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크루즈가 락을 한다고 하면 이해가 가는가? 끝없는 연기변신을 통해 관객들에게 돌아오는것이 배우인듯 하다. 말도 안되는 영역에 발을 넓히는 박진영같은 캐릭터 말고 말이다. 개인적인 사생활이나 종교관념은 사적인 영역에 남겨놓고 본다면 매우 성공적인 인생을 살고 있는것이 바로 톰 크루즈인듯 하다.
락이 정말 최고였던때가 있었다. 소리치고 열광하면서 세상의 모든 근심을 잊어버릴수 있을때가 있었건만 지금은 모든것이 만들어지고 포장된 음악이다. 철저하게 계획된 안무를 통해 팬을 모으고 계산된 행동을 통해 자신의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시대에 락 오브 에이지 같은 영화가 반가울수 밖에 없다.
영화는 가수의 꿈을 안고 오디션을 위해 할리우드에 온 쉐리와 당대 최고의 락클럽 '버번룸'에서 일하는 가수 지망생 드류는 처음 본 순간 사랑에 빠지면서 시작한다. 여기에 주변인물인 버버룸의 사장, 락은 악이라고 생각하는 시장부인, 락의 전설 스테이시 잭스가 동시대의 꿈이 무엇인지 잘 보여주고 있다.
영화는 1987년이 배경
1987년의 한국도 격동의 시대였다. 아시안게임, 88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유치하면서 세계경제의 무대에 전면적으로 등장하던 때였다. 그리고 학생데모도 많이 있던때였지만 낭만이 살아있고 본조비, 익스트림, 미스터빅, 트위스티드 시스터, 저니, 알이오 스피드 웨건, 포이즌 등 80년대를 풍미했던 록밴드들이 부른 30여곡의 히트곡들이 우리의 귀를 즐겁게 하던때였다. 그리고 이때는 팝이 전성이 시작되던때였는데 1986년에 프로젝트 앨범을 내고 데뷔한 뉴 키즈 온 더 블록이 아이돌 팝의 세대를 연 해이기도 하다.
정말 원하는것이 무엇인가?
락의 시대는 낭만의 시대이면서 정열의 시대였다. 지금 한국은 아이돌의 시대이지만 락의 시대만큼의 낭만같은것은 없다. 그냥 아이돌 팀들이 춤추고 정열은 조금 부족할지라도 정제된 음악에 만족하면서 살고 있다. 락 오브 에이지를 보면 같이 즐기는것이 무엇인지 잘 보여주고 있다. 우린 아이돌의 음악을 들으면서 빠르게 소모되가는 음악을 즐기면서 살고 있다. 1위가 1주일 이상을 가기 힘들만큼 경쟁이 심하다고는 하지만 심금을 울리지 못하는 음악을 만들면서 오래 유지되길 바란다면 그것은 욕심일것이다.
노래면 노래 연기면 연기
이 영화 한편으로 대중적인 뮤지컬을 감상한 느낌이다. 물론 맘마미아가 가진 폭넓은 대중성에 비하면 조금 협소한 개념이지만 그래도 즐겁다. 현장감있는 뮤지컬의 장점은 배우와 같이 호흡한다는 점이겠지만 뮤지컬 뮤비는 누구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관람할 수 있고 배우들의 표현도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성공이라는 관점으로 본다면 스테이시 잭스는 성공했지만 행복한 성공관점이라면 스테이시 잭스는 성공이 아니라고 볼수도 있다.
영화는 사랑없는 성공없다고 말하면서 사랑있는 실패는 없다라고 말하고 있다. 결국 남는것은 사람이라는것을 강조하고 싶었던것일까? 락커로 변모한 톰 크루즈를 보면서 대단하다..저정도 연기변신이 가능한 배우가 있다는것을 보면서 헐리우드가 가진 힘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락은 자유롭기에 악이다?
케서린 제타 존스가 맡았던 캐릭터 시장부인은 락은 악이라고 말하고 있다. 영화를 보고나면 왜 락이 악인지 이유를 알 수 있겠지만 보수층은 가지고 있는 보수적인 관념이 무엇인지 리얼하게 보여준다. 특히 기독교도가 가진 보수성은 한국도 그냥 지나칠수 없을만큼 고정적이다. 그당시 한국상황도 더 나뻤다. 락을 한다고 하면 도시락을 싸들고 다니면서 말리고 락을 듣는다고 하면 부모들이 그냥 덮어놓고 싫어할때이다. 이시대의 부모님들은 이제 60대가 훌쩍 넘겼지만 락에 대한 당시 인식은 그대로 가지고 있을것이다.
배우들의 음악성은 있었으나
나름 주인공인 줄링네 허프와 디에고 보네타는 가수로 활동했을만큼의 음악성을 가지고 있는 배우들이지만 연기로서는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한것이 조금 아쉽기는 하다. 워낙 쟁쟁한 인물들이 조연으로 나온 덕분인지 이들에게는 시선이 잘 가지 않았다고 할라나..그래도 여자배우도 그렇고 남자배우의 연기도 괜찮은 수준이다. 워낙 다른 배우들의 연기가 잘 녹아들어서 그렇지..
애니웨이 유 원트 잇 (Anyway You Want it)은 7, 80년대 젊은이들의 우상이였던 저니의 히트곡으로 원하는 대로, 필요한 대로, 마음대로 해준다는 노래 가사와 영화속 상황은 정확하게 일치하는 느낌이다. 정말 리듬과 젊음의 열기가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극장에서 만나는 콘서트장면은 정말 여유롭다. 락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려주고 있어서 그런지 때론 톰 크루즈가 윤도현보다 더 락커같다.
성공하는 삶에는 외로움은 없다.
돈이 세상에 모든것이라고 이야기하지만 돈뒤에 허망함이 남게 하는것은 바로 외로움인듯 하다. 영화에서는 상황상황에 딱 들어맞는 노래와 스토리가 있어서 보는 즐거움이 있다. 게다가 나름 빵빵 터지는 코미디 요소까지 있어서 웃고 즐기다가 끝나는 느낌도 드는데 역시 명불허전의 배우들이 뒤에 든든히 버티고 있어서 그랬던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이 영화가 도둑들과 다크나이트 라이즈가 모든 극장을 장악하고 있어서 만나기는 쉽지 않다. 대전에서도 몇타임 상영하지 않고 있다. 대중들의 다양성은 무시한채 한쪽으로 몰아가는 우리네 대형 배급사나 기획사가 난무하는 현실에서 감성적이 될 수 있는 영화를 만나는것이 쉽지 않은것은 정말 기분 나쁜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만나본다면 정말 시원하게 과거의 향수를 기억하게 할 수 있다. 그리고 지금의 10대에서 20대들은 잠시나마 나가수가 인기가 끌었는지 이유를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영화의 끝부분을 보면 주인공인 남자배우가 팝 아이돌로 데뷔하는 장면이 있는데 정말 웃기다. 마치 그당시에 데뷔했던 뉴 키즈 온더 블럭이 연상된것은 왜일까? 지금은 익숙해진 짜여진 안무와 립싱크를 하면서 부르는 그룹들이 그당시에는 얼마나 웃기게 보였을까? 우리들은 음악하는 사람을 바라는것이 아니라 쇼하는 사람을 바라는듯 하다. 잘짜여진 안무와 대중적으로 금새 파고들지만 금방 식상해지는 음악으로 셋팅된 떼거지 아이돌의 쇼를 바라보면서 영웅화시키고 있다. 요즘 사람들은 내일 포스팅될 책 라디오 헤드로 철학하기 같은 책들을 읽으면서 조금더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기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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