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1000)/영화평(일반)

삶과 죽음의 확률 50%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5. 11. 7.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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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늦가을 당신의 가슴을 채워줄 영화 하나를 소개하려고 한다. 조셉 고든 래빗이라는 배우가 출연한 작품으로 삶과 죽음을 말하는 영화 50/50은 삶을 다시 바라볼 수 있는 생각을 하게끔 만들어준다. 나름 열심히 살아가는 27살의 라디오 작가인 '아담'이 희귀 암에 걸리면서 친구와 애인, 가족과의 관계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운동도 하고 술도 안 마시고 담배도 안 피면 건강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건강하게 살 확률이 조금 높을 뿐이다. 


우리는 죽음을 인지하기 전에는 아주 평범하고 지루한(?) 일상을 살아간다. 죽음은 암 같은 치명적인 질병이나 노화되어 생체기관이 하나씩 망가지기 시작할 때 오리라고 굳건한 믿음을 가지고 산다. 그러나 죽음은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는 그런 존재이다. 삶은 죽음을 인지한 순간 그 가치가 더해진다. 이 순간에 충실하고 오늘 하루가 무엇보다도 소중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걸 외면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아담의 옆에는 무한 긍정의 종결자인 절친 카일이 있다. 항상 모든 것이 재미있고 시종일관 여자 꼬시기에 집중하는 아주 덜떨어져 보이는 친구이지만 차분한 아담과 어딘가 잘 맞는 친구다. 그냥 남들처럼 살아가던 아담에게 암 선고가 떨어지자 그의 삶은 송두리째 바뀌기 시작한다. 헤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못했던 여자친구는 자신에게 소홀하게 대하기 시작하고 심지어 암에 걸린 그를 놔두고 바람을 피운다. 그리고 평소에 가벼운 태도로 일관하는 친구 카일의 무한 긍정은 오히려 그에게 도움이 된다. 항상 아담을 걱정해서 성가시다고 생각했던 엄마의 진심이 따뜻하게 느껴진다. 평소대로 살았다면 절대 못 느꼈을 감정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여자친구와 헤어졌지만 박사과정의 일환으로 세 번째 심리치료 환자로 마주친 캐서린의 진심이 다른 감정으로 다가오기 시작한다. 사람들에게 불행은 예고가 없다. 영화에서처럼 예고편이라도 보여주면 준비라도 하겠지만 신은 예고편 같은 것은 만들어주지 않은 채 불행을 인간에게 툭 던져준다. 어떻게 받아들이건 간에 그건 본인의 몫이다. 


할리우드의 아름다운 배우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가 재수없는 여자친구의 역할을 맡았다. 그녀가 심리치료사 역할을 맡으면 좋겠지만 어딘가 평범해 보이는 배우 안나 켄드릭이 그 역할에 잘 맞아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보통 암환자는 암 선고를 받고 나서 심리적 변화는 크게 4단 게로 나누어진다고 한다. 처음에 의사의 소견을 들었을 때 충격을 받고 조금 시간이 지나면 이걸 부정하려고 노력한다. 이후 하필이면 나에게 이런 일이라는 생각으로 분노의 저항을 하다가 결국 마지막 단계는 치료와 동시에 죽음을 의연하게 받아들이게 되는 시기에 이르게 된다. 


 

만약 행복에도 지수가 측정이 된다면 그건 온전히 당신의 몫이다. 그러나 행복지수는 물질로는 절대 100%를 채울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급여를 조금 더 받게 된다던가 새 아파트로 들어가서 느끼는 행복지수는 휘발성이다. 쉽게 날아가버린다. 우리는 직면해야 되는 것을 굳이 보지 않으려고 한다. 죽음이라는 것이 얼마나 가까이 있고 그 존재가 삶을 얼마나 가치 있게 만들어 줄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죽음과 같은 불행은 반드시 친구를 데리고 등장한다. 바로 희망이라는 존재이다. 죽음을 외면하면 그 친구인 희망도 같이 외면하게 된다. 


가을이 어느새 우리 곁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겨울이 오기 전에 마음 따뜻한 영화로 감성을 채워 넣으면 어떨까. 

                                

조셉 고든 레빗은 이 영화로 인해 2011 Hollywood Film Awards에서 ‘주목해야 할 배우상(Hollywood Breakthrough Actor Award)’를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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