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1000)/영화평(일반)

중국판 부채의 제왕 '적벽대전'

어린왕자같은 식객 2008. 7. 11. 10:20
728x90
반응형

뜬금없이 부채의 제왕이 타이틀로 나와서 약간은 어리둥절 하시는 분들도 있을지 모른다. 다름이 아니라 시리즈를 예고하고 만들어졌기에 붙인 이름이다.

 

원래 정식이름은 '적벽대전 : 거대한 전쟁의 시작' 이나 오우삼 감독의 중국판 반지의 제왕을 그리고 싶었던지 2편으로 나누어 제작했다. 원래 한편으로 제작될 예정이었느나 4시간이 넘는 상영시간으로 베이징 올림픽을 전후해서 나누었다고 한다.

 

첫편으로 보고 느끼기에 4시간이 넘는다는것은 아마도 편집을 최대한 덜하고 가려고 했던것으로 보인다. 전투씬등은 볼만한 부분도 없잖아 있었으나 중간중간 맥이 끊기는 기분과 편집의 모호함이 자꾸 눈에 거슬린다. 반지의 제왕처럼 전쟁씬이 적어도 부드럽게 하나로 '일필휘지' 하듯이 한번에 그려나가는 부분이 무언가 부족하다.

 

캐릭터로의 접근

 

삼국지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많은 사람들이 수많은 영웅을 기억하는것도 드물다. 물론 나관중이 삼국지를 쓸때는 촉나라 위주로 기술하였기에 상대적으로 오나라나 위나라의 영웅들은 간사하고 비열하게 그려졌던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너무 많은 영웅 캐릭터가 등장하긴 한다. 관우를 위시해서 장비, 유비, 제갈량, 주유, 손권, 조조, 조자룡 등등 오우삼은 모든 캐릭터를 표면에 노출시키려고 노력한다. 그중 적벽대전의 주인공은 세명이다 승리로 이끌어낸 제갈량과 주유 그리고 100만이 넘는 대군으로 밀고 들어온 조조 이렇게 삼각구도속에서 각 대장군들이 자신의 역할을 해내는것을 보여주고 있다.

 오우삼감독은 대표포스터에서 위나라 조조의 모습은 노출하고 싶지 않았나 보다. 제갈량과 주유, 손권만 눈에 띄인다.

 

적벽대전은 위, 촉, 오 3국이 대립하던 서기 208년 중국의 한나라를 그리고 있다. 천하통일을 위해 한나라 황제를 압박하여 촉과 오 정벌에 나서게 되는데 조조에게 계속 패하여 결국 최후의보루인 '신야성'이 함락되고 오나라 손권의 강남지역으로 피신을 하게 된다.

 

손권은 조조와의 전쟁으로 입게될 피해로 선뜻 나서지는 못한다. 이에 제갈량(금성무)가 오나라로 가서 손권과 주유를 설득하게 되고 결국 오나라도 촉나라의 연합세력으로 위나라와 맞서게 된다. 병력열세로 볼때 1:10의 비율이지만 당대 최고의 책략가였던 제갈량과 주유의 지략과 병법으로 조조군을 해부해 나간다.  

 이번 영화로 스크린 데뷔를 했다는 린즈링이다. 1974년 출생으로 한국나이로는 35살이니 늦은 나이에 데뷔한것이라고 볼수 있다. 대만 최고 미녀모델로도 뽑혔다고 하는데 참고로 키가 174cm에 몸무게가 52kg이라고 하니 여자들이 부러워할만한 몸매이기도 하다.

 

영화에서는 주유(양조위)의 아내 소교역으로 출연하는데 조조가 매우 그리워하는 여자의 모습으로 그려졌다. 영화속에서 조조의 장군중 하나가 여자때문에 전쟁을 일으켰다는 뉘앙스를 풍기는데 설정이겠지만 여자때문에 전쟁이 난 역사전쟁 트로이(트로이 왕의 아들 파리스가 스파르타의 메넬라오스의 아내 헬레네를 데리고 가는바람에 생겨난 전쟁)가 생각이 난다.

 

 조미. 손권의 여동생 역할을 맡았다. 손상향역인데 여장부 스타일이다. 여장부이긴 하지만 귀엽고 여성스러운 부분이 얼굴에서 배어 나와서 그런지 좀 포스가 부족해 보인다.

 적벽대전에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바로 캐스팅이다. 엄청난 포스를 지녔었던 당대의 최고의 무장들의 캐스팅에 조금은 힘빠지는 느낌이 든다. 적벽대전에서 조자룡역을 맡았던 호군은 '용의 부활'의 유덕화와 비교하기에 포스가 너무 떨어진다.

