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1000)/영화평(SF)

말레피센트, 역사상 가장 우아하고 매력적인 마녀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4. 5. 3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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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리나 졸리의 포스의 정점이라면 바로 말레피센트라는 영화가 아닐까?

영화를 보는 내내 그 각져보이는 얼굴과 우아한 몸짓 강렬한 표정까지 이토록 브래드피트가 부러웠던 적은 없었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적당하게 각색했겠지라는 기대감정도만 가지고 갔는데 그녀의 매력에 푹 빠지면서 영화보다 그녀가 더 두드러져 보였다.

 

가장 강력한 마법을 가진 숲의 수호자 말레피센트는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이다. 그녀가 잘못한 것이 있다면 진실한 사랑의 키스를 믿었다는 것..순수해보였지만 순수하지 않았던 스테판과 사랑에 빠진 말레피센트는 왕이 되고 싶은 스테판의 야망에 날개가 잘라진다. 스테판이 가진 일말의 양심은 그녀의 목숨을 빼앗지 않았다는 것이다.

 

누군가를 정복한다는 것이 인간이 가진 속성일까? 유럽은 오랜 세월 서로 정복하고 정복되는 과정속에 끊임없는 피의 역사를 써내려갔고 동양 역시 중국의 왕조가 바뀌는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다. 요정왕국의 말레피센트는 자신의 왕국 수호요정으로 인간세상과 더불어 살아가고 싶을뿐이지만 인간은 그땅마저 욕심을 내게 된다.

 

 

 

순수하여 다른사람을 믿는 사람이 손해보는 세상에서 말레피센트가 보여준 모습은 필연적인 결과이다. 날개와 뿔이 달린 요정이 이렇게 우아할 줄이야..그녀에게 가장 중요한 날개를 빼앗기고 나서 그녀는 사악한 마녀로 변한다. 그러나 그녀가 보여준 사악함에 관객들은 연민을 느끼게 된다. 왕이 되고 싶은 스테판의 탐욕으로 인해 아무것도 모르는 오로라 공주에게 절대 풀지 못할 저주를 내린다.

 

잘 아는대로 물레에 손가락을 찔려 깊은 잠이 들지만 진실한 사랑의 키스를 받으면 깨어난다는 저주이다.

 

 

오로라 공주가 어디로 갔는지 찾을 요량으로 그녀를 지켜보다가 그녀의 사랑스런 모습에 모성애 같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나중에 저주를 풀려고 시도하지만 그녀가 건 저주는 너무나 강력해서 본인조차 풀지 못하고 야속한 운명의 시간은 흘러만 간다.

 

이 영화가 재미있었던 이유는 뻔한 스토리..백마를 탄 왕자가 와서 공주를 구해준다는 작위적인 설정을 비틀었다는 것이다. 그들만의 순수혈통을 지키고 싶은것도 아니고 이제 그런 뻔하디 뻔한 설정에서 벗어난 것이 반갑기만 하다.

 

 

말레피센트의 한 조각 남은 마음을 되살린 것은 오로라 공주이다.

왕자가 뽀뽀를 했지만 그것 가지고 그녀가 깨어날리 만무하다. 사랑은 하룻밤에 생기는 것도 아니고 하룻밤의 인스턴트 사랑이 진실할 수 있을까? 대부분의 개그맨이나 스포츠맨들이 결혼하는  여성들은 외모로만 평가된다. 외모가 이쁘지 않으면 거론조차 되지 않는다.

 

 

말레피센트보다 훨씬 사악한 것은 스테판 같은 인물이다. 자신의 죄나 자신이 한 행동은 잊고 절대 권력으로 모든 것을 정당화시킨다. 마치 정적을 없애려는 극한의 정치인을 보는 느낌이다. 혼자서 끊임없이 말레피센트를 재해석하면서 자신만의 악령으로 그녀를 만들어간다. 양심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변하는 것인지..원래 인간의 사악함이 본성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사랑의 완성이란 서로가 원하는 것이 절충을 이룰 때 오래도록 지속될 수 있다.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만 들어준다면 결국 파국으로 갈 수 밖에 없다. 상대방을 포용하고 이해하면서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 커뮤니케이션이란 서로를 이해하지 않고 서로의 생각만 이야기하는 것은 다른 나라의 언어로 말하는 거나 다름이 없다. 

 

안젤리나 졸리는 말리피센트에서처럼 날개가 달렸을 때 더 어울려 보인다. 어떤 영화에서 창조한 천사의 모습보다 더 천사같아 보인다. 천사가 순백색의 모습을 가졌다는 고정관념을 버린다면 거의 완벽한 흑천사의 모습을 그녀에게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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