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새해를 맞아 옷을 단단히 껴입고 나와 떠난 갑천에서 시간을 놓아보고 왔습니다. 요즘에 사람들에게 꿈을 물어보는데 그걸 제대로 대답하는 사람이 많이 없더군요. 왜 그럴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너무 여유가 없이 살다보니 그런게 아닌가 생각하게끔 됩니다.
문득 흘러가는 갑천의 물을 보니까 걸어보고 싶더군요. 사람들은 대부분 누군가의 남편으로 혹은 아내로 아들로 딸로 규정되는데 그냥 혼자일때가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혼자 걷다보면 자신에게 물어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무얼 정말로 하고 싶냐고 말입니다.
갑천길은 아래쪽으로 쭉 이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흑석동까지 갑천길만 따라가면 자전거로도 갈 수 있지만 걸어가는 길도 괜찮게 조성이 되어 있습니다.
서구 갑천길에서 길을 잠시 잃어보아도 좋지만 길을 잃을 염려는 없습니다.
계속 걸어서 내려오면 상보안을 지나서 노루벌에 도착하는데요. 위에 살짝 얼은 살얼음이 지금 제가 겪고 있는 계절이 겨울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주네요.
이 한겨울에도 반딧불이보호지역 근처에서 캠핑하시는 분들이 있네요. 이곳의 캠핑장은 무료이니 준비가 되셨다면 가셔도 됩니다.
한 겨울의 낭만인지 고생인지는 모르겠지만 겨울 세찬 바람이 들어오지 않게 바람막이로 꽁꽁 여민 것이 눈에 띄입니다.
노루벌과 이 부근은 1년에 2~3번쯤 찾아와서 사진을 찍곤 하는데요. 만약에 누군가 잊고 있었던 자신의 모습을 찍은 사진을 2년만에 들고 온다면 느낌이 어떨까요. 이곳에 와서 한 여름을 즐기시던 분을 만나본 기억이 나는데요. 이곳의 풍광과 함께 그분들의 미소가 떠오르네요.
물은 흐르지만 시간이 자꾸 흘러도 추억은 기억에 채색을 하고 또 한다고 합니다. 보통 처음 하는 여행은 크고 웅장한 것을 찾아서 떠나는 것으로 시작하지만 자꾸 가기 시작하면 그속에 숨겨져 있는 작고 초라한 것들이 사랑스럽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비석에 한자로 기념비가 새겨져 있습니다. 누구의 비석인지는 자세히 보지 않았습니다. 그냥 지나가다가 이런 비석이 있구나하면서 지나갑니다. 아직 겨울이 많이 남아 있고 학생들은 겨울방학때 다른 직장인들이 느껴보지 못할 여유를 찾을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자신만의 여행을 찾아서 갑천길로 나와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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