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1000)/영화평(스릴러)

공모자들, 죽어야 인정받는 그들의 가치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2. 8. 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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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거의 100%에 가깝게 자신의 생만큼 살고 싶어한다. 죽고 싶다는 말은 적어도 자신의 유전자의 진실에 반하는 거짓말이다. 그러나 기술이 발전하면서 다른사람의 장기를 통해 생명 연장의 꿈이 현실화되면서 크고 작은 부작용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중에 가장 왜곡된 시장이 장기밀매시장이다. 생명연장을 하고 싶은 수요는 많고 합법적인 공급은 부족하니 그만한 갭만큼의 불법시장이 창조되는 것이다.

 

모든 장기가 가격으로 매겨진다지만 영화에서 주장하는것만큼 비싸지 않다는것이 정설이다. 심장 8억, 간 4억, 신장 3억 5천정도까지 거래되지는 않겠지만 적지 않은 금액에 거래되는것은 사실이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을 해서 만든 작품이다. 몇년전에 한 신혼 부부가 중국 여행 중 아내가 납치 당했는데 두 달 후, 장기가 모두 사라진 채 발견되었다는 기사가 바로 그것이다.

 

흔적이 사라진 사람

 

영화에서 모든 흔적이 사라진 아내 채희로 설정을 하는데 한정된 공간에서 사람이 사라지고 아무도 인정하지 않는다는 컨셉은 이미 조디포스터 주연의 플라이트 플랜에서 이미 사용된 바 있다. 중국 하이웨이행 여행에 오른 상호와 채희는 즐거운 순간을 만끽하는것은 잠시 아내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게다가 여행 중 아내와 함께 찍은 사진도, 아내의 물건도 모두 사라진 것! 게다가 탑승객 명단에조차 아내의 이름이 없다.

장기밀매의 현장에서 생계형 악인으로 등장하는 임창정은 나름의 고뇌하는 악역의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작업을 지시하는 현장총책, 장기를 적출하는 출장외과의, 운반책 등 각 분야의 베테랑들로 구성된 이들은 타깃을 설정하고 작업에 착수, 완료하기까지 철저히 조직적으로 움직인다.

 

 

장기밀매는 필요악인가?

 

장기이식이 절실한 환자, 합법적인 장기 공급의 절대적 부족은 반드시 장기밀매시장을 만들게 되는것인가? 생각해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래살기를 바란다면 그 갭을 사람의 장기가 메울수 밖에 없는것인가? 게다가 이 밀매가 반드시 다른사람의 생명을 담보로 한다면 그것역시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것이다. 물론 누군가는 한명이 희생해서 여러명이 살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가치가 있는것이 아닌가라고 말할수도 있지만 셩명은 숫자의 크기로 결정되는것이 아니다.

 

 

연기변신은 무죄

 

한국의 현재 코미디 배우로 적당한 흥행을 담보하는 배우는 임창정과 차태현이 있다. 그중에 임창정은 장기밀매 조직의 현장총책이자 업계 최고의 실력자 ‘영규’ 캐릭터로 변신을 꾀했다. 여기에 순애보 캐릭터를 구축해온 최다니엘, 의사로서의 소명을 저버리고 장기적출에 가담, 밑바닥까지 타락한 출장전문 외과의로 오달수가 연기변신에 가담했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어둡고 우울한 분위기가 끝까지 이어진다. 장기밀매를 깊이 있게 다루려고 그랬는지 19금 스릴러의 무게감은 끝까지 잘 이어져 간다. 악마를 보았다의 느낌정도의 우울한 느낌은 아니지만 불편하다.

 

 

우리사회의 사회고발 영화

 

인신매매와 더불어 불법 장기밀매는 수십년을 이어온 어두운 직업군이다. 임창정이 가진 양면성은 영화에서 메인을 관통하고 있으면서도 나름 따뜻한 그의 결정에 박수를 보낼수 없음이 영화의 불편한 진실이다. 당장 역전이나 터미널의 화장실만 가더라도 만나볼 수 있는 장기밀매 광고지를 보면서 우리는 돈이된다면 무엇이든지 할 자세가 된 사람들인가라고 반문해보고 싶다.

 

다른사람의 가치나 심지어 생명까지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우리지역 땅값도 올려놓겠다는 국회의원들의 공약, 임대아파트와의 공존을 막는 지역주민, 모두가 크고 작은 이기심을 부추기기도 하고 동조하기도 한다. 나만 피해보지 않으면 된다는 세상에서 공모자들같이 이득을 위해 공모하는 사람들을 줄이는것은 쉽지 않을것이다. 당신의 장기는 안녕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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