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3월 4일 국내에 개봉을 했다.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의 평가는 호불호가 갈리고 있지만 아이들에게는 90%이상이 만족하는 영화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그리고 어른들이 보고 재미가 없었다면 아마 생각하고 싶어하지 않았던지 일반 영화에 잣대를 맞추고 보아서 그럴것이다.
영화는 원작을 그대로 잘 살렸다. 과장하지 않고 스토리에 각색을 하기보다는 원작의 색깔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서 팀버튼은 많은 노력을 한것처럼 보인다.
[원작의 느낌은 잘 살아있다]
아마 지금 세대들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본 사람이 적을지도 모른다. 요즘에는 소설을 읽고 꿈을 키우기 보다는 국영수라는 잣대로 모든 이들을 재어서 비교하니 말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영국의 작가인 탈스 루트 위즈 도지슨이 1865년에 발표한 소설이다.
원제는 '앨리스가 이상한 나라에서 겪은 모험'이겠지만 이렇게 긴 제목을 싫어하는 사람들의 특성상 줄여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알려지기 시작한 소설이다. 대부분의 명작이나 많이 읽히는 소설은 대부분 유럽에서 나왔다. 이 소설에서도 다양한 환상의 세계를 그리고 있는데 극중에 등장하는 트럼프 카드는 유럽에서 각 모양마다 유명왕가를 상징한다.
이상한나라의 앨리스의 붉은 여왕의 하트는 대체적으로 성배나 성직자를 상징한다. 그리고 하트 퀸은 트로이의 헬레네, 하트 킹은 샤를마뉴 대제를 상징한다고 한다. 그렇지만 붉은 여황은 아름다운 헬레네와는 거리가 먼것으로 보아 권력을 쥐고 있는 시대적인 독재를 상징할지도 모른다.
말그대로 앨리스의 모험을 그리고 있는데 소녀라기보다는 성인의 기준으로 봐야 할듯 하다. 19살이 된 앨리스가 아직까지도 꿈과 희망을 간직하고 살게되면서 이상한 나라로 가게 되는데 그세상에서는 십여년 전 홀연히 앨리스가 사라진 후 이상한 나라는 독재자 붉은 여왕(헬레나 본햄 카터)이 그녀 특유의 공포 정치로 통치하고 있었던 것.
[꿈은 계속되는가?]
이상한나라의 앨리스는 적어도 하루에 6번은 기발한 상상을 한다고 한다. 문득..나도 생각해보면 상상을 하면서 살아가는가 생각을 해본다.
이시대의 꿈이란 과연 무엇인가라고 자문해보면 한국의 온사회가 출세, 돈이 꿈이라고 말하는것 같다. 특수 목적고를 가지 못하면 꿈에서 벗어나고 서울의 명문대(머 명문대라고 불릴만한 기준인지)를 못가면 꿈에서 조금더 멀어지고 대기업이나 공사에 들어가지 못하면 꿈에서는 많이 멀어진것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귀족가문과의 결혼을 꿈을 이루는것이라고 모두들 생각하고 살아간다. 개인적인 꿈따위는 만들어진 틀속에서 의미없고 부질없는 일이 되어버리는것이다.
그러나 앨리스는 달랐다. 항상 새로운것을 꿈꾸며 살아왔고 새로운것을 추구하면서 결국에는 원더랜드라는 곳으로 가게 된다. 물론 나중에 현실에서의 원더랜드는 아시아가 되어 있지만 19세기의 작가는 아시아가 그 시대의 원더랜드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영화는 닮아간다]
이 영화를 본 어떤이는 하얀 여왕의 궁전과 세상은 반지의 제왕과 닮아있고 숲속의 세상은 아바타와 닮아있다고들 한다.
어떤 관점에서 보면 비슷할수도 있고 어떤 관점에서 보면 색다른 세상과 상상속의 세계는 비슷해질수 밖에 없다고 볼 수 있다.
