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1000)/영화평(SF)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 상상인가 착각인가?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0. 2. 8.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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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제목 그리고 히스레저의 유작이라는 타이틀 때문인지 호기심을 유발하는 영화였다. 특히 히스레저가 영화를 완성하기전에 자살을 하게 되면서 유명배우들이 참여해서 만든 작품이 바로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이라는 영화이다.

 

 극중에서 핵심이 되는 토니역할을 했던 히스레저의 역할을 상상극장이라는 컨셉을 빌려 쥬드로, 조니뎁, 콜린파렐이 출연해서 대신 해주었다.

 

[파르나서스 박사는 누구인가?]

 계약이라는거 현대를 사는 사람들이라면 필수적으로 거쳐야할 과정이다. 크고 작은 계약이 성인이되면서 부터 죽는그날까지 끝까지 따라다닌다.

 

직장에 들어가면 근로계약서, 부동산을 거래하면 임대차계약서, 돈을 빌려주고 받는 차용에 대한 계약 등등 너무나 많은 계약이 우리 삶에 스며들어 있다. 문구하나에 이해관계가 갈리고 문구하나에 희비가 갈린다.

 

파르나서스 박사도 역시 악마와 계약을 하게 되는데 세번의 계약을 통해 영화의 흐름의 뼈대를 마련한다. 파르나서스 박사는 천년 전부터 시작된 악마의 거래로 파러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을 열게 된다.

 

첫번째 계약 : 진시황도 그렇게 살고 싶었던 영원한 삶

두번째 계약 : 딸이 16살이 되면 악마에게 바치고 자신의 사랑을 이룬다

세번째 계약 : 딸의 생사를 걸고 하는 마지막 계약

 

계약보다는 내기에 가깝다. 결국 악마와 계약을 한다는 자체는 도박에 가깝다. 도박의 맹점이 무엇일까? 결국 판돈에 올라간 돈은 다 자기돈같다는 착시현상이 가장 큰문제이다. 내기라함은 내가 진다는것은 염두에 두지 않고 시작하는것이다.

 

[모호한 환타지]

 팀 버튼, 리들리 스콧과 함께 이 시대 최고의 비주얼 거장으로 손꼽히는 테리 길리엄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작품은 할리우드 최고의 제작진들이 총출동해 이제껏 보지 못한 새로운 판타지를 완성시켰다는 이영화는 초반에는 몽환적이고 환상적으로 보였다.

 

그러나 환타지와 캐릭터가 조화되기보다 좀 난해하게 풀어나가기 시작하면서 영화의 몰입도는 갑자기 떨어지기 시작했다.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상상극장 그리고 이해하기 힘들게 중구난방으로 풀어나가는 스토리구조는 이영화의 단점이 아닐까 생각이 된다.

 

[이성적 사고]

 영화에서 이성적 사고를 하는 캐릭터는 많지 않다. 그중에 매력적인 역할을 한 파르나서스 박사의 딸인 발렌티나가 이성적인 사고를 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단 한가지 실수라면 모든 것에 도전적이고 당찬 그녀는 16번째 생일날 찾아올 자신의 운명은 알지 못한 채, 그녀 앞에 나타난 매력적인 외지인 토니에게 빠져든다는것..

 

과거와 현재의 달라진점이라면 무엇이 있을까? 결국 물욕의 과대화라고 볼 수 있다. 그리스신화를 읽어본적이 있는가? 과거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신화적인 사고와 상상력이 풍부했었지만 현대를 사는 사람들은 상상력보다 시스템속에서 굴러가는것을 더 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

 

물욕의 과대화는 한국에서도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집이라는것이 사는곳이 아닌 사는것으로 변화되는 세상이 바로 한국이다. 이 모든것에 시스템의 미비에서 비롯되고 있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거울]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에서는 그 욕망의 통로로 거울을 제시하였다. 상상이라는것은 욕망을 투영하게 된다. 돈을 좋아하는자, 술을 좋아하는자, 명품을 좋아하는자, 여자 혹은 남자를 좋아하는자 , 내자식만은 좋아하는자, 등등 욕망이라는것은 끝이 없기 마련이다.

 

욕망이라는것은 자신을 옥죄는 자물쇠같은 존재이다. 욕망은 채워지면 채워질수록 부족하게 느껴지는것이 사실이다. 9억 9천을 가진 사람은 10억을 가지고 싶어하고 50억을 가진 사람은 100억을 가지고 싶어하는것이 사람의 욕망인것이다.

 

영화에서는 그 욕망을 던져버릴때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권하고 있다. 모든 물욕에서 벗어날때 영혼의 자유로움을 느낄수 있다는것이다.

 

[정체불명의 이 남자는 현대인의 모습]

 파르나서스 박사의 딸 발렌티나에 의해 간신히 목숨을 건진 토니.

발렌티나의 마음을 빼앗아간 토니는 이시대에 결혼을 빙자로 사기를 일삼는 사기꾼의 모습을 닮아 있다.

 

현대인들은 자신의 모습을 숨기려고 한다. 인터넷 게시판에서는 익명으로 욕을 하고 까페에서 활동하고 자신의 실제모습은 최대한 감추려고 한다. 자신의 정체를 최대한 숨기려고 하는것이 현대인의 속성인데 그것을 영화속에서 토니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허황된 모습]

 영화속에서 토니는 매력적이면서 달콤하고 때로는 위험한 모습으로 변장을 한다.

매력적인 외모와 수려한 말솜씨로 발렌티나의 마음을 사로잡은 데 이어, 여자들을 유혹해 마법의 거울 속 상상의 세계로 이끈다.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본모습을 알고 있지만 또 다른 욕망은 자신을 남들에게 더 알리고 싶어한다. 누구보다도 잘나가고 싶어하고 누구보다도 명성에 얽매인다.

 

지나고보면 짦은 찰나의 꿈이었음을 왜 모를까?

 

[그래도 현실은 똑같다]

 몽환적이지만 난해하면서 의미있는 영화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은 영화의 심오함(?)도 있었지만 현대인을 바라보는 또다른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인간은 죽기를 두려워하지만 누구다 죽기를 바랄지도 모른다. 철이라는것이 환원의 특성이 있기 때문에 녹스는것처럼 인간또한 분해되어서 흙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근원적인 욕망이 있다. 천년을 넘게 살아왔지만 세상이 변하는것을 보면서 죽기를 갈망하는 파르나서스 박사

 

그리고 명예, 권력, 물질을 가지고 싶어하는 토니를 통해 현대인의 또다른 모습을 조망하는것은 이영화의 핵심이 아닐까 생각이 된다. 구름으로 올라가는 사다리, 매력적인 모습, 잘 차려입고 잘나가는 기업가, 누구나 바라보는 우상같은 모습은 아직도 현대인을 지탱하는 삶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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