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1000)/영화평(SF)

'더문' 당신은 3년동안 무얼할수 있는가?

어린왕자같은 식객 2009. 11. 24.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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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생각 없이 본영화에서 의미를 찾았다면 어떤 느낌일까? 올레?

별다른 액션도 없고 그렇다고 해서 휘황찬란한 SF적인 상상력이 있는것도 아니다.

그러나 더문은 괜찮은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는 가까운 미래의 달에서의 자원채굴을 하고 있는 샘 벨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통신위성의 문제로 말미암아 3년간 외부와 단절된채 의무 근무기간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친구라곤 인공지능 컴퓨터인 거티뿐이다.

 

 1.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거다.

 더문의 주인고인 샘벨은 고독하게 3년의 의무 근무기간을 채우고 있는 나름 우주인이다.

보이는거라고는 기계로 이루어진 SARNG이라는 기지와 달의 메마른 표면뿐이다. 물론 가끔 지구의 아름다운 모습도 볼 수있다.

우주하면 경이롭다라는 표현으로 자주 등장하고는 한다.

그러나 우주에서 평생을 보내게 된다면 경이롭다는 말이 나올까? 결국 생명을 그리워하다가 생명자체가 더 경이롭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격리된 곳에서의 삶은 생각만큼 여유롭지도 않다는데 다들 동의하는가?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이들은 격리된 삶을 살고 있다. 1년에 1~2번의 휴가때 외부로 나가는 일을 제외하고는 집과 회사를 시계추처럼 왔다갔다 할뿐이다.

자유롭다고는 하지만 결국 자유롭지 않은것이 현대인인것이다.

문명이라는것은 결국 시스템안에 인간을 끼워맞춰 사는것을 의미한다.

가족이라는 것도 사회에서 요구하니까 갖추고 사는것일지도 모른다. 누구나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부양하고 살아가는것

그렇지만 결국 행동을 하고 결정하는것은 혼자인것이다.

 

2. 왜 3년일까?

동양에서 3이라는 숫자는 완성의 수이면서 행운을 가지고 있는 수이기도 하다.

영화에서는 왜 3년이라는 의무근무기간을 채우게 했을까?

아마도 3년이라는것이 인간이 정서적으로 버틸수 있는기간을 의미하는것이 아닐까?

군대 3년..(물론 지금은 엄청 줄었다),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순환근무기간 등등

외부와 고립되던가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버틸 수 있는 최대기간이 3년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심리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깊이 들어갈 수는 없지만 3년이라면 어떤 목표를 위해서 참고 기다릴수 있는 시간이 될것 같은 느낌이다.

 

3. 기계와의 우정

 더문에서 유일하게 커뮤이케이션할 수 있는 친구는 거티라는 인공지능뿐이다.

만약 3년이라도 거티라는 친구가 없었다면 격리된 현실에서 미쳐버렸을 지도 모른다.

누군가와 말할수 있다는것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행복추구권중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생각이 든다.

격리된 세계 그것도 달이라는 특이한 공간에서의 경이감도느껴지는 더문은 500만불의 제작비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나름 시스템이 있긴 하지만 이모티콘으로만 감정을 표현하는 거티와의 우정은 영화속에서 가끔씩 등장한다.

기계와의 우정이라는것은 영화에서는 끊임없이 제시되는 이슈중 하나이다.

인공지능과의 감정의 교류라는것에 심각하게 생각한 영화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혀 언급되지 않은 영화는 아니다.

 

4. 기억과 경험은 영원할까?

사람은 살면서 좋은기억과 경험 그리고 나쁜기억과 경험을 가지고 살아간다.

망각의 동물이라서 그런지 과거의 기억이나 경험은 대부분 잊어간다. 그렇기에 삶을 지속할수 있는것이다.

더문에서는 샘벨은 끊임없이 자신이 살았던 지구에 대해서 회상을 한다.

환상장면의 와이프와의 배드신이나 딸의 모습을 기억하고 살아간다. 그러나 격리된 세상에서 그리워할뿐 그리고 추억할뿐 다른일을 할수가 없다.

 

자신이 겪은 모든 기억과 경험이 실제인지 가상인지 햇갈릴때가 있다.

어떤때는 의도치 않게 찾아오고 어떤때는 의도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억이 희미해질때가 많아서 그런듯 하다.

많은 이들과 네트워크처럼 연결된 기억의 고리에서 인간은 자유로워질수가 없을 것 같다. 설사 그것이 속세를 떠난 불가인일지라도..

 

5. 또다른 나를 만난다면

더문은 샘벨이 다른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것이 상당히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정찰차 하비스터가 전복되는 사고를 통해 다른 극중 샘벨을 만나게 되는데 그것도 좀더 젊은 샘벨

 

피투성이의 샘벨과 말끔한 모습의 샘벨은 의도치 않게 서로 만나게 된다. 다른 나와의 만남은 영화에서 진부한 스토리 소재중 하나이지만

더문은 이것이 좀더 색다르게 느껴진다.

다른 나를 이해하는 과정이 적나라하게 그려지는 더문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은듯하다.

 과거의 젊은 내가 진정한 나일까? 아니면 현재 혹은 미래에 접하게 될 나이든 내가 진정한 내 모습일까? 자신이 판단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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