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이니그마 암호기는 연합군에게 독일의 작전을 완벽하게 감추어주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니그마라는 단어는 수수께끼라는 의미로 독일군은 이니그마라는 암호기를 통해 독일 부대에 모든 메시지를 암호화해서 전달하였다. 연합군은 그 암호를 중간에 알아내도 당췌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수가 없었다.
연합군이 승기를 잡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이니그마 암호기를 해독하는데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 유명한 독일군의 유보트와 강력한 전차부대의 동태을 알수가 없었다. 자동으로 배열을 바꾸고 이해하는가 싶으면 순식간에 패턴을 바꾸어버리는 이니그마 암호기를 해독할 유일한 방법은 한 사람에게 달려 있었다. 앨런 메시지 튜링이라는 사람으로 동성애자이면서 어떤 사람하고도 어울리지 못하는 찌질한 캐릭터이지만 수학에 대해서만큼은 누구보다도 뛰어났다.
지원받기에도 힘든 시기에 엘런 튜링은 현재 금액으로 90억원에 가까운 돈을 폭탄이라는 암호해독기를 개발하는데 사용한다. 근대 컴퓨터와 유사한 개념의 폭탄..
엘런튜링은 영국의 GC&CS라는 기관에서 만든 팀에 속해 있었는데 그에게 갈 수 있는 지원의 상당부분은 MI6국장이었던 스튜어트 멘지스를 통해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여진다. 과거를 담은 영화라고 해서 그렇게 어둡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이니그마 암호기를 해독하기 위한 과정을 그린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은 묵직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재미나게 감상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출연진도 상당히 빵빵하다. 한국에서 셜록이라는 영드 시리즈로 인기를 끈 배우 배네딕트 컴버비치를 비롯하여 키이라 나이틀리, 마크 스트롱, 매튜 구드등 이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도 있다. 특히 배네딕트 컴버비치가 연기한 엘런 튜링은 그자체였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광기 그리고 의미있는 일을 하려는 도전 그리고 고독한 내면연기가 볼만했던것 같다. 엘런 튜링은 위대한 발견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별로 주목받지 못하고 살아왔다. 아무도..그가 그런일을 했는지 조차 모를정도였다.
나중에 엘런 튜링은 남들이 생각지도 못한 소프트웨어의 개념을 생각해냈다. 복잡해보이는 모든 문제를 잘게 쪼개면 그 해결책이 있다는 것을 알아낸 것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알고리즘의 개념이다. 0과 1로 나누어지면 모든 문제에 접근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복잡해보이는 모든 문제가 순서도에 의해 계산될 수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메모리 그리고 컴퓨터는 인간의 언어를 그런 방식으로 이해하고 프로그래밍된 결과를 수행한다.
이니그마 해독기 발견으로 연합군의 결정적인 승기를 잡은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 이니그마 해독기를 이용해 독일군에게 역정보를 흘렸기에 가능한 일이였다.
지금도 수많은 국가에서 암호를 사용하여 극비정보를 흘린다. 독일군의 난공불락 이니그마가 위력을 떨친 것은 바로 `회전자'(rotor)라고 불리는 부품 덕이였는데 3개의 회전자를 거치는 동안 생성될 수 있는 문자열의 조합은 수 십 억 개에서 많게는 수조개의 달했다고 하였으니 사람의 힘으로 해독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엘렌 튜닝이 만들어낸 2400개의 진공관으로 이뤄진 폭탄의 역할은 이니그마의 암호를 찾아낼 때까지 수많은 암호의 조합을 만들어 대조하여 결국 암호기를 깨트렸다.
요즘에 주목받는 암호학은 바로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원리를 응용하여 만든 양자 암호학이다. 이니그마 암호기 이후에 가장 주목받는 암호학이다. 그런데 암호를 만드는 이유는 바로 우리만 아는 사실을 만들기 위함이 아니였던가? 그 자체가 불평등을 추구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볼일이다.
엘런튜링은 1954년 6월 7일 자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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