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테러 라이브, 95년 삼풍 백화점 붕괴사건

18년전 군대에서 휴가나왔을때 TV에서는 주구장창 붕괴와 살아남은 사람에 구출에 대한 내용으로 하루종일 방송되었다. 하루종일 누워서 TV를 보고 싶었던 그때 강남 노른자위에 있다는 저 백화점은 왜 무너진거지? 대체 어떤놈이 저렇게 지은거야?라는 짜증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1995년 6월 28일부터 7월 2일까지의 4박 5일 휴가는 그렇게 전무후무한 재난사고를 보면서 지나가 버렸다. 이토록 극적인 소재가 있을수 있을까? 911 테러사건으로 무너진 미국의 심장이라는 쌍둥이 빌딩이야 불가항력적인 이유가 있었지만 대체 삼풍백화점은 지은지 얼마되지도 않아서 무너진 이유는 무엇일까 

 

삼풍 백화점 이전에 이런 멋진(?) 사고가 한차례 있었다. 군부독재시절 충성적인 군인출신의 김시장은 빠른속도와 비리로 서울의 시민아파트를 세우기 시작했고 입주하기 시작했던 와우아파트 한동이 그냥 폭삭 주저 앉은것이다. 1960년대 후반에 고급아파트의 평당 단가가 9만원정도였지만 와우아파트는 1/9로 아파트를 세우는 신공을 발휘하기도 한다. 와우아파트와 삼풍백화점의 공통점은 군인출신이 대통령에 있었다는것이고 공무원이 한통속이 되어 모든 비리를 눈감아 주었다는 사실이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위치 ;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1675-3번지

피해상황 : 사망 501 (실종자 제외), 부상 937명, 실종 6명

사고일시 : 1995년 6월 29일 목요일 오후 5시 55분 (강원도 원통에서 휴가받아 집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네시)

 

 

 

당시 단일규모로 2위였던 삼풍백화점

 

87년 건축허가부터 착공, 시공자 변경, 설계변경, 준공, 증축까지 모두 엉터리였다.

불과 2년이 조금 넘는기간동안 하중설계도 제대로 안되어 있고 보강이 되지 않은 설계변경으로 인해 외관을 그럴듯 하지만 누더기 건물이 되어버린다.

 

당시 삼풍그룹의 회장이였던 이준회장은 아마 비리의 기본을 제대로 보여준 사람이라고 생각된다. 군인출신으로 온갖 청탁에 끼어들었고 중앙정보부를 창설할때도 있었던 막강한 파워를 가지고 있었으며 당시 최고의 사업이였던 미군 군납으로 독점으로 돈을 끌어모으며 갑자기 큰 사람이다. 이후에 인력과 로비로 안되도 될사업까지 되게 만드는 마이더스의 손이였다.

 

결국 삼풍백화점과 삼풍아파트까지 건설하면서 재계의 실력자로 자리잡는다. 그 이면에는 온갖 비리와 청탁, 뇌물이 든든히 그의 뒤를 받쳐주고 있었다. 지금까지 원하지 않은 사고로 인해 공중분해 된 그룹중에 전두환때의 국제그룹과 김영삼때의 삼풍그룹이 대표적인 사례로 뽑인다. 물론 둘사이에 해체된 배경은 다르지만 말이다.

 

 

 

1989년 9월 삼풍이 전생활 쇼핑시대를 연다는데

 

강남 신흥부촌의 중심에 바로 삼풍백화점이 있었다. 각종 고급 수입품과 명품을 팔수 있었던 독점파워에는 이준회장의 뒷배경이 작용하였다. 당시 대전은 향토기업으로 1980년에 문을 연 동양백화점이 시골백화점처럼 영업을 하고 있었을때이다. 현재 동양백화점 선화점은 7월 29일 이랜드로 넘어간 상태이다. 콘크리트와 유리가 섞인형태의 건축물 삼풍백화점은 나름세련된 건물이다. 모래위에 지은 모래성이나 다름이 없는 상태였다.

