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문객잔의 그리움을 안고 영화를 보았으나 중국판 인디아나존스의 흔적만을 가슴에 남기고 나온 느낌이 든다. 화려한 캐스팅과 나름 큰 규모의 스케일을 가지고 그렸으나 이도 저도 아닌 영화가 되어버렸다. 서극감독의 한계가 명확하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어떻게 보면 중국의 외곽은 무법천지였던 미국의 서부시대와 맞닿아 있다. 역시 쉴수 있는 객잔같은곳은 약탈자의 소굴이 되어 밤에는 온갖 사람들이 모여드는 알당의 소굴이 된다.
중국인들의 부패는 항상 존재했다.
G2라고 할만큼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중국이지만 부패는 아직도 끊나지 않은듯 하다. 영화 용문비갑 역시 부패를 다루고 있다. 동창과 서창이라는 나름 상호 견제를 하면서 조정을 제대로 운영하기를 바랬지만 청렴한 관리를 죽이고 오히려 부패한 관리는 살려놓는 부패한 기관으로 전락한다. 이러한 메시지를 조금더 강조했으면 좋으련만 처음만 살짝 메시지를 전달하더니 이내 엉뚱한 스토리로 이어져 간다.
보통 부패는 권력과 관력이 있다. 권력 관계가 존재하는 곳에는 비전형적 부패의 가능성이 늘 존재했다. 권력과 이익의 교환은 중국인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이치이다. 보통 '감시 없는 권력이야말로 부패의 근원'이라는 말이 있지만 과연 그럴까? 그런 논리라면 감시만 잘한다면 부패는 사라져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한국의 금융감독원이 과연 금융과 보험업계를 제대로 잘 감시하고 있다고 보는 사람은 드물다.
매력적인 캐릭터들이나 이상하게 믹싱된다.
부패를 잡으려는 이연걸 역의 주유안이나 과거 객잔의 주인이였던 주신, 서창의 도독 진곤, 첩자 장형여등까지 캐릭터의 구성으로 볼때는 괜찮은 배합이였다. 그러나 괜찮다고 느껴지는것은 영화초반뿐이였고 갑자기 이상한 방향으로 극전개가 시작되면서 영화의 방향을 종잡을수가 없게 되어버린다.
영화는 관행적 부패를 일삼던 동창을 일벌 백계하는것 같으면서 서창이 갑자기 등장해서 둘사이의 기관사이의 알력이 생기는것 같더니 뜬금없이 조정의 반역자들을 쫒아다니는 느낌이 든다. 중국의 문제는 짚지 못하면서 캐릭터만을 살리려니 한계가 명확해지는것 같다.
신용문객잔 + 보물찾기 + 부패척결?
부패라는 습관이 정착되는데에는 세 가지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첫번째, 국가 전체에 권력 지상주의가 만연해 있어야 한다.
두번째, 권력 매수의 풍토가 국민들의 공감을 얻어야 한다.
세번째, 전형적 부패로 이어지지 않는 권력 매수를 모두가 일상 행위로 여겨야 한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CG를 제외하고 액션은 괜찮은편이였다. 스토리는 없고 액션만 남아있다고 봐도 무방할듯 하다. 물론 끝부분에 나름의 반전을 준비해놓기는 했지만 그냥 인물적인 반전만 있었다. 홍콩영화의 르네상스를 꿈꾸면서 영화를 만든것 같으나 과거의 영광은 그냥 과거일뿐이다.
물론 이런 중국식 사극을 보고 싶었던 관객이나 이연걸의 무술을 다시 보고 싶었던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추천할만 하다. 나름 화려하면서 손에 땀을 주는 무협액션이 있었다는것이 그나마 만족할만한 일이였던것 같다. 무협이라는 세계관을 그리고 있고 액션배우들의 연기력도 괜찮았으나 목적을 잃어버리고 중국식 인디아나 존스만을 남기고 떠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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