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나요(1000)/한국여행(충청)

병인박해시 다섯분이 순교한 갈매못성지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4. 2. 1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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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천주교의 흑역사는 대부분 1800년대에 기록되었다.

 

아름다운 바다를 배경으로 세워진 갈매못 성지에는 아픈 기억이 아로새겨져 있다. 소망과 사람을 피로써 받쳐진 다섯분의 순교지 갈매못성지는 천주교의 입지로는 유일하게 바닷가를 보는 위치에 만들어졌다.

 

그 피의 흔적을 따라 올라가면1845년에 김대건 신부와 함께 입국하여 다블뤼 안주교는 1866년 합덕 거더리에서 화석두 루가와 함께 붙잡혔다. 이 소식을 들은 오매트르 오신부는 수원샘골에서  위앵 민신부는 합덕 세거리에서 주교가 잡힌 거더리로 찾아가 함께 체포되어 결국 대원군에 의해 사형에 처해지게 된다. 고종이 승인하여 한양에서 250리 떨어진 보령고을 수영에서 처형하라는 명령에 의해 이곳 바닷가에서 처형당한다. 이때 장주기 요셉은 함께 형장으로 보내달라고 해서 이 터에서 함께 죽게 된다.

 

 

 

갈매못 성지는 충청남도 보령시 오천면에 위치해 있다. 산자수려한 해안에 위치한 이 성지는 해마다 약 5만명의 방문객이 방문하고 있다고 한다. 예전에는 길이 없어서 오천항에서 배를 타고 와야 했던곳이 이곳이 개발되어 접근이 용이하게 바뀌었다.

 

 

이곳은 천주교 성지 가운데 유일하게 바닷가에 있기도 했지만 2013년 2월 12일 충남도 기념물 188호 지정 문화재로 등록되었다고 한다. 

 

 

이곳의 낙조는 좀 특이한 느낌이다. 서해의 섬들을 한눈에 볼 수 있고 저녁 늦게 오면 해가 넘어가면서 붉게 물든 노을이 마치 순교 성인들의 피가 연상케 된다.

 

 

갈매못이라는 의미는 보령의 행정구역을 통폐합하기 전에 갈마연동으로 불려졌다고 한다. 갈매못은 갈매기 연못이라는 뜻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의 위치는 오천면 영보리 갈마연진 터가 있던 곳 전 353번지로 109년전의 비극이 이곳에서 일어났다.

 

 

어떤 종교를 가졌느냐에 상관없이 역사적으로 그 흔적을 가진곳에 가면 평온해지는 느낌이 든다. 여행에서 오는 힐링뿐만이 아니라 치유와 사색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면 종교에 상관없이 힐링이 된다.

 

 

눈과 마음이 따로 놀 수 있겠냐만은 나이가 들다보니 각기 다른 관점으로 보는 것을 배워가는 것 같다.

생각한다고 해서 모두 생각이라고 말할수도 없고 눈으로 보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어렴풋이 깨달아가는데 보는 것에서도 갈매못 성지는 색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나역시 신앙인이 아닌 충청남도를 여행하는 여행자의 입장에서 갈매못 성지에 발을 디뎌본다.

 

 

충남 보령에 위치한 이곳은 스토리텔링 될만한 다양한 컨텐츠를 가지고 있다. 충남은 한양으로 가던 배들이 착각하고 올 정도로 서해안에서 지리적으로 수많은 서양의 신문물들이 많이 들어온 곳이다. 또 하나의 관광자원으로 특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컨텐츠를 보유한 곳이기도 하다.

 

 

다르게 해석된 갈매못은 갈마연이라는 말에서 연유된 것으로 목마른 말에게 물을 먹이는 연못이라는 뜻이다. 충청 수영이 오천항에 있어서 말들이 목을 축이면서 쉬어가는 곳이지만 지금은 생명의 샘이라는 의미가 저 커졌다. 종교인에게는 영혼의 쉼터이고 일반인들에게는 힐링이 되는 공간 정도로 이해하면 좋을듯 하다.

 

 

 

 

 

 

 

 

 

 

해가 져서 이제는 어둑어둑해진 겨울 어느날 이곳을 올라가는 적막한 길은 나 자신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시간만 더 있다면 구석구석을 살펴봤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남지만 보령에 이런곳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는 사실만으로 고마운 시간이 되었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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