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체험단 및 삶이야기/책에 대한 생각

긍정의 배신, 긍정은 우리를 마비시킨다.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5. 5. 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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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한국사회에 무조건 긍정하라는 책이 범람을 한적이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바뀐것은 아무것도 없다. 책의 저자만이 많은 돈을 벌었을 뿐이다. 긍정적 사고는 수많은 모순적인 증거에 직면한 상황이나 사회의 부조리등에 잊고 살기 위한 믿음을 주기 위한 것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첫 번째 사례로 든 유방암은 축복이다라는 책을 써서 유명해진 사례를 들으며 저자는 말하고 있다. 유방암은 저자를 더 아름답거나 강하게 만들어 주지 않았고 더 여성적이거나 영적으로 만들어주지 않았다고 한다. 역설적으로 유방암은 선물이라고 말하는 이면에는 현실을 부정하고, 불행에 즐겁게 굴복하고 닥친 운명에 자신을 비난하라고 말하는 것이다.

 

"콜린은 <시크릿> 영화를 보고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내일은 줄서서 기다릴 필요 없이 재미있는 기구들을 모두 타고 싶다'고 생각하기만 하면 된다. 수리수리마수리, 다음날 아침 콜린 가족은 디즈니월드에서 '오늘의 첫 번째 가족'으로 봅혀 수백 가족을 제치고 줄 맨 앞에 선다. 그렇다면 다른 아이들은 어쩌란 말인가?"

 

 

 

지금 이사회, 국가가 말하는 것처럼 화이트칼라의 실업자에게 일자리에 밀려나 빈곤을 향해 추락하고 있는 상황에 처한 것을 두고 '기회'로 받아들이라는 말을 많이 하곤 한다. 긍정적 사고나 태도가 일종의 치유책으로 제시되지 않은 분야는 거의 없다. 실업, 질병, 다이어트, 모든 분야에서 마음에 들면 사용한다.

 

나도 읽어본 <누가 내 치즈를 옮겼는가>에서는 해고되어도 불평하지 말라는 조언서이다. 이미 알다시피 베스트셀러가 되어 많이 팔렸다.

 

지금도 베스트셀러 대열에 있는 데일 카네기의 <카네기 인간관계론>은 긍적마인드를 가지게 하는 대표적인 책이다.

<백만장자 시크릿>의 저자인 하브 에커는 부정적인 사람들은 멀리 해야 하며, 그런 사람과 함께 살고 있다면 떠나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지금의 종교를 보면 초기의 종교적인 신비와 경외감따윈 없어진지 오래이다.

교회에서 말하는 하느님의 존재는 집사장 내지 개인적인 조력자 정도로 전락해버렸다. 식당이 잘되게 해주고 좋은 대학에 들어가게 해주며 내가 계약을 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연애같은 아주 사소한 일까지 하느님에게 기원하는 것을 보면 이것이 정말 종교인가 싶을때가 있다.

 

서울이나 대도시에 자리한 초대형 교회의 긍정신학은 엄청나다. 고난과 구원에서 빨리 벗어나게 해주며 빠른 시간 안에 부와 성공, 건강을 약속해준다. 이건 긍정마인드의 가장 어두운 면이다. 이는 아무렇지 않게 십일조를 내고 각종 헌금을 내게하는 기반이 된다.

 

요즘 상당수의 목사들은 CEO의 느낌이다. CEO들과 사귀고 더 많은 신도를 모으기 위해 경영 지식에 바지고 더 많은 긍정적인 마인드를 퍼지게 하기 위해 노력한다. 교회와 기업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일을 못한다고 해서 고함을 치지도 않고 다정하게 맞아준다.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시설이 있고 다운사이징을 통해 신자를 내쫓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결국 세계경제는 수많은 시련을 겪었고 그중 일부만 극대화된 부를 맛보았다. 긍정적 사고로 인해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벌어진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경제 비관론자 가운데 한 사람인 폴 크루그먼은 이런 말을 한다 "그 모든 것이 사실은 거대한 폰지 사기라는 사실을 보지 못했는가?"라는 수사적 물음을 던진 뒤 '누구도 잔치의 흥을 깨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답을 제시했다.

 

우리가 지금 처한 상황이 분명히 긍정적이지 않다. 비판적인 사고가 없는 긍정은 정신적인 마약과 같다. 가장 훌륭한 학생은 교수를 불편하게 만들더라도 날카로운 질문을 제기하는 학생이다. 어떤 분야에 상관없이 권위있는 인물에 도전할 수 있는 사람이 많이 나와야 하고 자신의 새로운 관점을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회사에서도 문제점을 짚어내고 상사에게 합리적인 비판을 가할 수 있는 직원이 많은 회사, 자문하는 사람이 있는 회사는 오래간다.

 

근거없는 긍정마인드로 인해 우리는 얼마나 많은 대형사고와 경제위기를 겪어왔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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