팀 버튼의 영화가 항상 독특한 세상을 창조해냈기 때문에 그 기대치에 못 미쳤다고 볼수도 있지만 이제 너무 많은 상상이 영화로 현실화 되었기에 그런 불평들도 나오는것 같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있는 영화였으나 마지막 한방을 기대하는 관객이라면 끝부분의 앨리스와 제버워크의 대결에서 무언가를 기대할지도 모른다. 본인은 나름 만족이었으나 사람마다 틀리니 그건 영화를 보고 판단하길 바란다.
[권력은 기형화한다]
영화에서 가장 잘 어울리는 캐릭터는 아마 붉은 여왕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가장 잘 소화했고 때로는 유쾌하고 때로는 가련하다.
극중에서 붉은 여왕은 절대 권력자이다. 권력을 지키는 요인인 괴물 3마리는 가지고 있다. 이 영화에서는 외모지상주의를 이야기 하려고 한것이 아니다. 권력을 가진자가 자신이 얼마나 이상하고 기형적으로 변해가는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곁에 있는 모든 아첨꾼들은 자신과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 머리에 비해 배가 무지하게 뚱뚱한 사람, 머리에 비해 귀가 너무 큰 사람, 얼굴에 비해 코가 너무 큰사람, 턱이 큰사람, 이마가 큰 사람등등..모두다 하나씩의 외모상의 결점을 가지고 있다.
마치 이시대의 MB정권에서 위장전입, 탈세, 병역비리는 기본으로 가지고 있는 권력자들처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권력자들의 기형성은 상상하는 그대로이다. 문제는 자신이 기형화되고 있다는것을 자신도 모르고 주변에서도 알려주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인듯 하다. 권력의 끝에 가서야 그 사실을 알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당신은 철학적인가?]
철학 얼마나 골치아픈 말인가? 그리고 이 시대에서는 철학은 찾아보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철학은 없어지고 오로지 물질과 경쟁만이 살아있는 세상이 되어 가고 있다.
철학은 사랑과 마찬가지로 시간과 숙성이 필요하다. 철학적인 깨달음이나 현실에서의 본질적인 문제해결은 지름길이란 없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은 이 영화에서 멋진 동화를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른들도 신화와 동화가 필요하다. 신화와 동화는 우리가 잃어버릴지도 모르는 어린 시절을 간직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철학은 우리가 세상의 때인 세속적이라는것을 벗겨내고 호기심 많고 장난스럽고, 경이로움을 느낄수 있게 해준다. 조금이나마 이 영화에서 철학을 느끼면 그래도 성공적이지 않을까?
[이시대의 조커는 사라졌다]
조커하면 보통 카드를 생각하던가 다크나이트에서 멋드러진 연기를 한 조커를 생각할지도 모른다.
우리 모두 조커로 태어났으나 이제 더이상 조커이길 거부하고 있다. 누군가 스페이드가 최고라고 하니 스페이드만 되려고 하고 시대에 꼭 필요한 조커는 누구도 되지 않으려고 한다.
영화에서는 모자장수인 조니뎁이 조커의 역할을 하고 있다. 재미있고 코믹하지만 어디에서는 자신을 잃어버릴수도 있는 존재였다.
소크라테스 생각으로 보면 우리 모두의 내면에는 조커가 살아있다. 모두가 획일적으로 스페이드가 좋다고 할때, 하트, 클럽, 다이아몬드만을 원할때 깨달음을 추구했던 아테네의 조커 소크라테스처럼 이시대의 조커인 당신이 깨어나길 원한다면 눈을 떠보는것도 좋을것이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미녀 삼총사에서 칼잡이 역할을 했던 독특한 배우 크리스핀 글로버가 붉은 여왕의 오른팔로 나온다. 힘이 없어진 권력자에서 떠나려고 발버둥치는 모습을 보니..통쾌하기도 하지만 무언가의 씁쓸함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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