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1000)/영화평(일반)

카이지, 일본의 속살을 보는 느낌의 영화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5. 8. 1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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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영화 카이지는 기본을 지키면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 입히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일본인의 또 다른 이면을 볼 수 있는 영화다. 모든 것을 정석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면서 살아갈것 같은 일본땅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중에 하나는 바로 도박이다. 일본 역시 장기불황을 겪으면서 일찍이 삼포세대가 사회에 자리잡아 왔다. 한국인들은 생각하기 힘들정도로 서비스 마인드가 높지만 계산은 철저한 것이 일본인들이다.

 

솔직하게 일본 사람들은 한국에 대해 그다지 관심이 없다. 일부 연예인을 제외하고 한국에 대한 정보는 오히려 북한을 아는 것보다 부족할 수도 있다는 말까지 있다.

 

 

 

 

한국도 그렇지만 일본은 이미 한국보다 일찍 선진국 초입에 간 경험이 있어서 한국이 앓고 있는 문제를 일찍이 겪어왔다. 한국과 다른점이라면 일본인들은 이미 정신적인 측면에서는 선진국에 들어갈만한 자세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영화의 주인공 카이지는 어떤 측면에서는 아주 바보 같은 사람이고 어떤 의미에서는 너무나 순진한 사람이다. 그렇게 당하고도 사람의 선함을 믿는 사람이다. 보증섰던 친구의 빚을 대신 갚을 생각하고 살짝 무시해도 좋을만한 그런 상황에서 가장 어리석은 결정을 한다. 별다른 희망없이 살던 패배자 카이지는 방만한 생활을 하다가 악덕금융회사 여사장인 엔도 린코의 제안에 따라 인생역전게임에 참여하게 된다.

 

 

일본만화를 적지 않게 접했는데 카이지라는 만화는 읽어본 기억이 없다. 밑바닥까지 왔다고 생각하는 순간 카이지는 더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 가위.바위.보 게임에 참여한다. 게임의 규칙은 단순하다. 12장의 가위.바위.보 카드가 제공되고 각자 1개당 백만엔으로 취급되는 별 세개를 지급받는다. 서로 가위.바위.보 카드를 내서 지면 별을 하나씩 빼앗긴다. 30분내에 같이 참여한 패배자 그룹에게 12장의 카드를 모두 사용하고 별이 세개 이상 남아야 한다. 그렇다면 그 별에 해당하는 300만엔을 받게 된다. 쉽게 보이지만 30분이라는 제한시간과 누가 날 속일지 모른다는 불신에 스스로 무너져간다.

 

 

 

가위.바위.보 게임에 지면 이렇게 지하도시를 만드는 세계로 끌려 내려와서 빛을 갚을때까지 일해야 한다. 지하도시에서 죽어라고 일하는 이들을 보면서 마치 일제시대의 해저탄광이 있던 군함도의 삶이 살짝 엿보인다. 빛을 조금씩 갚기 시작하면 한달 월급이 제공되는데 맥주와 안주 조금 사먹으면 금방 바닥을 드러낸다. 아무런 희망도 없고 미래도 없다. 마지막 기회가 있으니 초고층 빌딩에서 좁은 철골이 연결되어 있는 끝과 끝을 건너 가면된다. 그러면 500만엔(?)인가를 받을 수 있다. 그 두려움을 겨우 이겨내고 끝까지 두명이 카이지와 다른 한 명이 도착하지만 기압차에 의해 한 명은 떨어지고 모든 돈을 정산하고 보니 수중에 남는 돈은 70만엔정도에 불과했다.


 


이에 유키오는 또 한번의 게임을 제안하는데 일명 황제게임이다. 황제 1장, 시민 4장으로 구성된 황제카드와 노예 1장, 시민 4장으로 구성된 노예카드로 만들어진 게임이다. 둘 다 한 장씩을 내미는데 황제는 모든 시민을 이길수 있으나 시민과 시민은 서로 똑같다. 황제는 단 한장의 카드만 이기지 못하는데 노예는 잃어버릴 것이 없기에 노예에게만 진다. 즉 노예카드를 선택하면 20%확률로 불리한 게임을 해야 하지만 노예로 황제를 이기면 건 돈의 10배를 받을 수 있다. 카이지는 유키와의 심리게임에서 지지만 간신히 엔도 린코를 설득하여 5천만엔을 빌린다.



극적으로 이겨서 5억엔의 상금을 받는데 성공하지만 나쁜 여자 엔도 린코에게 속아 대부분의 돈을 엄청나게 고액의 이자를 띁기고 어디인지도 모르는 곳에서 깨어난다.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지만 속마음은 철저하게 감추는 일본인의 속성과 일본에 자리잡은 자본주의의 추한 이면, 얼마 되지 않은 돈을 벌더라도 그돈을 가지고 빠칭고에 가서 돈을 쓰는 프리터들의 도박 묵시록이 담겨져 있다. 일본은 이런 만화를 참 잘 그리는 것 같다. 돈이라는 것이 얼마나 잔혹하고 무서운 것인지 그린 만화 사채꾼 우시지마가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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