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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박경리의 이야기가 스며든 최참판댁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7. 12. 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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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많이 팔려서 경제적으로 풍요롭게 되면 그런대로... 배고프게 살면 그렇게 사는 대로 사는 것이 가시덤불을 걷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남들과 다른 꿈을 꾸며 나이를 먹어도 뇌는 늙지 않는 작가는 다른 사람과 다른 삶을 살기에 그 흔적이 남겨지기 마련입니다. 




토지의 작가 박경리의 흔적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곳은 전국에 세 곳입니다. 

토지를 집필했던 원주와 그 토지의 배경이 된 하동, 묘소가 있는 통영입니다. 하동에는 상상했던 그대로의 주인공 집이 세트장으로 혹은 그 시대를 반영하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4대에 걸친 집안의 대소사와 그들의 운명을 그린 소설 토지는 1969년부터 쓰기 시작해 1994년 5부 16권으로 완간된 대하소설입니다. 하동의 지주 계층이었던 최씨 일가의 가족사를 중심으로 조선 말기에서 일제 강점기 시대를 그리고 있는데요. 



양반의 몰락은 이미 임진왜란 이후에 가속화되기 시작했지만 신분제가 완전히 무너진 것은 고종 말기로 농업은 천하의 살아가는 근본도 함께 무너집니다. 이곳에서 상업과 공업이 대두되고 지세 좋은 악양면 평사리의 전통적 지주 최참판과 소작농과의 각종 사건이 얽혀 그려집니다. 



지난 2008년에 타계한 박경리는 한반도에 사는 민초들의 아픈 삶을 몸소 체험하고 그중에서 여성이 가장 비극적인 운명을 눈으로 몸으로 느꼈던 사람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녀의 소설 토지에서는 여성의 비극적인 운명이 중요한 요소로 들어가 있습니다. 




그녀의 대작 토지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그녀의 상상력이 만든 인물들입니다. 토지를 집필할 당시 그녀는 개인적으로 고난과 시련을 겪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이름난 작품을 남긴 작가들은 고난과 시련을 겪었습니다.




박경리 같은 여성작가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이 브론테 자매입니다. 

샬럿 브론테와 에밀리 브론테로 이들은 작가로서 성공하기 위해서 수많은 글을 썼고 실패했다고 합니다. 게다가 초기 작품들은 그 누구도의 관심을 받지 못했습니다.



최참판댁의 이 공간은 낮의 개방시간에는 무료로 제공이 되니 사용해도 괜찮지만 수많은 관광객들의 눈치는 봐야 할 수도 있습니다. 



가상인물이지만 하동에 있는 최참판댁은 상당히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마치 실제 인물이 살았다고 해도 그 누구도 의심하지 않을 만큼 사람의 흔적이 아로새겨진 느낌의 공간입니다. 동시대는 아니지만 비슷한 시기에 활동했던 여성작가로 제인 오스틴이 있었습니다. 



작가는 복잡한 인간세상을 꿰뚫어 보고 그 세상을 상상할 수 있게 그려야 합니다. 한 사람의 캐릭터를 깊숙하게 들여다보고 사람을 창조하는 것은 작가가 해야 할 일이죠. 



세상은 단순한 듯하면서도 단순하지 않고 복잡하지만 복잡하지 않게 그리고 흥미 있게 그릴 수 있어야 하며 홀로 내면과 싸울 수 있어야 하는 자격을 갖춘 사람이 작가입니다. 박경리의 토지 이야기는 이곳 하동 최참판댁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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