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1000)/영화평(드라마)

'반가운 살인자' 전혀 안반가운 영화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0. 4. 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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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보다 더 형사 같은, 백수 영석과 백수보다 더 백수 같은, 형사 정민..거기에 반가운 살인자라. 무언가 재미있을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을 안고 극장을 찾았다. 물론 아직 개봉은 하지 않았고 개봉은 다음주 목요일이다.

 

즉 시사회로 가서 보게 된 영화인데..결론은 107분영화가 180분짜리로 빙의하는 느낌! 이해하는가? 밋밋하니 연기도 그냥 그냥 스토리도 그냥그냥 개연성도 그냥그냥인 영화가 바로 반가운 살인자다.

 

야 웃자!

 

이 영화의 컨셉은 말그대로 반가운 살인자이다. 살인자가 반가운 사람이 어디있겠냐만은 그만큼 절박한 현실에 있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풀어나가면서 조미료같은 캐릭터의 역할로 백수같은 형사를 집어넣은 것이다. 

 

웃긴가? 몇몇장면은 좀 웃긴것도 있다. 우리가 개그콘서트를 보러 온것은 아니지 않은가? 한국영화라는 컨텐츠를 즐기려고 극장을 간것이다. 일부러 웃기려고 만든 설정이 너무 눈에 뻔하게 보이니까 극의 전개가 뚝뚝 끊겨 버린다. 

 

첫번째. 서울에 금연 정류소가 있는것은 처음 알았다. 담배를 피지는 않아서 그런지 버스 정류장 등에서 담배를 피면 참 머라 하기도 그렇고 찝찝한 느낌 그대로인데 영화에서 금연 정류소를 배경으로 웃음을 유발하기 위한 포인트가 숨어 있다. 

 

두번째. 두번째는 경찰서 내에서 반장에게 찍혀 사는 것이 서러워 남몰래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불량 형사와의 잔잔한 말싸움

 

세번째. 불안에 떠는 주민들은 집값 폭락 물어내라, 범인 잡아내라고 연일 경찰서 앞에서 시위 중이고, 그 선두에 부녀회 총무를 맡고 있는 자신의 엄마와의 조우..

 

그리고 없다. 물론 학교에서 약간 웃음거리를 주려고 몇몇 캐릭터를 등장시켰으나 그것또한 역부족이다. 문제는 코미디도 아닌것이 스릴러도 아닌 애매한 영화의 성격이다. 중간에 툭툭 끊어져 버리는 스토리라인은 짦은 상영시간의 반가운 살인자를 무척이나 긴 영화로 만들고 있다.

 

뭐가 형사 같은 백수인가

 

이 영화의 포인트중 가장 중요한 라인은 바로 유오성이 맡은 형사 같은 백수이다. 백수 영석은 경찰보다 한 박자 빨리 사건현장에 나타나는 셜록홈즈 뺨치는 남자이며 CSI도 울고 갈 분석력으로 살인범을 쫓는 백수 영석!!

 

이런 말도 안되는 과한 칭찬이 어디있나? 할일이 없는 백수가 지역 지번도와 지도를 깔아놓고 체크하는 것과 사건이 일어난 지역 주변에 맨날 어슬렁대면서 자주 마주치는 현실이 이 친구의 능력이라면 능력이다. 

 

이건 머 생긴것은 강력반 형사이지만 그냥 백수인 영석이라는 캐릭터가 전혀 살아나지 않는다. 유오성은 일부러 이 역할을 위해 살을 뺐다고 하는데 별로 몸이 망가져보이지도 않고 눈빛이나 분위기는 옛날 건달 영화 '친구'의 유오성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친구의 대사였던 '죽고 싶나?'라는 말이 튀어나올것 같은 분위기가..쭉 이어져 간다.  마치 싸움을 매우 잘할 수 있지만 맞아준다라는 느낌 딱 그것이다. 

 

 양아치 같은 형사

 

백수같은 형사라기 보다는 양아치 같은 형사라고 보는것이 가장 적절하다. 나름 노력도 하면서 살고 맨날 반장에게 쥐어터지기는 하지만 나름 웃기려고 오버 액션했던 캐릭터.

 

영화 중간중간에 웃기려고 오버하는것이 손발을 오그라들게 한것만 제외하고는 머 나름 재미있다.

 

비 오는 날이면 여자들이 죽어나가는 동네라는 설정은 과거 한국 연쇄 살인을 다루었던 영화에서 가져온 모티브중 하나이다.

 

그런데 너무나 신비주의 살인자이라서 그 흔적을 찾기도 너무 힘들뿐더러 영화 내에서 복선을 찾아볼래야 찾아볼수가 없다. 있긴 하지만 스포일러성이니..이  포스팅에는 담지 않기로 한다.

 

 그나마 심은경이 잘했다.

 

얼마전 KBS 사극에 출연했던 심은경은 아역으로 상당히 많은 드라마나 영화에 등장하는 배우이다. 이번에 외국으로 유학간다고 발표도 했던 아역배우.

 

신용불량자에 실종으로 처리되었던 아빠와의 애뜻한 과거를 가지고 있었던 하린은 비뚤어질테다를 보여주려다가 말고 급 화해모드로 돌변하는 평범하면서 유학을 무척 바라는 고등학생이다.

 

기러기 아빠로 자길 보필하길 바라는 꿈많은 소녀 하린은 그나마 진지한 역할로 잘 그 배역을 소화해냈다.

 

몇일전 VIP시사회에서 많은 배우가 갔었다고 하는데 다들 칭찬 일색이었다는 말도 안되는 낚시기사가 참 씁쓸해지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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