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체험단 및 삶이야기/책에 대한 생각

비밀일기, 일기가 소설로 탄생했네요.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4. 7. 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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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드리언 몰의 비밀일기

13과 3/4살 참 색다른 제목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나는 것은 유치원 버전 짱구가 영국버전의 중학생 짱구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에이드리언 몰의 나이에 책을 읽는 성인들은 많지 않다. 죄와벌 같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책을 읽어본 성인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은데 불구하고 책속의 주인공은 그 책을 포함하여 다양한 시도를 한다.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쓰는 일기

자신의 생각과 주변 사람들의 모습이 유머러스하면서도 신랄하게 그려내고 있다.

에이드리언 몰의 집안환경은 과히 좋지는 않다. 취업과 실업을 밥먹듯이 하는 아빠와 사랑을 찾아 떠난다고 남자와 떠난 엄마 그리고 보수적인 학교선생과 자신을 괴롭히는 남학생까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피하게 살아가는 아이

 

 

책을 읽다가 에이드리언 몰의 신랄하면서도 웃긴 글에 미소를 짓게 된다. ㅎㅎ

 

1월 13일 화요일

 

...엄마에게 시를 보여 주었더니 그냥 웃기만 했다. 엄마는 내 시를 이해할 만큼 똑똑한 사람은 아니다. 내일 학교에 가는데 엄마는 아직까지도 내 체육복 바지를 빨지 않고 있다. 우리 엄마는 텔레비전에 나오는 엄마들과는 많이 다르다.

 

1월 20일 화요일

 

엄마가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다!

이제 나는 엄마에게 버림받아 길거리를 헤매는 비행 청소년이 될지도 모른다. ....

 

2월 5일 목요일

 

...정부에서 나오는 아동 수당은 대체 어디에 쓰는지 궁금하다. 사실 그건 전부 나를 위해 써야 하는 돈 아닌가? 엄마에게 내일 물어봐야 겠다.

 

4월 4일 토요일

 

...오늘 휴지를 고르고 있는 교구 목사를 보았다. 목사는 보라색 고급 휴지 네 롤을 골랐다. 돈을 장작으로 서도 남아돌 만큼 부자인가 보다! 값싼 휴지를 사고 남은 돈으로 가난한 이웃을 도울수도 있을 텐데.  이런 위선자 같으니라고!

 

4월 8일 수요일

 

...오전 내내 파자마 바지를 입은 채로 다이빙을 해서 수영장 바닥에 가라앉아 있는 벽돌을 꺼내 와야 했다...게다가 어떤 바보가 고작 벽돌 따위를 주우려고 강물에 뛰어든단 말인가? 굳이 물속에 들어가지 않아도 벽돌쯤은 금방 구할 수 있을텐데!

 

4월 12일 일요일

 

...그렇다! 아빠는 시대에 뒤처진 것을 부끄러워하기는커녕 낡아빠진 페품 따위를 자랑스러워하는 사람인 것이다! 아빠는 위대한 문학 작품들을 읽고 그 안에 담긴 교훈을 좀 배워야 한다. ...

 

5월 7일 목요일

 

...아빠는 아직도 집 안 청소를 하고 있다. 나이절도 우리 집에 와보고는 주방이 너무 깨끗해서 놀랄 정도였다. 청소하는 건 좋은데 아빠가 앞치마만은 제발 입지 않았으면 좋겠다. 게이처럼 보인다.

 

6월 3일 수요일

 

...아빠는 요즘 술도 많이 마시고 담배도 엄청 피워 댄다. 도린은 아빠가 발기불능이라고 했다. 하, 이런 것까지 알고 싶지는 않다!  도린은 나를 자기 애인의 열네 살짜리 아들이 아니라 그냥 어른인 것처럼 대한다.

 

8월 23일 일요일

 

...새벽 5시가 되자 사람들은 갑자기 산에 올라간다고 했다! 나는 지금 그들이 너무 많이 취했고, 너무 늙었으며, 등산을 해 본 적도 없고, 체력도 부실하고, 생존 능력도 없고, 구급 장비도 없고, 등산화도 없고, 나침판도 지도도 없을 뿐더러 기운을 보충해 줄 따끈한 음료도 준비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산에 가면 안 된다고 말해 주었다...

 

10월 20일 화요일

 

극심한 통증 때문에 걸을 수가 없어서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만 있다. 아빠는 부모 된 도리로 하루에 세 번 베이컨 샌드위치를 내 방에 던져 넣어 준다!

엄마가 조만간 집에 돌아오지 않으면 나는 곧 불우한 사회부적응자가 되고 말 것이다. 이미 나는 충분히 방치되고 있다.

 

11월 10일 화요일

 

유두가 부풀어 올랐다! 여자가 되려나 보다!

 

11월 12일 목요일

 

존스 선생님에게 유두가 부풀어서 체육 수업에 참가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자 선생님은 나에게 상소리를 했다. 교사들을 훈련하는 학교에서는 대체 뭘 가르치는 것인지 모르겠다.

 

12월 1일 화요일

 

...총 369파운드다! 엄마 아빠가 침실에서 나와서 전화가 끊긴걸 알게 되면 나는 그 순간 죽은 목숨이다!

 

12월 2일 수요일

 

...엄마와 아빠는 나를 주방 한가운데로 끌고 가서는 의자에 앉히더니 심문하고 윽박질렀다. 아빠가 말했다. "죽기 직전까지 패주겠다." 엄마는 이런 말로 아빠를 말렸다. "저 구두쇠 녀석의 주택금융조합 저축금으로 해결하라고 하는 게 더 적절한 벌이 될거야." 결국 내 주택금융조합 저축을 깨서 전화 요금을 내게 되었다.

 

이제 나는 죽을 때까지 내 집을 가질 수 없다.

 

12월 15일 화요일

 

엄마가 왜 재수 없는 루카스를 버리고 아빠에게 돌아왔는지 얘기해주었다. ...무엇보다도 나는 너희 아빠를 사랑해서 돌아온거야." 돌아온 이유 중에 나는 없었다.

 

12월 22일 화요일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아빠가 말했다. "내가 지금까지 본 크리스마스 연극 중에서 가장 웃긴 연극이었다. 크리스마스 연극을 코미디로 바꾸자고 한 건 누구 아이디어냐?" 나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우리가 의도한 것은 코미디가 아니었다.

 

 

성인이 되면 잊어버리는 올챙이적 이야기가 담겨 있는 책이다.

어린이라고 해서 생각이 없는 것이 아닐텐데 왜 성인이 되고 부모가 되면 자신의 생각이 법이라고 생각하고 살까?

 

가볍게 읽기 시작해서 피식 웃음이 나오는것도 참으면서 마지막 장을 덮었다. 이런 아이들이 쓰는 읽기가 베스트셀러라니 하면서 읽었는데 흠 결국 솔직함이 독자를 움직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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