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1000)/영화평(드라마)

위플래쉬, 열정과 광기는 종이 한장 차이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5. 3. 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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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을 한 관객들의 입소문으로 인해 다시금 관객몰이를 하고 있는 영화 위플래쉬는 젊음의 열정을 말하며 그속에 숨은 광기를 그린 영화이다. 한국사회에서는 열정페이로 인해 젊은이들의 희생이 당연한 것인가를 되물어보고 있다. 우리는 젊은이들의 열정을 당연시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공부도 때가 있다는 말은 바로 어릴때에는 누군가를 책임져야할 무거운 짐이 어께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스포츠도 그렇듯이 체력을 기반으로한 스테미너는 20대 초반까지가 최고의 절정시기이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문화적으로 강한 것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술 교육시스템이 갖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예술로 유명한 대학에 입학한 앤드류는 어릴때부터 드럼으로 세계적인 뮤지션을 꿈꾸는 젊은이이다. 이제 한물 가버린(?)재즈에 미래를 걸고 있는 앤드류와는 달리 친척들은 일반직업이나 대중적인 스포츠에 관심을 가지길 원한다. 그런 분위기속에 성공하고 싶기도 하고 인정받고 싶었던 앤드류의 음악적인 헌신을 지독한 폭군교육을 추구하는 플랫처 교수가 처절하게 몰아세운다.

 

 

 

광기, 폭언, 학대가 넘치는 영화장면속에서 그나마 훈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배우는 앤드류의 여자친구로 나오는 멜리사 비노이스트 뿐이다. 참고로 멜리사 비노이스트는 추후 방영될 미국 CBS 드라마에서 슈퍼걸로 등장한다. 거기서 소극적이고 꿈이 없으며 남자들에게 인기가 없을 것이라는 망언(?)까지 하며 자존감이 없는 존재로 그려진다. 앤드류에게 꿈도 없고 자신의 길에 방해만 될 여자라는 폭언에 가까운 이별선고를 듣고 그와 헤어지게 된다.

 

 

플랫쳐 교수는 유명한 재즈팀을 이끌지만 그의 교육방식은 상당수의 학생들을 좌절을 맞보게 해주고 가장 약한 부분을 공격해가며 동기를 부여하는 스타일이다. 그는 채찍질뿐이 모르는 사람이며 세계적인 재즈 뮤지션을 만드는 꿈을 꾸지만 실제로 그런 제자를 배출해본 적이 없다. 플랫처를 보며 우리가 알고 있는 다양한 성공신화가 얼마나 왜곡되었는지 깨닫게 된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기업인, 스포츠인, 예술가들의 아주 긍정적인 부분만 부각하며 포기하지 않았기에 성공했다라는 부분만 보여준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열정을 모두 바쳐가며 노력했지만 아주 극소수만 성공할뿐이다.

 

 

꽤 젊은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앤드류는 드러머에 대한 열정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애주고 있다. 그가 모든 힘을 기울여서 드럼에 보여준 열정은 마치 광기처럼 보여지고 그가 플랫쳐의 자리에 오른다면 똑같은 교육방식을 추구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게끔 만든다. 영화의 제목으로 사용되는 Whiplash는 원 뜻으로 채찍질이다. 재즈 곡의 제목으로 중간 부분 드럼 파트의 ‘더블 타임 스윙’ 주법으로 완성된 질주하는 독주 부분이 일품으로 꼽힌다. 마지막 8분의 전율은 그의 연기가 있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앤드류가 흘린 피와 땀을 보면 좋은 말이 생각난다.

 

땀에는 소금기가 있다.

그래서 땀은 썩지 않는다.
그래서 땀을 흘리는 사람은 썩지 않는다.
그러나 남이 흘린 땀을 가로채려고 침만 흘리는 사람은 결국 썩고 만다.
침에는 소금기가 없다.

 

나를 위해 노력한 그 시간은 절대로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그것이 성공의 길에 도달하지 못할지라도.

 

 

자살사건으로 인해 대학에서 쫓겨난 플랫쳐는 자신이 쫓겨나게 하는데 역할을 한 앤드류에게 치사하게 복수를 하려고 마음을 먹는다. Caravan과 Whiplash를 연주할 것이라고 안심을 시킨뒤 전혀 다른곳을 연주하여 앤드류를 멘붕에 빠트린다. 가장 큰 공연장에서 만나게 된 가장 큰 위기에 앤드류는 열정과 실력으로 정면대결한다.

 

 

음악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위플래쉬에서 플랫쳐 교수가 지적하는 것처럼 미묘한 차이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플랫쳐와 앤드류가 만들어내는 날카로운 마찰음은 영화관을 가득채우고 있다. 우리는 벼랑끝으로 몰려갈정도로 광기에 휩싸여야 성공이라는 실마리를 조금이나 엿볼 수 있는 것인지 나에게 물어보게 된다. 광기 어린 교수가 미치도록 싫었지만 그건 그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나에 대한 분노일 수도 있다. 자신을 모두 무너트릴정도의 엄청난 압박속에 결국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폭팔시키며 관객에게 광기를 표출시킨 마일러 텔러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오늘도 4월 2일 개봉예정인 송원 언론시사회에 초대받아 가서 감상예정인데 곧..영화평을 올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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