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나요(1000)/한국여행(대전)

서구로 떠나는 한국 미술기행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7. 2. 2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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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서구에는 연중 다양한 작가들의 초대전이 열리는 곳이 있다. 

대전 시립미술관에서 대부분 무료로 운영이 되는 전시회는 5전시실에서 열리는데 지난 10월부터 12월 18일까지 위로하는 거산의 힘이라는 주제로 김영재 초대전이 열리고 있는 상태이다. 여행의 격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역마다 자리한 미술관을 찾아가는 것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대전에서  미술기행을 떠난다면 시립미술관을 꼭 들러보는 것이 좋다. 



대전 서구의 미술과 예술 관련 시설들이 밀집되어 있는 이곳은 지어진지 얼마 안된 건물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서 깔끔한 느낌이다. 대전은 예로부터 서울과 부산을 이어주는 교통의 결절점으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곳을 지나쳐 간다. 


약 두달간에 걸쳐 제5전시설 공간은 제13회 이동훈미술상의 수상작가 김영재 초대전이 열리고 있었다. 시립미술관이 아직 개관한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50년이 넘고 100년이 넘으면 이 곳의 역사가 곧 대전 미술 컬렉션의 역사라고 할 수 있을 듯 하다. 



산이 가진 힘이나 매력에 주목한 미술가는 상당히 많은 편이다. 위로하는 거산의 힘이라는 주제로 열리고 있는 김영재작가 역시 산의 매력에 푹 빠져 다양한 산의 매력을 그려냈다. 



보통 미술관을 가리켜 화이트 큐브라고 부르는데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이 온통 하얀색의 벽으로 둘러싸인 정형화된 상자 같다는데에서 비롯된 말이다.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하는데 있어서 이런 환경은 작품에 오롯이 더 집중할 수 있는 조도와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를 제공한다. 




지인과 같이 김영재 화백의 초대전을 감상하면서 잠시의 여유를 즐겨보았다. 때로는 이런 화이트 큐브같은 미술관 공간을 탈피하려는 기획자들의 새로운 시도가 있기도 했으나 역시 한계는 있다. 



김영재 화백의 스토리를 읽다보면 역경을 딛고 미술가로 어떻게 자리잡게 되었는지 알 수 있다. 김영재 화백은 다른 수많은 예술가들처럼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 공부한 뒤에 귀국하여 국내 미술계로 진출하여 스스로 성장하는 길을 선택했다.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화가 빈센트 반 고흐가 노란색에 희열을 느꼈다면 김영재 화백은 푸른색에 희열을 느낀 것처럼 보인다. 고흐는 노란색에 대해 이렇게 썼다. "껍질을 벗기지 않은 흙투성이 감자와 똑같은 색."



김영재 화백은 자신이 그린 산의 푸른색에서 이런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사람을 위로하는 거산의 힘이 담긴 내면의 푸르름." 

마치 실제 산에 올라서 건너편 봉우리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역시 산은 인간의 생활에서 빠질 수 없는 자연의 일부분인 듯 하다. 





제대로된 미술관을 만드는 일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그 안에 채워져가는 작품들이 훨씬 더 많은 돈이 드는 일이다. 건물만 벗듯하게 지어놓고 그 안을 채우는 것을 소흘히 하면 금새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져간다. 대전 시립미술관도 좋은 작품을 전시하는 것도 좋지만 이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좋은 작품들을 꾸준히 채운다면 대전 시립미술관만의 색채를 만들어갈 수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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