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1000)/영화평(액션)

'의형제'감상적인 두사람이 뭉쳤다.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0. 1. 28. 11:03
728x90
반응형

영화 시사회에 초대받아서 가서 본 의형제는 오래간만에 재미있는 한국영화를 본 기분이 들었다. 남북한의 이념적인 대립은 이제 끝난걸까? 그렇지 않아도 의형제 개봉과 발맞추어 북한이 서해도 연평도 부근에서 도발을 하고 있는 사회적인 분위기상에서 의형제가 가지는 의미는 남다르다고 볼 수 있다.

 

 

 

영화소재로서의 충실함

 

미국의 헐리우드는 아마 지금 한국의 분단국가 현실을 부러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냉전시대가 종료되고 나서 첩보부의 소재로서 더이상 소련을 끌어들이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그래서 내부의 비리로 다루게 되고 본시리즈나 얼마후 개봉할 솔트같은 캐릭터를 창조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한국은 조금은 행복하다. 분단국가의 현실은 영화의 소재를 다양하게 만들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여기에 송강호라는 근래에는 흥행수표로서 희미해진 배우가 다시 성공적으로 관객앞에 나서게 되고 얼굴로만 먹고 산다던 강동원이라는 배우도 연기로 나름 성공적으로 안착한듯한 느낌을 가진다. 능청스런 송강호의 연기와 영화상영내내 사뭇진지한 강동원이 합쳐져서 시너지 효과는 극대화가 된다.

 

이념의 대립

 

한국의 정치만큼 좌파와 우파를 나누어가면서 이념몰이를 하기 쉬운 곳도 없을것이다. 전세계에서 사회주의라는 이념과 자본주의라는 이념은 상호보완적으로 장점만을 수용해서 발전해가고 있는 상태이다. 영화의 배경도 2000년이지만 아직 이념이 존재하고 있다. 국정원 팀장으로 국가를 위해서 간첩을 모두 잡아내야 된다는 이한규와 북한의 김일성대학 엘리트 출신으로 확고한 이념은 있지만 감상적인 대남 공작원 송지원의 이념대립이 바로 그것이다.

 

이념이라고 했지만 영화에서의 이념적인 대결을 별로 보이지 않는다. 그냥 일상생활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들이다. 이념에 사로잡힌 사람은 그림자일뿐이다. 확고한 이념은 이세상 모든것보다 무섭다는것은 헐리우드 영화에서 많이 등장한 고전적인 아이템이다. 의형제는 그것을 차용해서 영화의 주제로 사용했다.

 

우리네의 삶처럼

 

정체성이라는것은 각자의 인간이 살아온 흔적이다. 자신만의 정체성이 있지만 한국사람들은 대다수의 방향정체성에 묻어가기를 원한다. 옳은것이든 그것이 옳지 않은것이든간에 상관없다. 자신의 이득이 되는 방향은 정당한것이고 많은사람들이 가는 방향도 정당한것이라는 당위성을 자신에게 부여하고 있다.

 

국정원 출신이지만 여전히 어벙한 옆집 동네아저씨같은 이한규와 배반자라는 낙인이 찍혀버렸지만 너무나 감상적이고 가족을 생각하면서 살아가는 송지원 이 두사람의 얽히고 섥힌 스토리를 다루고 있다.

 

흔히들 북한사람들이라면 당을 위해선 가족도 버리고 자신의 목숨도 초개처럼 버릴 수 있고 김일성 동지를 위해서라면 배고픈삶을 마다치 않는 그런 나라로 생각하고 있따. 실제로 1970~1980년대의 지도자들은 북한을 생지옥처럼 그린 선전물과 굶주린 사람들만 비추어주었다.

 

영화속에서 송지원은 그냥 평범하게 살아가던 북한 주민중 하나일뿐이다. 그 삶의 중심이 남한으로 바뀌어 있을 뿐이다. 먹고 살기 위해서 흥신소 일을 하는 이한규와 가족을 되찾고 6년 도피생활의 종지부를 찍으려는 송지원간의 동거는 긴장감과 웃음사이를 왔다갔다하면서 과도하지 않은 영화의 무게를 유지해준다.

 

영화는 삶이다.

 

의형제는 한국적인 스타일의 영화는 아니다. 한국영화는 쓸데없이 코믹하던가 쓸데없이 우울한것이 특징이다. 남북한의 대립을 다룬영화중 쓸데없이 코믹했던 '동해물과 백두산이'나 쓸데없이 우울했던 '쉬리'는 한국적인 영화이다. 그러나 의형제는 헐리우드 스토리 구조를 닮고 있다.

 

과도하고 캐릭터를 웃기게 만들지도 않았고 과도하게 캐릭터를 극적으로 폼잡으면서 죽어야 하는 사람으로 만들지도 않았다. 그러나 영화는 충분히 재미있고 충분히 긴장감도 주었다. 송강호 특유의 능청스런 연기와 실제 그런삶을 살것 같은 느낌은 영화의 리얼리티를 살려주면서 긴장감을 완화시켜준다. 그러나 강동원은 말그대로 남파공작원답게 어두운부문과 영화내내 사뭇 진지한 모습만을 보여주고 있다. 이 두사람이 얽히고 섥히면서 영화는 균형있는 하모니를 이루게 된다.

 

의형제라는것 특히 남자사이에 있어서는 하룻밤 한잔의 술에도 만들어지는 아주 가볍게 나오는 말일수도 있다. 피를 나눈 형제만큼 끈끈한 사람들이 어디 있겠냐만은 너무 쉽게 내뱉고 너무 쉽게 져버리는 현실세계의 사람들에게 주고 싶은 메세지 같은 느낌이 든다. 형이라는 말을 하나 하기까지 오랜시간 상대방에 대해 이해하고 그 사람의 삶도 인정하고 나에 대한 삶도 성찰해가면서 맺어진 의형제 그것이 이영화가 주는 메세지중 하나이다.

 

의형제는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많이 다루고 있다. 공무원 신분에서 구조조정당한 이한규 그리고 북한이라는 시스템에서 소외당한 송지원 그리고 여기에는 한국으로 들어온 동남아 여인들과 이주 노동자들의 삶을 조명하고 있다.

 

오래간만에 재미있게 본 한국영화이며 결국 너무 한국적인것만 추구했던 영화계도 이제 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사람들 과도하게 코믹하게 살지도 않고 과도하게 우울한 삶도 아니다. 그런데 왜 영화계는 다른 모습만을 그리려 하는지..좀 변화좀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영화 줄거리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난 의문의 총격전 그 곳에서 처음 만난 두 남자, 국정원 요원 한규와 남파 공작원 지원. 작전 실패의 책임을 지고 한규는 국정원에서 파면당하고, 지원은 배신자로 낙인 찍혀 북에서 버림받는다. 6년 후, 적 인줄만 알았던 두 남자 우연히 마주친 두 사람은 서로의 신분을 속이고 각자의 목적을..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