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와 별반 달라질 것 없는 국방의 의무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이라고 생각하는 조선시대에도 훌륭한(?) 군역 제도가 있었다. 그러나 양반을 제외한 양인들에만 지워진 국방의 의무였다. 조선시대의 군대는 초기 진관체제 하에서 부득이한 사정으로 입번이 어려운 자에게 한 달에 쌀 9말이나 베3필을 받고 돌려보냈던 방군수포제, 조선 중기 병역의무자들에게 2필의 군포를 바치고 현역복무를 면제받는 군적수포제, 원성이 심해지자 군포를 1필만 내던 균역법이 그 근간을 이루었다. 이것외에도 죽은 사람을 군적(軍籍)에 올려 놓고 강제로 세금을 거둬들인 어이없는 백골징포같은 폐해도 존재했다.

 

 

한강의 기적을 이루고 수백배의 국민소득 상승이 있다는 지금은 어떨까?

다른나라에 비해 아주 열악한 예비군 훈련비는 차치하더라도 현역이 받는 월급은 최고참인 병장이 17만 1400원을 받는다. 엄청난(?) 월급의 상승이다. 나때만 하더라도 병장 월급은 과자를 아주 조금 사먹을정도만 나왔었다. 그럼 한국은 무척 가난한 국가라서 어쩔수 없이 그정도 밖에 못주는지 궁금해진다.

 

한국의 국방예산은 미국, 중국, 사우디, 러시아, 영국, 프랑스, 일본, 인도, 독일 다음으로 10위에 랭크되어 있다. 무려 35조원이 넘는 돈을 국방비로 지출하고 있다. 그나마 220만명의 현역병을 유지하는 중국조차 한국과 비슷한 수준의 월급을 준다. 지금 중국의 국민소득은 한국보다 훨씬 낮은 수준인데 왜 비슷할까?

 

 

 

한국의 여성은 국방의 의무를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좀 다르게 생각해보면 그들도 국방의 의무를 진다. 군대를 가야하는 신체건강한 남자들에게는 모두 어머니가 있다. 문제는 국가에서 주는 월급이 현저히 낮기 때문에 돈을 수혈받아야 된다는데에 있다. 예전보다 지원받아야 되는 금액이 적어졌을지는 몰라도 군대에서 써야하는 돈에 비해 부족하기 때문에 휴가를 갈때마다 돈을 받아오는 군인들이 적지 않다. 누군가는 이런말을 할지 모른다. 먹여주고, 재워주는데 돈이 왜 필요하냐고 말이다. 그럼 우리는 회사생활하면서 딱 먹고 잠잘만큼의 돈만 받으면 된다는 말도 인정해야 한다.

 

국방의 의무를 져야할 뿐이지 죄를 지은 것이 아니다. 인간은 먹고 자기만 하고 살지는 않는다. 다양한 취미생활도 있고 밥외에 먹고 싶은 것도 있고 외박이나 외출 나가면 써야 할 돈도 필요하다. 지금도 집에서 송금받는 군인들이 적지 않다. 국가에서 어느정도 쓸만큼 돈을 준다면 그들이 집에서 송금받을 일도 없고 휴가가서 용돈을 받아 친구와 만나 써야 될 일도 발생하지 않는다. 한국은 국방의 의무뿐만이 아니라 간접적인 국방비를 신체건강한 남자를 키워낸 죄(?)때문에 내야 하는 것이다. 조선시대 백골징포같은 앞뒤가 안맞는 폐해가 현실사회에도 있는 것이다.

 

징병제를 유지하는 가까운 나라 대만의 월급은 21만원 수준이고 싱가포르는 40만원, 이스라엘은 30여만원이다. 세계 10대 경제대국의 수준을(?) 자랑하는 한국과 비교도 안되는 그런 국가가 한국보다 더 많은 월급을 지급하고 있다. 우리는 3만 7천여명의 주한미군 주둔비용으로 1조에 가까운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엄청나게 저렴한 전기세 혜택등을 제외하더라도 한국 사병은 푸대접(?)을 받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세금을 올릴때는 OECD상위국 기준으로 비교해서 말하고 혜택을 이야기할때는 조건이 좋지 않은 국가들과 비교한다. 북한과 대치하고 있기에 징집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다른 징집제를 유지하는 국가의 월급과 비교하지 않는 나라가 한국이다. 시행이 될지 모르겠지만 정부가 발표한 '메르스 대응 및 관광업계 지원 방안'을 보면 앞으로 1년동안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으면 여행경비와 치료비, 지원금 3,000달러를 주겠다고 한다. 조만간 한국에 여행오는 관광객에게 무상 의료를 제공한다는 말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관광활성화를 위해...

 

그런데 많은 국방비를 지출하는데 똑똑 귀순에 이어 철조망귀순까지 북한군의 접근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걸까. 생각해보면 북한군은 참 착한(?) 것 같다. 한국의 철책정도는 언제든지 넘을 수 있는 가공할 능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잠자코 있는 것을 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