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제 545호로 지정된 대전의 괴곡동 느티나무가 있는 곳에서는 매년 목신제가 열립니다. 보통 괴화나무는 회화나무로 알려져 있는데요. 괴목의 '괴'에 지금은 복개해서 천이 없어졌지만 골곡의 '곡'을 따서 괴곡동이라고 이름을 지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만들어진 것 같은 솟대입니다. 이 새들도 하늘로 날아가고 싶었던 것일까요. 원색으로 칠해진 솟대가 인상적입니다.
괴곡동 마을 사람들 뿐만이 아니라 가수원동과 서구, 대전 시민들이 참석하여 한 해의 운을 빌었습니다.
괴곡동 어르신들은 예전에 만나본 기억이 있습니다. 수목(樹木) 숭배 사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측되는 목신제에서 제사를 지내는 나무는 대개 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거목(巨木)이 일반적이며 위치는 마을 입구나 마을 뒷산 중턱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날 행사를 이끄는 제관은 마을에서 평소 생활이 깨끗하고 주변의 평판이 좋고, 상주(喪主)가 아니면서 집안에 임산부가 없는 사람으로 선정합니다.
괴곡동 마을에서 섬기는 당산나무 중 상당수는 급격한 도시화 속에서도 신앙의 대상이자 보호의 대상으로 여겨져 보호수로 지정되는 것을 넘어서 천연기념물로까지 지정된 것입니다.
저도 한 해에 두 번은 이 느티나무를 만나는 것 같습니다.
관리가 잘되고 있어서 그 줄기의 튼튼함이나 그 위세가 다른 당산나무와 다른 무언가가 있습니다.
다른 지역에서는 현대인들이 목신의 존재를 잘 믿지 않아서 그런지 점점 그 신앙도 사라지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이곳에서는 마을 사람들이 모여서 제를 지내고 축원하고 나면 모두 함께 음복도 하면서 잔치 분위기를 띄워서 풍물을 치고 춤을 추며 한바탕 흥겹게 놀기로 유명합니다.
이날의 목신제를 위해 괴곡동 부녀회를 이끌며 모든 준비를 앞서서 해오셨다고 합니다.
아주 젊으신 분이 청년회장입니다. 괴곡동에 사시는 분 대부분이 60대 후반에서 70대이기 때문에 50대만 되더라도 청년으로 취급된다고 합니다.
역시 부녀회에서 목신제가 끝나면 먹을거리를 준비하기 위해 대기하고 계신 분들입니다.
목신제에서 지내는 제사는 기제사를 지내는 것과 비슷하지만 축문은 지역에 따라 읽기도 하고 읽지 않기도 합니다. 제사에서는 밥을 쓰지 않고 나물도 올리지 않습니다.
가을이 코앞으로 다가오긴 다가왔나 봅니다. 대추가 익어가기 시작합니다.
이제 목신제의 제사의식이 거의 끝나고 주민들이 하나로 화합되는 행사만이 남아 있습니다. 현대인들의 성향은 대부분 개인주의로 바뀌면서 공동체 의식이 점점 옅어지고 있지만 괴곡동만큼은 예외입니다.
저도 올갱이 국밥에 한그릇 말아서 후루룩 먹어 보았습니다.
밥을 같이 먹어야 식구고 식구면 같이 밥을 먹어야 밥정이 들게 마련입니다. 2017년 8월 28일은 음력 7월 7일로 견우와 직녀가 1년에 한 번 오작교에서 만나는 칠월칠석입니다. 괴곡동 느티나무 목신제로 마을안녕을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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