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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군공항이전으로 아픔을 받을 수 없는 화성 매향리

어린왕자같은 식객 2020. 5. 13.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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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직접 가본 화성의 매향리는 수많은 대한민국의 해안을 가보았지만 가장 황량한 느낌이 전해지는 곳이었습니다. 수많은 세월 동안 한국 주둔군은 물론 일본 오키나와, 필리핀 클라크, 괌 등에서 날아온 폭격기들이 포탄 투하 연습을 벌여왔던 곳이라고 합니다. 그렇기에 오랜 시간 발전이 될 수 없었던 곳입니다. 




예부터 마을 인심이 좋고 기후가 따뜻해 고온포(古溫浦)로 불렸던 곳이지만 아픈 역사는 6·25가 한창이던 1951년 미 공군 사격장이 생기면서부터입니다. 미군은 매향리의 당시 이름인 고온리(Ko on Ri) 발음을 제대로 못해 ‘쿠니(Koonni) 사격장’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미군이 이전하고 나서 정화작업을 통해 농섬 구석구석에 박혀 있던 불발탄과 탄피를 수거해 매향리 역사관에 보존하고 있습니다. 폭격의 몸살에서 벗어난 지 15년이 지난 지금 농섬은 스스로 치유하며 생명의 땅으로 조금씩 회복해가고 있습니다. 







화성의 매향리라는 곳이 어떤 곳인지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그곳에서 살아본 적이 없기에 그 마을 분들의 아픔을 직접적으로 느껴보지는 못했습니다. 






54년간의 상처, 17년간의 투쟁, 다시 찾은 매향리의 봄은 그곳을 상징하는 그런 문구입니다. 쿠니 사격장으로 땅이 징발되고, 비행기 폭격 소리가 끊이지 않던 곳이었습니다.  매향리는 지난 2005년까지 54년 동안 미군 전투기 전용 사격연습장인 일명 쿠니사격장으로 불린 농섬이 위치해 있었습니다. 





매향리의 어느 곳을 가더라도 이렇게 철조망이 있는 것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미군 전투기의 폭격 소음을 견디다 못한 주민들은 지난 1988년부터 사격장 폐쇄를 요구하며 힘겨운 투쟁을 벌여 지난 2005년 8월 쿠니 사격장은 완전히 폐쇄되었다고 합니다. 





화성 매향리 마을의 들어가는 입구에는 매향리의 공간을 기념하는 공간이 나옵니다. 






화성호는 매향리 앞 갯벌의 생태보전을 위한 습지보호구역 지정이 추진되고 있지만 수원시에서 이곳 매향리 앞 화성호로 수원군 공항 이전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고 합니다. 




매향리의 어느 곳을 가보아도 흔하게 비행기에서 쏟아낸 폭탄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곳에 놓인 폭탄들의 양도 상당해 보였습니다. 화성호 안쪽 담수호 1730ha 규모의 내륙습지는 올해 4월께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지만 아직 현재 진행형입니다. 






매향리(梅香里)라는 예쁜 이름은 바닷가 주변에 매화나무가 무성해 꽃이 필 무렵 그윽한 향기가 온 마을에 진동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지만 원래 옛 이름은 고온리(古溫里)였다고 합니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수많은 폭탄들이 이곳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마치 예술작품처럼 보이지만 그렇게 아름다운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사격장으로 사용하면서 수많은 목적의 폭탄이 이곳에 떨어졌습니다. 









고온리를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여 쿠니로 불렸다는 이곳에는 고온항에서 바지선 앞 초소, 미공군 반환 공여지로 가는 평화길과 희망의 길, 공감의 길 등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아직 봄 향기가 온전하게 피어나고 있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그 아름다운 모습을 되찾을 때를 볼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보며 다시 수원군공항이전으로 아픔을 다시 겪지 않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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