 

 

역시 객관성(?) 을 잃지 않는 조선일보

 

조선일보가 관심을 가지는것은 엄청난 재해, 북한관련사건이다. 누구보다 앞서 보도하는 신속함과 그 내용을 잘근잘근 분석하여 보도한다. 지금이나 그때나 쌀가지고 북한과 실랑이하는것은 똑같아 보인다. 아무튼 사고왕국 언제까지라고 했지만 그 사고는 그후에도 잊을만하면 나온다.

 

한국은 정말 건축과 토목기술이 뛰어난듯 하다. 관련 기술로 먼저 인정받은 일본에서 관련 기술을 수입해오긴 했지만 건설기간을 단축하는것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정도이다. 그러나 튼튼하게라는 말은 한국 건축업계에서는 잊어야할 말이다. 공기단축과 공사비 절감만이 있을뿐이다.

 

삼풍백화점정도의 건물은 기초부터 시작하여 층간 하중을 분산시킬수 있는 기술이 필수이다.

삼풍백화점은 무량판 (Flat-Slab)구조로 기둥간 구조프레임도 없고 바닥 자체가 하중을 기둥으로 전달해야 한다. 이런 구조상에서 당연히 기둥과 기둥사이에 철근 보강이 집중된곳이 없기 때문에 바닥판 중간에 단위면적당 하중보다 가중된 하중이 가해질경우 그냥 폭삭 주저 앉게 된다. 무량판 자체가 무너지면 기둥역시 있따라 무너질 수 밖에 없다.

 

뻔한 이야기이지만 이준회장 측근에는 예스맨뿐이 없었을것이다. 구조벽도 없고 기둥역시 기존설계보다 줄여서 설계하고 구조 프레임자체도 존재하지 않는다. 게다가 돈을 더 벌기 위해 설계하중이 반영되지 않는 상태에서 증축하고 그 무거운 대형에어컨을 옥상에 올려놓는 멍청한 짓까지 한다. 에어컨이 설치된 위치를 보면 알겠지만 하중분산따위는 염두에 두지 않는듯 하다.

 

그쪽에 하중을 버틸수 있는 기둥을 집중한것도 아닌데 무슨 베짱으로 그렇게 대형에어콘을 밀집해서 설치했는지 궁금하기까지 하다.

 

 

실무자에게 책임을 물을수 있을까?

 

당시 사고 전에 경비원이나 관계자들 몇명이 백화점의 실무책임자들에게 건물의 균열을 말했다고 한다. 누가 말을 하던간에 그 백화점의 영업을 중단할만한 베짱있는 사람은 그때도 없고 지금도 없다. 혹시 있을지 모를 리스크를 당당하게 알리고 자신의 입지를 위태하게 할만한 사람은 드물다.

 

누가 그자리에 있더라도 삼풍백화점의 붕괴를 막을 수 있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것이라는 것이 나의 판단이다. 남자 여자를 떠나 진급하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할 자세가 되어 있고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 어느정도의 불의와도 협상할 자세가 되어 있다. 이런 사회분위기속에서 제2, 3의 삼풍 백화점 붕괴를 막을 수 있을까?

 

우리가 남이가라는 말이 한국사회의 전반을 장악하고 있다.

합리성이 반영된 인맥과 지연은 누가 머라하겠는가.

대부분 한국에서는 인맥과 지연, 학맥에 합리성은 상당히 결여되어 있다.  

 

일때문에 주변에 빌라 건물들을 돌아다니는 경우가 많은데 지은지 불과 2~3년밖에 안된 건물이 10년된것처럼 느껴질때가 많다. 고풍스러워서가 아니라 그만큼 날림공사를 하고 빨리 임대를 하려는 건축업자와 집주인과의 경우만 보더라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관을 사회는 안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다행히 지어진지 25년된 삼풍그룹의 작품 삼풍아파트는 아직 건재하다.

 

 

 

스토리텔링 창업 (지민식객)

		스토리텔링 창업 최홍대,이선미 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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