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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을 스타로 만들어준 발판 '내일은 사랑'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2. 7. 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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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X세대라고 불리웠던 이들이나 90학번에서 95학번 사이를 다녔던 사람들은 내일은 사랑이 보여주는 풋풋한 대학생활의 낭만을 기억한다. 소수로 이루어진 이들 그룹을 보면서 대학은 저렇게 재미있게 다닐수 있는거구나 혹은 나도 대학가면 저렇게 생활할수 있을까?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내일은 사랑은 1992년 11월 10일부터 1994년 10월 25일까지 방영된 드라마로 1회부터 103회까지 방영되었다. 다양한 캐릭터의 적당한 조합, 그리고 재미난 에피소드와 손발이 오그라들것 같은 상황설정까지 지금의 신사의 품격보다 훨씬 재미있게 느껴졌던 드라마이다.

 

지금 대학에서의 낭만은 없다.

 

내가 대학을 다닐때만 해도 운동동아리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형태의 동아리가 대학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각종 운동동아리를 비롯하여 스펙쌓기나 취업과 관련이 없으면 대부분 없어진 상태이다. 너보다 스펙좋은 나만 존재할뿐 우리라는것은 없어진듯 하다. 내일은 사랑에서 이병헌을 주축으로 이루어진 이들 동아리는 철학적이면서도 문학적이고 나름 토론도 하는 동아리로 나온다.

 

 

신범수(이병헌) = 건축과 91학번

 

지금도 그렇지만 작가나 일반 사람들은 건축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듯 하다. 신사의 품격에서 장동건의 직업도 그렇고 건축학개론에서 남자 주인공의 졸업과 역시 건축이고 내일은 사랑에서 주인공도 역시 건축과이다. 솔직히 건축과 출신들 대부분 화려하지 않고 특유의 모던함과 자연스러움의 대명사 노출콘크리트를 대유행 시킨 안도타다오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

 

아무튼 신범수는 이 드라마에서 주축이면서 철학적인 감성과 더불어 폭이 넓은 지식 그리고 부드러운 리더로서의 느낌과 유머감각으로 드라마에서 메인으로 굳건한 인상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은 헐리우드에서 손도장도 찍고 여러영화출연으로 너무 커버린 그지만 이때만 해도 때(?)가 덜묻은 풋풋함이 브라운관에서 보기좋게 그려진다.

 

 

김미리(이경심) = 국문과 91학번
 

차헌성의 트랜드마크였던 미리미리김미리를 안착시켰던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드라마에서는 시종일관 중심을 유지하면서 어머니가 운영하는 분식점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친구들을 도왔던 캐릭터로 등장한다. 당시 나름 볼륨감있는 몸매덕분에 살짝 남심을 흔드는 베이글녀의 원초적인 모습도 보여준다.

 

 

지금부터 20년전에 첫방이였던 나비짱짱, 범나비짱짱이라는 1화의 일부분이다. 정말 풋풋했던 당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기대감이 만땅이였던 조금더 젊은날의 기억이다.

 

 

 

황진선(김현아-김정난) = 의상학과 91학번

 

지금은 신사의 품격에서 부동산업계의 나름 큰손으로 등장하는 노련함을 보여주고 있지만 이때만 해도 신범수를 무척이나 좋아했던 나름 깔끔한 캐릭터로 등장한다. 막 들이대는 성격탓에 다른친구들과도 상당히 많은 트러블을 일으켰지만 뒷끝없는 성격덕분에 드라마에 활력을 주는 캐릭터이다.

 

 

캐릭터의 균형을 잘 맞추었었던 내일은 사랑은 리더가 될만한 유머감각의 신범수를 비롯하여 덜렁거리는 차헌성과 공부벌레 박성일을 비롯하여 전반적으로 분위기를 가라앉혀주는 김미리와 황진성, 그리고 러브라인을 연결해주는 한혜빈과 유현경까지 지금도 다시 보고 싶은 추억의 드라마로 뇌리속에 깊숙히 자리잡은듯 하다.

 

 

박성일(이지형) = 경영학과 91학번

일편단심 민들레로 황진선을 쫓아다녔던 캐릭터로 차분하면서도 전체적으로 치우치지 않게 해주는 인물이다. 다른이들과 달리 학점을 중요시하면서 대학생활은 노는것이 전부는 아니다라는것을 보여주는 살짝은 재미없는(?) 인물로 주변에서 발견할 수 있었던 캐릭터중 하나...

 

 

 

 

차헌성(김정균) = 경영학과 91학번

가장 무대포적인 캐릭터로 내일걱정은 오늘하지 말고 오늘일은 내일로 미루자는 대표적인 감초역할로 시종일관 즐겁게 보이는 성격탓에 드라마에 재미를 더해준다. 박성일과 단짝으로 같은 집에 얹혀살면서 외상이란 무엇인가를 잘 보여주었던 캐릭터.

 

요즘에는 거의 대학가에서 외상을 찾아볼수는 없는것 같다. 학생들도 많이 안하긴 하지만 대부분 대학가에 위치한 호프집이나 음식점 주인들도 그만큼 학생들과의 유대감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돈이 없어 외상하고 술마셨던 기억이 생생한데...ㅎㅎ

 

 

유현경(고소영) = 국문과 91학번

 

지금은 장동건의 그녀가 되어버린 고소영은 드라마 초반에서 신범수의 짝으로 나온다. 말그대로 차분하면서도 풋풋한 이미지의 그녀가 하이틴 드라마에서 어떻게 자리잡는지 보여주고 있지만 너무 내숭떠는 이미지 탓인지 개인적인 스케줄의 문제인지는 몰라도 얼마 지나지 않아 하차한다.

 

 

이때에도 메마른 현실이라고 가사에 쓰는것으로 봐서 이때도 힘든것은 힘들었나 보다. 때로는 슬프고 힘들다 하여도 견딜수 있는건 사랑때문이란건..ㅎ..이런 여행은 지금은 언제해볼지 모르겠지만 이때의 뮤직비디오 정말 촌스럽지만 재미있다.


 

 

한혜빈(박소현) = 국문과 93학번

발레리나의 길을 접고 연기자로 나선 박소현이 처음 한 작품이였던것으로 기억한다. 신범수와 가장 오래가는 연인으로 등장하는데 차분하면서도 목이 길어서 슬픈 청순녀의 바로 그것이였던것 같다. 이화여대 무용과를 졸업하는 그녀는 직업무용수의 길을 걷지 않고 연기를 시작한것이 이때이다.

 

내일은 사랑은 아날로그적인 생활과 디지털적인 생활의 과도기에 있었던 드라마라는 기억이 든다. 이 당시만 해도 개인적인 컴퓨터를 가지는것은 그나마 여유가 되는 가정들만 가능했고 프로그래밍도 베이직, 포트란, 코볼등의 특정분야의 사람들만 쓰는것이였다.

 

장미가 미소를 지을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했던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면 세상이 너무 각박하게 변해가는것은 아닌지 생각해볼일이다. 대학이 타이틀 장사에 매달리고 학생들은 스펙쌓기로 줄세우기를 하면 철학이나 인문학같은 필요한 학문부터 다양한 색깔을 가지고 있는 동아리까지 설자리를 잃어버리게 된다. 언젠가는 다시 회귀하게 되겠지만 책장속에 고이 모셔둔 옛기억같은 드라마 '내일은 사랑'을 다시 정리해보니 재미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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