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왕 랄프는 그다지 기대를 하지 않고 본 영화이다. 아주 옛날에 기억도 나지 않을만큼의 과거에 해봤던 그런 게임이 바로 랄프이기 때문이다. 평범한 UI 그리고 평범한 게임방식이지만 적과 아군이 명확하고 선과 악이 명확하게 표현되었던 그시대의 그게임 랄프가 애니메이션으로 다시 탄생하는것을 보면 헐리우드의 소재개발능력은 인정할만 하다.
어찌보면 랄프는 과거를 상징하는 캐릭터일지 모른다. 아날로그 액션에 아날로그적인 노가다를 해야 게임의 점수를 확보할수 있었던 그시절..물론 지금도 카톡게임들을 보면 돈이 없다면 엄청나게 노가다를 해야 한다.
악역은 정말로 악역이 아니다.
랄프는 만들어진 악역이다. 자신이 하고 싶어서 한것도 아니고 게임 제작자가 만들어놓은 현실에 맞춰서 살뿐이다. 마음만은 착하지만 설정에 따라서 랄프는 무조건 부수기만 할 수 밖에 없다. 게임이 그러니까..혹은 현실이 그러니까..랄프는 순응할 수 밖에 없는것이다.
기성 권력에 대항하다.
랄프는 나쁜놈 같지만 착한놈이라는것이 이 애니메이션의 설정이다. 그런데 그건 권력을 가지고 있는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설정이다. 악역을 하고 싶지 않아도 악역을 해야 하며 하기싫어도 소비자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 현실과 맞서려고 했지만 결국 자신 스스로 만족하고 다시 현실에 맞춰서 살아야 되는 랄프를 보면서 어찌보면 무력한 서민의 삶을 대변하는 느낌이 든다.
오래된것과 새로운 세상
오래된것은 결국 지워버려야 되는 대상 그리고 새로운것은 무조건 좋은것이라는것은 대부분 대중이 생각하는 현실이다. 새로운것 그리고 새롭게 나오는것이 좋은것은 사실이지만 오래된것이 가지는 가치는 또다른 가치이다. 새것이 무조건적으로 오래된것의 가치를 넘어설수는 없다. 랄프는 구시대의 게임 캐릭터이고 인기를 얻는 다른 게임들은 새로운 게임들이다. 지은지 20년만 좀 넘으면 재건축을 논하는 우리 사회가 과연 건강할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ㅣ.
사회의 부적응자는 버리자
영화에서 랄프와 손잡은 캐릭터는 어찌보면 사회의 부적응자이다. 무언가 좀 모자르고 게임속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지만 꿈을 가지고 있다. 그 게임속의 지배자는 부적응자는 무조건 버리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들만의 그룹에 들어가지 못하면 무조건 낙오되는 현실에서 사회의 부적응자가 설자리는 점점 좁아져 간다.
현실을 제대로 까발린 영화라고 볼수는 없지만 적어도 메시지는 전달한 영화인듯 하다. 아이들은 좋아할만한 컨셉이 숨겨져 있어서 같이 보기에도 적당하고..성인이 보기에도 의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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