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자식만큼 서로와의 생각을 이해하기 힘든관계도 없는듯 하다. 부모는 자신이 살아온 세월만큼 자식에게 올바른 방향을 인도한다고 생각하지만 그 세월을 겪어본적이 없는 자식은 그 생각을 이해하는것은 정말 쉽지 않은일이다. 자식역시 자신만의 주관이 있지만 부모가 가진 가치관 혹은 왜곡된 관념에 의해 끌려다니는 느낌을 배제할수가 없다.
영화 메리다와 마법의 숲에서 메리다는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서 공주수업을 받게 된다. 메리다는 왕인 아버지의 성격을 물려받아서 자유분방하고 자신의 의지로 운명을 개척하기 바라지만 어머니는 자신이 생각한 방향으로 이끌기를 원한다. 우아한 삶을 살길 바라는 왕비와 자신의 의지대로 살길 바라는 메리다와의 충돌이 바로 이 영화가 가진 갈등의 시작이다.
자식은 소유물이 아니다.
자신이 지금까지 만들어온 가치관과 인생관이 전부는 아니지만 가장 올바른길이라고 오해를 하는 경향이 있다. 게다가 자식을 위한 행동이라고 이끌어주는 모든 행위들의 틀릴가능성에 대해서는 모두 베재한다. 여기서 더 큰문제는 자식을 위해 공부를 시키고 좋은 대학에 보내는것을 최우선의 목표로 삼는데 대다수는 자신이 못이룬꿈이나 자신의 길을 그대로 가길 바라는 입장에서 그러는 경우가 많다. 이 영화에서 엘리노어 왕비는 그녀를 자신이 생각하는 우아하고 아름다운 공주로 만들기 위해 노력을 했지만 메리다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은것은 아니다.
부모가 바뀌면 좋겠다는 생각
누구나 어렸을때에 친구의 부모님을 동경한적이 있을것이다. 때론 덜 엄격한 모습이나 자상하고 혹은 돈이 많아서 내가 하고 싶은것을 해주는것을 보면서 우리부모님도 저랬으면 하는 어린생각을 해본 기억이 난다. 영화속에서 메리다 역시 자신을 옥죄는 어머니를 보면서 어떠한 방식으로든지간에 왕비가 바뀌었으면 하는 간절한 생각을 하게 된다.
마법할머니를 만나게 되면서 그 꿈은 현실이 되는데 현실이 전혀 예상못한 방향으로 흘러 왕비는 곰으로 변하게 된다. 황당하다고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누구나 생각해봄직한 스토리가 담겨 있다. 조금의 생각만 바뀌길 바랬는데 불구하고 곰으로 바뀌면서 메리다가 상상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운명은 생각한대로 바뀐다.
꼬불꼬불한 머리의 메리다는 자유분방하고 아직은 결혼을 생각하기 싫은 소녀이자 꿈이 많은 아이이다. 전체적으로 이 애니메이션을 감상할 연령대가 낮아진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이 영화가 주려는 메시지는 명확한편이다. 게다가 부모가 정해주는 운명에서 벗어나려는 메리다와 자식을 위해 최고의 길이라고 생각하는 왕비와의 갈등은 현실의 우리가 겪고 있는 갈등과 유사하다.
지금의 부모들의 영향력은 자식의 운명을 결정지을정도로 엄청난 영향력이 있다. 20대 초반이라 하더라도 그때까지의 인생이 이후의 인생의 큰 물길을 형성한다고 생각하면 운명의 가장 큰 영향력은 부모에게서 나온다고 봐도 무방하다. 게다가 한국의 부모들중에 특히 어머니의 경우 엄청난 애정(?)으로 자식의 운명에 적극적으로 개입을 한다. 유럽이나 미국의 부모들이 조언자 혹은 멘토정도의 역할에 머물러 있는것을 생각하면 아쉬운부분이다. 원치는 않았지만 부모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자신의 운명을 적극적으로 그려나간 인물이 스티븐 잡스같은 인물이다.
인간은 미완성의 존재
사람은 끊임없이 배우고 끊임없이 자기성찰을 해야 하지만 우리는 부모의 입장이 되면서 모든것을 다 알았다는 착각속에 빠지는 경향이 있다. 자식을 위해 희생한다는 마음가짐만으로 사람이 성숙된것은 아니다. 사회전체로 봤을때의 균형감각과 이시대가 어떻게 나아갈지에 대한 거시적인 관점은 상관없다는 식으로 살아간다.
영화는 액션과 가족간의 사랑을 담고 있어서 전체적인 균형이 잘 맞는듯한 느낌이다. 마법의 숲에서 자신을 운명의 길로 이끌어주던 도깨비불이 무척이나 부러운 사람도 있을수는 있을것이다. 픽사의 매력은 자직까지 유효하다. 그러나 부모와 자식간의 이야기를 담은 메리다와 마법의 숲을 그린 픽사의 창시자가 스티븐 잡스라는것이 아이러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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