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1000)/영화평(공포)

어네스트와 셀레스틴, 사회가 인정하지 않은 따뜻한 꿈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4. 2. 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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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는 다른사람과 다른 행동을 하는 사람을 특이하다고 말한다.

특히 게으르고 낙천적이라면 더욱더 주변사람들이 한 방향으로 몰아간다. 돈 되는 일이 아니면 의미없는 일이라고 말하고 자신만의 가치가 있는 일이라도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면 자유롭지 못하게 된다. 특히 결혼한 사람이라면 부부중에 한 명의 자신의 꿈을 접고라도 생활전선에 투입되어야 한다. 다른 한 명이 꿈을 이루기 위해 시간을 보내는 동안 먹고 살아야 하니까 말이다.

 

성공을 중시하는 지상세계에서 배고픈 거리의 음악가 어네스트

현실을 중시하는 지하세계에서 화가가 되고 싶은 셀레스틴

 

요즘 애니메이션 영화의 특징을 보면 따뜻한 색감을 가진 영화들이 적지 않게 등장한다는 것이다. 한국이 역동적인 애니메이션 기술만 중시할때 헐리우드와 다른 방식으로 관객에게 다가서는 일본과 프랑스의 작품들을 보면서 모든 것이 기술로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이 애니메이션은 벨기에의 동화작가인 가브리엘 뱅상의 '셀레스틴느 이야기'가 원작이다.

 

화려하고 듣기좋은 노래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겨울왕국과 차별화된 온기를 전달하는 영화

 

 

 

자발적인 가난을 선택한 두명의 꿈

 

꿈을 이루기 위해 곰세계의 낙천적이고 우직한 곰과 생쥐세계의 슬기로운 생쥐는 자발적인 가난을 택한다. 지하의 생쥐 문명은 만화적인 설정과 상상력으로 가득하다. 의사와 변화사가 최고라는 세상에서 가난한 거리의 음악가나 당장 돈이 안되는 화가가 되는 것은 어찌보면 공상일 뿐이다.

 

 

쥐세계에서는 이가 중요한데 그중에서 앞니가 가장 중요하다. 앞니를 대신할 곰의 이빨을 찾아오기 위해 떠난 치과의사 견습생인 셀레스틴은 곰에게 잡힐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길거리 쓰레기통에 갇히게 된다. 쓰레기통에서 발견한 셀레스틴을 잡아먹으려한 어네스트는 셀레스틴에게 설득당한 후 서로를 위해 도와주지만 곰의 세상과 쥐세상에서 쫓기는 신세가 된다.

 

 

셀레스틴이 그린 그림이 보여주는 예술은 어네스트가 연주하는 음악과 연결되어 있다. 둘은 서로를 이해하고 우정을 쌓아간다. 쥐들의 앞니를 치료하기 위해 튼튼한 곰의 앞니를 수집해야 된다는 설정도 흥미롭고 감미로운 음악과 함께 펼쳐지는 그림도 아름다워 보인다. 봄이 오는 숲에서 보여주는 풍경들은 손으로 직접 그린것 같은 윤곽선과 은은한 느낌의 색감이 좋다.

 

 

옛스러운 느낌의 애니메이션

 

점점 수준이 올라가는 역동적인 헐리우드 애니메이션과는 차별적인 작품이지만 오래된 책장에서 꺼낸 옛날책을 보는 느낌이다. 대신에 편안하면서도 부드럽고 그립던 정경을 만나게 된다. 어릴 때 어머니가 읽어주던 그런 동화책과 같은 느낌이 이 애니메이션에서 느껴진다.

 

우리는 세상에 나오면서 누군가의 잣대에 의해 끊임없이 평가받으면서 살아간다.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가지만 획일적인 잣대에 의해 평가받으면서 살아가고 있다. 직장을 얻고 사회에 나오면서도 끊임없이 비교당한다. 인생에 정답은 없다고 하지만 누구나 정답이 무엇인지는 아는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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