이가 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물익은 연기가 인상적인 영화 셔텨 아일랜드는 한국에서 개봉 1위를 기록하며 선전하고 있는 상태이다.

 

 원작을 잘 살린 영화

 

'살인자들의 섬'이라는 소설을 접한것은 4~5년전쯤 된것 같다. 밀리언셀러 클럽으로 등재된 소설이기도 하며 데니스 루헤인의 베스트 셀러중 하나이다. 처음 이 소설을 접했을때는 복선을 거의 암시 받지 못하고 읽다가 중반이후에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그러나 일본 소설인 '검은집'등의 복선과는 달리 데니스 루헤인의 소설은 다 읽고 나면 무언가 깔끔한 느낌이 좋았다.

 

소설을 읽어보신 분이라면 거의 그 내용과 유사하다고 생각하시면 된다. 한국은 보통 원작을 재미없게 각색하는데에 반해 헐리우드는 좋은 방향으로 잘 각색하는 편이다.

 

아무도 빠져 나갈수 없는 고립된 섬이라는 소재는 추리소설이라던가 스릴러등에서 많이 사용되는 컨셉이다. 우선 외부로부터의 자극이 없다는 가정을 둔것이고 이는 내부에서 무언가 벌어진다는 점이다. 그러나 독자나 관객은 항상 외부라는것에 신경이 쓰이는 법이다.

 

특히 명탐정 난이나 소년탐정 김전일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밀실살인은 고립되어 있고 풀기 힘든 미스테리라는것을 항상 암시를 하고 있는것이다.

 

고립된 섬에서 누군가 사라졌고 아무도 그에 대한 대답을 해주기를 거부한다. 무언가 냄새가 나지 않는가? 영화나 소설을 읽고 나면 이해하겠지만 전혀..감이 없다. 보통 현시대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저런 조건일때 항상 음모를 생각하기 마련이다. X파일의 멀더정도의 의심광이 아니더라도 이시대는 그만큼 불확실성의 시대와 권력이라는것에 대해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자 다 같이 일해보자.

 

보스턴 셔터아일랜드의 스토리는 신병원에서 환자가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시작한다.

연방 보안관 테디 다니엘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수사를 위해 동료 척(마크 러팔로)과 함께 셔터아일랜드로 향한다. 셔터아일랜드에 위치한 이 병원은 중범죄를 저지른 정신병자를 격리하는 병동으로 탈출 자체가 불가능하다.

 

영화 <셔터아일랜드>는 마틴 스콜세지 감독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4번째 작품인데 할리우드 훈남 배우 ‘마크 러팔로’, 강렬한 개성을 지닌 ‘벤 킹슬리’, 연기파 여배우로 거듭나고 있는 ‘미셸 윌리엄스’, 관록의 카리스마 ‘막스 폰 시도우’ 등 <셔터아일랜드>에는 작품에 대한 신뢰감을 높여주는 배우들이 포진해 있다.

 

 누군가를 속인다는 것

 

영화는 전체적으로 짜임새 있으면서 배우들의 연기의 유기성이 훌륭했다. 특히 어떤 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사건의 전개는 미스테리함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되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런 역할 놀이는 일상생활에서도 많이 벌어지고 있고 예능이나 대중적인 놀이에서도 많이 활용을 하고 있다. 영화 셔텨 아일랜드에서는 미스터리와 정신착란 상태에서 분노와 공포에 이르는 시각적 분위기가 일반적인 예능과는 그 격을 달리 하고 있다.

 

이 사회는 근본적으로 사실만을 말하고 사는 사람은 뒤쳐질 수 밖에 없는 현대적인 다윈의 진화론(?)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소한것부터 문제가 심각한 것까지 사람들을 속이고 속아가면서 살아가고 잇다. 영화는 그점을 좀더 해학적이면서도 미스테리하게 풀어나간다고 느껴진다.

 

 정식적인 트라우마

 

이 시대에서는 누구나 크고 작은 트라우마(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는 신체적인 손상과 생명의 위협을 받은 사고에서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은 뒤에 나타나는 질환)를 겪으면서 살아가고 있다.

 

이 영화에서 본질적으로 끌어내려는것이 트라우마의 인식이다. 자신이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사회에서 같이 살아가고 있다. 문제는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몇년전 도요타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길거리에서 난도질을 해서 7명을 죽인 사건도 정신적인 트라우마를 가진 것이고 신변을 비관해 방화를 저질렀던 토막뉴스의 주인공도 트라우마를 가진 사람이다.

 

질환이기 때문에 분노로 표출될 수 있고 이것은 반사회적인 경향 그리고 무차별 폭행이나 살인으로 발전하는것이다.

 

한국사회는 다른국가보다 국민의 정신적인 문제에 대해서 무관심하고 관리능력도 부족하다. 그건 국민 개개인의 문제로 치부해버리고 그 결과 모든 피해는 국민이 입고 있다. 특히 연쇄 살인범이나 반사회적인 사람에 대해서 법적인 부분만 고려하고 있지 그 근본적인 문제는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없는듯 하다.

 

과연 법으로 형벌으로 모든걸 해결할 수 있을까? 그건 전혀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정신적인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과연 법적으로 문제된다고 해서 자신이 하던 행동을 멈출수 있을까? 사회의 구조적인 부분이나 경쟁사회 그리고 물질 만능사회에 대한 심각한 고민없이는 정신적인 트라우마를 입은 사람들이 곳곳에서 국민의 삶을 위협할 것이다.

 

배려란 무엇일까?

 

 풀리지 않은 질문들과 예측할 수 없는 상황들 속에서 배려라는것은 쉽지 않다. 영화는 영화 곳곳에서 배려라는것을 배치하고 고려했다.

 

어떤것이 배려냐고? 물어본다면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다. 출연진 자막이 올라가는것을 보면서 잠시 생각해보면 모든이들이 배려를 했구나 하는것을 알 수 있다.

 

관객을 위한 배려는 무엇일까? 영화를 재미있게 만드는것이다. 거친 암석투성이의 해안가 풍경에 매료되어 패드락섬, 1960년대 이후로 문을 닫았고 다시 개장을 한 적이 없는 매사추세츠 주의 메드필드 주립병원, 소용돌이 치는 안개의 움직임을 포착해냈고, 보일듯 말듯한 안개의 움직임은 영화가 표현해야 하는 미스터리함, 영화 곳곳에서 적절한 시기에 나오는 미스테리한 음악들은 영화의 재미를 배가 시켜주고 있다.

 

좋은 기억과 나쁜기억

 

누구에게나 좋은기억과 나쁜기억은 공존한다. 제각기 사람기준에 따라서 어떤 기억은 좋게 뇌리에 기억되기도 하고 나쁘게 기억되기도 한다.

 

'평생 괴물로 살것인가? 선량한 사람으로 죽을것인가'라고 고민할만큼 이사회에는 막다른길에 몰려간 사람도 수없이 많을것이다.

 

명예라는것은 결국 자신을 제외한 모든사람에게 남는 좋은 기억중 하나이다. 모두들 명예를 바라기 때문에 좋든 싫든 대다수의 사람들의 그자신에게는 나쁜기억을 심어주고 있을지도 모른다.

 

셔텨 아일랜드는 영화의 잔상이 오래도록 기억이 남는 영화이지만 소설을 읽었던 나로서는 잘 표현했다는 느낌이 더 많이 남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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