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정월대보름은 2월 11일이었습니다. 새해 첫 보름날로써 농사의 시작일을 의미하는 날이며 한국의 대표적인 세시 명절로 마을 공동체에서는 꼭 필요한 명절입니다. 대도시에 살면서 사람들은 정월대보름 행사를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요.
대전에서도 외곽지역으로 나가면 아직까지 농사일로 생업을 이어가는 마을들이 있습니다. 괴곡동 지역의 마을 공동체를 기반으로 농사의 풍요와 안정을 기원하고 마을의 평화를 비는 거리제를 아주 오래전부터 해오는 공간입니다. 이 플랭카드가 걸려져 있는 아래에 마을 제단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10일 마을 사람들이 모여서 밤에 같이 보내고 마을 입구의 제단에서 제사를 지낸후에 이곳 마을회관겸 경로당으로 어르신들이 모였습니다.
나이가 지극하신 분들이 모여 2017년의 괴곡동 거리제를 준비하고 진행하셨다고 합니다. 이제 마을 사람들의 화목을 다지기 위해서 이곳에 모였습니다.
할머니 분들은 다른 방에서 따로 모여서 식사를 하고 계시네요.
제가 들어가자 환하게 웃으면서 반갑게 맞이해주시네요.
마을 회장님이 직접 저에게 괴곡동에 대해 설명을 해주셨는데요. 전 괴곡동이라고만 알고 있었던 이곳이 예전에는 고릿골이라고 불리웠다고 합니다. 괴곡동 마을을 자세히 보면 둥글게 산이 감싸고 있는데요. 그래서 옛날에는 고릿골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푸짐하지는 않아도 마을 어르신과 함께 하는 정월대보름의 첫 식사가 무척 맛나게 느껴집니다.
저에게 설명을 해주고 싶은 것이 어찌나 많으신지 번갈아 가시면서 저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려주시네요.
식사를 하고 일어나니까 몇몇 분들은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시고 마을에서 회장, 총무등 다양한 직책을 맡으신 분들만 남아계시네요.
1941년생이신 분이 저에게 마을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시더라구요. 이곳에도 솟대가 있었는데 문화마을로 지정되어서 이렇게 마을을 이쁘게 꾸몄다고 합니다. 괴곡동이라는 마을 이름은 오래된 고목이며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느티나무 때문이라고 합니다. 보통 괴화나무는 회화나무로 알려져 있는데요. 느티나무도 괴목이라고 쓰는 경우가 많아 옛 문헌에 나오는 괴가 회화나무인지 느티나무인지는 앞뒤 관계로 판단해야 합니다. 괴목의 '괴'에 지금은 복개해서 천이 없어졌지만 골곡의 '곡'을 따서 괴곡동이라고 이름을 지었다고 합니다.
76년을 괴곡동에서 사시면서 괴곡동이 변화하는 것을 직접 눈으로 보고 체감한 괴곡동의 산역사를 잘 알고 계신 분입니다.
이쪽은 괴곡동이지만 저 천을 넘어가면 흑석동입니다. 그 사이로 풍광을 보면서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자전거길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괴곡동의 뒷편으로 와본 것은 처음인 것 같은데요. 공기좋고 물 좋다는 말이 절로 나오네요.
산은 그렇게 높지 않은데요. 겨울의 운치가 참 좋습니다.
유독 오래된 느티나무가 많은 괴곡동은 느티나무의 옛 이름인 괴목의 흔적과 역사가 이어져 내려오는 공간입니다. 올해 처음 괴곡동 거리제를 준비하고 진행했던 사람들을 만나 괴곡동에 내려오는 정월대보름의 유래와 의미를 잘 접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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