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체험단 및 삶이야기/일상다반사

상조회사의 존재이유가 있을까?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3. 10. 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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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17년전 보내드린 기억때문에 상조에 대한 경험을 잘 알고 있다.

상조라는것이 사람의 일생중에서 동양사람들에게 심리적으로 가장 취약한 부분으로 날로(?) 먹을 수 있는 돈이 존재하는곳이다. 상조회사가 그런 점을 노리고 들어온 것이 벌써 수년째이다. 부모님 혹은 가장 측근에 있는 지인을 보내는데 있어서 돈에 대해서 냉정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자신이 처할 수도 상황에서 병원과의 실랑이 그리고 모든것을 금전 생각없이 진행해준다는 막연한 믿음 덕분에 상조회사의 상품은 그 틈새를 파고 들어왔다. 문제는 절대 손해보지 않는 그들의 경영철칙에 있다. 솔직히 아버지 장례를 치르고 난 경험덕분에 이들의 상품이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는것을 알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상조회사의 상품이 고객을 위한것일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요즘 상조회사의 광고의 변화를 보면 코웨이나 비슷한 상품을 파는 회사의 마케팅방법을 그대로 따라가는 느낌이다. 특정 중년여성을 등장시키면서 연봉을 언급한다. 그리고 세명의 연봉은 점점 높아져 가는 듯한 느낌에 도전하라고 말하지만 결국 주변사람들을 영업으로 소진하라는 의미로 들린다.

 

 

장례식장보다 저렴할수 있나.

 

일부 상조회사의 마케팅이 정리된 자료를 보면 장례식장보다 저렴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글쎄 정말로 그렇다면 상조회사들의 경영시스템은 엄청나게 효과적이다. 상조를 위한 영업직원들에게 적지 않은 수당을 챙겨주고 그런 목적을 위한 회사를 운영한 후에도 장례식장보다 저렴하게 비용을 치룰수 있을정도라면 대기업들도 이들에게 배워야 한다.

 

소비자가 장례식장과 직접 대면하던 구조에서 가운데 상조회사(유통업자)가 하나 더 생긴것이다. 유통업자가 하나 더 생겼는데 비용은 더 줄었다?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 결국 상조회라는것은 미래에 지불하게 될 비용을 현재에 좀더 과도하게 얹어서 준비하는 셈이다. 이건 보험과는 다른 상품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실때 그냥 장례식 운구차에 아버지를 모시고 갔다. 그런데 지금은 상당수가 운구용 캐딜락에 태워서 가는경우가 많다. 운구용 캐딜락에 모시지 않으면 가오가 살지 않는건가? 아니면 불효인가? 살아서 못타는 캐딜락을 돌아가신후에 태워드린다는 의미인지 궁금하다.

 

 

상조회사가 파고 들어올수 있었던 이유는 세가지

 

첫번째 장례식장 관계자들과 얼굴을 붉히기 싫다 : 친한 친인척이나 부모의 상을 치뤄본사람들이라면 장례식장의 도를 넘는 짓거리들을 많이 봤을것이다. 분명히 각종 비용을 지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운구차 운전사나 그쪽에서 일하는 몇명의 사람들이 마치 효도를 하려면 자신에게 돈을 달라는 식으로 말한다. 사람이 가장 약해질때를 노린 악덕 상술이다. 이런 일들의 상당수를 상조회사가 해준다는건데..비용구조를 보면 그 비용이 포함되어 있다. 

 

추가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수익모델을 상조회사가 가져가면서 장례식장이 다른 수익모델(식대, 시설사용료등)을 만들려고 할것이고 이는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  

 

두번째 미리미리 준비하자 : 상조가 사적연금인가? 보험인가 보험이라면 돈을 다 넣지 못한 상태에서 일이 벌어진다면 책임을 져주겠지만 돈을 다 넣지 못했다면 남은 차액만큼 지불해야 한다. 그럼 사적연금인가? 글쎄 상조회사의 재정건전성은 몇몇회사를 제외하고 좋지 않다. 예금보호법에 의해 보호받지도 못하고 있다. 예금보호법에 의해 보호받으려면 까다로운 기준을 맞추기 위해 거의 대부분 상조회사들이 문을 닫아야 될듯 하다.

 

세번째 돈을 벌기 위한 속셈 : 기존 마케팅 방법으로 한계가 있다는것을 상조회사들도 느끼고 있다. 그래서 웅진코웨이등이 하던 영업마진챙겨주기로 돌아서고 있다. 보험등보다 더 높은 영업수당을 준다면 발벗고 뛸 사람들이 주변에 적지 않기 때문이다. 

 

각종 케이블 TV의 광고 트랜드를 보면 보험과 대부업 광고가 주를 이루고 있다. 상조회사의 광고는 거의 흔적이 사라졌지만 연봉광고는 찾아볼 수 있다. 보험 역시 포화된 시장에서 기존의 마이너 고객이였던 노년층을 노린 틈새 시장과 사람들 불안을 야기시켜서 가입시키는 화재, 도난보험등이 대부분이다. 

 

한국사회의 장례문화는 바뀔 필요성이 있다. 살아계실때 효도를 못하더라도 사람들이 모여서 지켜보는 장례식장에서는 허세(?)를 보여야 직성이 풀리는것인가? 한국에서는 누구도 죽음을 논하는것에 대해 자유롭지 않다. 외국처럼 죽음을 자연스런 현상처럼 받아들이는것이 아니라 금기시한다. 막상 직면해서야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니  없던 돈이라도 마련해서 해결하려 든다.

 

결국에는 대화부족과 변화없는 고정관념의 총체적 문제가 한국사회의 틈새를 벌려놓은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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