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인간이 이렇게 아름답게 그려질수 있다는것은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역량이라는 느낌이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와 썸머 워즈를 보더라도 비현실적인 그림을 그려왔던 감독은 이 영화에서는 상당히 현실적이다. 늑대인간의 등장은 비현실적이긴 하지만 절대로 현실적인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여자 대학생이 늑대인간을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고 결국 그들 사이에서 낳은 아이는 유키와 아메이지만 이들은 늑대인간의 아이 바로 늑대아이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생각나는것은 정글북이라는 책에서 인간세상보다 정글을 좋아하는 모글리이다. 자신의 감정을 잘 조절하지 못하는 늑대아이는 유키와 아메는 늑대와 인간사이를 왔다갔다한다. 특히 이들의 자유를 가지고 세상을 질주하는 모습은 확 트인느낌과 함께 역동적이다.
소녀에서 엄마로 가는 길
소녀에서 엄마로 가는길은 결코 녹녹치 않다. 첫사랑은 달콤하고 풋풋하지만 이내 현실을 만난 엄마는 육아에서 자유로울수 없지만 육아를 통해 성장하게 된다. 보통 늑대인간이라고 하면 보름달이 뜨면 괴물로 변해버리는 설정 투성이지만 이 영화는 현실이 담겨져 있다.
우린 모두 늑대아이를 키운다
늑대아이에서 설정된 아이는 이성도 자주 잃고 변덕스러우면서도 자신의 마음대로 행동한다. 신나게 놀고 주변상황과 상관없이 잠을 자고 자신이 가지고 싶은것은 모두 가지고 싶어하는 욕심장이도 된다. 영화는 우리 아이들을 키우는것이 이처럼 녹녹치 않다는것을 보여주고 있다. 늑대아이라는 비현실적인 이야기같지만 모두가 느끼는 고단한 육아이야기와 성장스토리가 담겨져 있다.
태어나서 다른사람과 어울리는것을 처음 배우는 아이들은 학교에 들어가면서 처음으로 시험무대에 올라서게 된다. 혼자살것인가? 아니면 어울려 살수 있을것인가? 이것은 부모의 교육관념에 의해서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이는 결국 성년이 되어서도 바뀌지 않는 틀을 형성한다.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거장사이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이라고 하면 지브리와 가니낙스를 꼽기도 하지만 그 사이 니치마켓에 호소다 마모루가 존재한다. 누구보다도 힘들게 싱글맘의 역할을 자처하면서 아이를 키우는 모습에서 잔잔한 감동이 밀려온다. 늑대라는 공포스러운 맹수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게 하는 감독의 의도는 100%에 가까운 몰입감을 주고 있다. 이 영화는 엄마와 아이들이 같이 본다면 충분히 감동을 받을만한 장면이 적잖이 있어서 좋다.
너무 잔잔해서 아쉽다.
역동적인 애니메이션을 기대했던 관객들이라면 다소 이영화에서의 만족감은 떨어질수 있다. 감정과 소소한 일상 그리고 현실에 대한 부분은 충실히 표현했지만 추억과 애피소드외에는 다소 밋밋해보인다. 이 영화는 다이나믹함보다는 당신의 감정과 깊숙한곳에 숨겨놓은 감정에 호소를 하는 방식으로 꾸려나간다.
늑대와 현실감을 적절하게 믹싱한 늑대아이라는 영화는 남들과 다른아이는 이상하게 만들려는 사회에 일침을 놓는 느낌이다. 내 아이가 가진 장점을 부각시키고 단점을 포용하는게 필요하지만 하나의 잣대만으로 아이를 줄세우기를 하면 부모와 아이역시 불행해질수 있다.
우리사회가 아이를 키우면서 나아가야 할 방향과 자연에서 얻어야할 정서같은것을 주요 관점으로 본다면 이 영화가 주는 매력에 빠질수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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