 

대장군보다는 하나의 군관이나 참모진정도의 역할이 어울렸을것 같은데 풍기는 이미지등에서 촉나라 오호대장군의 반열에 올랐던 조자룡의 모습이 초라해보인다. 영화속에서 나름 많은 액션을 주어서 그 모습을 잘 그려내보려고 했는데 자꾸 용의 부활이 생각나는것은 어쩔수가 없는것 같다.

 용의 부활에서 조자룡의 역할을 맡았던 유덕화이다. 엄청난 기개와 힘 그리고 기교를 보여주며 시종일관 영화를 긴장으로 이끌어갔다.

 드디어 출정식을 하고 있는 위나라와 촉나라 연합군의 수장들의 모습이다. 정면으로 보이는 유비와 주유의 모습이 보인다. 적벽대전에서 유비는 매우 유약한 인물이다. 지극히 서민적이면서 거의 하는 역할이 없어보이기 까지 한다. 한나라의 황제까지 올라갔던 인물인데 너무 유약하게 그린건 아닌지 아쉬운 부분이다.

 오나라의 왕 손권이다. 출중했던 인물 형이 죽고 나서 중신들에게밀려 자기의 소신의 마음껏 발휘하지 못하는 캐릭터로 그려졌는데 결국 출사표를 던지며 자신을 찾는데 주력을 한다.

수많은 위나라의 대장군들을 이끌고 전장에 나서는 조조이다. 실제로 위나라는 촉나라나 오나라에 비해 상당히 많은 인재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결코 관우나 장비, 조자룡에 떨어지는 인물들이 아니었다. 물론 일당백으로 보았을때나 캐릭터의 중심성으로 볼때는 촉나라의 오호대장군이 으뜸이다.

 제갈량으로 나왔던 금성무..그리고 비둘기 오우삼감독은 하얀 비둘기에 대해 무언가의 강박관념이 있는듯하다. 모든 영화에서 어떤식으로든 출연시키는 자신만의 색채라고 하는것이 느껴진다.

 

제갈량! 어떤 인물인가 삼국지에서 최고의 책략가로 불렸던 인물이 아닌가. 그에 반해 금성무는 지략이 속이나 겉으로 풍겨져 나오는 배우는 아니다. 나름 선비의 색채를 살려보고 나름 달변가의 느낌을 부여해보려고 했으나 사람들의 머리속에 담겨져 있는 삼국지의 제갈량과 일치시키기에는 역부족인듯 보인다.

 

그러나 연기력이 어느정도 되는 배우인만큼 제갈량이라는 캐릭터를 흡수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는듯 하다. 오우삼감독은 실제 적벽대전에서 천재에 가까운 책략으로 조조를 농락하고 같은 연합군인 주유마저 압도하는듯한 느낌을 잘살려냈어야 하는데 1편에서는 그런 부분은 많이 보이지는 않는것 같다.

 영화홍보차 방한했을때 주인공 금성무와 대만최고의 미녀였다는 린즈링이다.

 

 적벽대전에서 가장 중심이 될 수전이다. 영화의 후반부에 가보면 배멀미를 하는 병사들의 모습과 채모와 장윤이 이 전쟁에 승리를 좌우할 이펙트라는것을 주유와 제갈량이 넌지시 언급하면서 끝난다.

 실제로 많은 비용이 투자된 영화 적벽대전은 실제로 영화로 봐도 상당히 큰 규모의 세트장과 인원들을 보면 알수가 있다.

 

구궁팔괘진

 

적벽대전 1편에서 가장 하이라이트가 되는 장면이다. 제갈량이 주유에게 조조군의 선봉을 막을수 있는 계책이라고 내놓은것이 거북이인데 바로 이것이 구궁팔괘진이다. 방사형으로 팔괘를 그려서 들어온적은 모두 섬멸한다는 진형인데 자주 쓸수는 없지만 상대편에 마땅한 책략가가 없고 적당히 유인할수 있을경우 대군도 섬멸할수 있는 진형이다.

 

제갈량이 가진 부채의 힘이 얼마나 큰 위력을 발휘할수 있는가가 적벽대전의 묘미일수 있다. 권력을 원했으면서도 원하지 않은척 너그러우면서도 단호함 그리고 그 끝을 알수 없을것 같았던 병법과 진형, 천문의 대한 지식까지 당대 최고의 지략가였음에는 두말할것이 없다. 800억이 투자되었다는 적벽대전은 헐리우드 색채에 많은 영향을 받았던 오우삼 감독이기에 동양적인 색채로 그려지긴 했지만 인물의 설정이 좀 부족했던것 같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