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제라블이라는 영화가 주는 매력은 세계 4대 뮤지컬이라는 백그라운드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장에서 보는듯한 느낌이 아니라는것이 좀 아쉽기는 하지만 배우들이 립싱크가 아닌 현장 라이브로 연기를 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느낌이 물씬 묻어 나온다.
역사속에서 정부가 국민을 위해서 존재했던적은 그다지 많지 않은것 같다. 깨어있고 자신의 권리를 찾을만큼 충분히 영리한 국민에게는 권리를 인정해주지만 배우지 못했다던가 자신의 권리를 찾을만큼 똑똑하지 못하다면 눈을 감는것이 우리의 정부일지도 모른다. 19세기의 프랑스는 역사의 격변기를 겪으면서 시민들의 삶을 피폐해져갔다. 과부가 된 누이의 자식을 먹이려고 빵 하나를 훔쳤다가 19년형을 살고 사회에서 매장당한 장발장은 지금도 유효해보인다.
현대의 장발장들
요 근래 들어 생계형 범죄가 급증하였다는 기사를 쉽지 않게 접할 수 있다. 몇 천원짜리 냉동 식품을 훔쳤다가 구속된 주부가 있는 반면에 벤츠 여검사는 무죄로 풀려난다. 정분의 표시라는 말도 안되는 판결결과를 보면서 책에서나 보던 장발장이 지금도 유효한것을 보면 씁쓸하기까지 하다.
나의 문제가 아닌 당신의 문제
먹고 살기 힘들어 항쟁에 나선 시민군을 군인들이 잔인하게 유린하지만 이웃들은 외면한다. 언젠가는 자신에게 부메랑처럼 돌아오겠지만 투표에 신경쓰지 않는 우리의 이웃들과 유사해보이지 않은가? 투표권을 가지고 있는 유권자들은 잠자지 않는다라는것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정치인들은 국민을 속인다.
힘없는 여성이였던 미혼모 판틴은 공장에서 해고된 후에 자신의 몸을 팔아서 생계를 유지하는것외에 방법이 없다.
누군가의 등을 쳐야 성공한다?
레미제라블에서 떼나르디에 부부는 사기를 쳐서 돈을 버는 인물들이다. 얼마전 고등학교 동창 모임에 나가서 느낀점은 요즘에 성공하려면 누군가의 등을 쳐야 가능하다고 대부분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 가지 사례로 아는 지인이 팬션사업을 하는데 1년에 3,000원만 내면 1박이 가능한 형태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것이다. 이건 다단계사업의 다른 형태지만 그럴듯해 보인다는것이 정말 우울하게 느껴진다.
영화에서는 떼나르디에 부부는 10년을 못가 결국 빌어먹는 처지에 위치하긴 했지만 못먹고 못사는 다른 서민들에 비해서는 잘살고 있다.
21세기의 장발장은 없어져야 한다.
18대 대선에서 당선자는 박근혜 후보가 되었다. 누구는 그런말을 한다. 이제는 조중동을 구독하고 새누리당에 입당해서 당원활동을 해야 될것 같다고 말이다. 2030세대보다 5060세대의 결집력이 더 높았다는 사실을 보면서 연륜이 그냥 나온말이 아닌듯 하다.
마치 광주의 518을 연상시키는 시민군의 반란은 결국 허공에 소리지르면서 끝나게 된다. 프랑스의 국기와 혁명정부 당시의 프랑스 국기는 자유, 평등, 박애를 상징하지만 그렇지 못했던 프랑스의 역사적인 현실속에 한국현실의 씁쓸함이 투영되어 보인다.
영화는 다소..길게 느껴지고 노래는 너무 많이 들어가지 않았나 생각하게 한다. 그렇지만 장발장이 주는 카타르시스는 작지 않은편이다. 빵 하나를 훔쳐서 감옥에 가서 19년을 옥살이를 하고 시장에서 도망자까지 추락한 장발장, 장발장을 변화시킨 미리엘주교, 신념에 의해 살았지만 신념이 문제였던 자베르 경감, 젊은이의 오해를 가지고 있었던 마리우스, 순수한 영혼의 상징 코제트까지 대중적인 소설이 가지고 있는 매력은 모두 가지고 있던 장발장은 의미있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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