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1000)/시사회를 가다

시체가 돌아왔다, 빈약한 그릇에 넘치는 웃음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2. 4. 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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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가 돌아왔다라는 이름의 제목은 호기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던것 같다. 그런데 그 영화의 제목만큼이나 주목받을만한 영화는 아닌듯 하다. 웃기긴 하고 즐길만한 영화이긴 했지만 전체적인 플롯의 부족함은 어쩔수 없었던것 같다. 이범수와 류승범의 연기는 넘쳤으나 무언가 오버되는 듯한 느낌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는 노력이 엿보였지만 아쉽다.

 

캐릭터는 명확하게 그 방향을 잡은것 같은 느낌이나 이성적이고 치밀한 연구원 현철과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동화와는 어느정도 궁합이 맞아 보이나 천부적인 사기꾼 진오의 등장은 이들사이의 험난한 여정을 보여주고 있다. 즉 영화의 개성이 살아나기 시작하는 순간이라고 보여진다.

 

개성파 배우의 믹싱

 

빈약한 그릇이지만 이것의 구멍을 메꾸는것은 연기자들의 연기력이였다. 진지한 캐릭터와 여자이지만 막가파식의 행동파 그리고 사기꾼이 합쳐지면서 이들을 중심으로 벌어지는일들이 유머가 넘치고 코믹으로 점철되기 시작한다. 이제 무게감으로 브라운관에서도 묵직한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는 이범수와 매번 비슷한 연기같지만 혼자 연기의 달인 류승범의 궁합은 그럭저럭 괜찮아 보인다. 약간은 이상한(?)성격에 다른 여배우와는 차별화의 길을 걷고 있는 김옥빈의 조합은 기대감을 가질만 하긴 하다.

 

 

현실만을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친다.

 

우리 대부분은 왜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벗어나고 싶을까? 그건 언론의 영향이 가장 큰듯하다. 그리고 포탈의 책임도 무시할수 없다. 자극적인 제목들 얼마에 가격이 올랐느니 어떤 주식투자자가 얼마를 벌었느니 중산층의 기준이 무엇이니 하는둥의 돈만을 가지고 잣재를 들이대는 우리네 언론이 바로 그 흉악범이다. 한 사람이 말하면 믿지를 않지만 주변사람들이 모두 돈만을 가지고 그사람의 생활수준에 잣대를 들이댈때 우리는 모두 그것에 자유로워질만큼 정신적인 완성도가 높지 않다.

 

영화 시체가 돌아왔다 역시 현실을 벗어나서 불가능한 현실에서 탈피를 꿈꾸고 있다. 현철과 동화의 동화 아버님 살리기 프로젝트나 칩을 찾아서 돈을 벌려는 악당이나 가장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진오 역시 현실탈피를 하려고 하는것이다.

 

특히 진오의 경우 인생의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서 보험사기를 펼치는것이나 친구에게 배신당하는것을 보면 우리네 인생은 돌고 돌면서 현실에서 챗바퀴돌듯이 살아가는것이 아닌가 생각해보게 한다.

 

 

 

전반적으로 난장판이 된 영화

 

영화는 시체를 두고 온통 이익을 노리는 사람들끼리의 난장판이다. 죽은 시체가 살아서 돌아왔다는 컨셉은 나름 흥미는 있었으나 전체적으로 산만하고 정신이 없다. 범죄드라마 장르를 표방하지만 범죄사기극의 치밀함도 없고 그냥 블랙 코미디로 전락해버렸다. 똘끼 충만한 류승범이 자유분방하게 뛰어다니면서 영화를 전반적으로 휘젓고 있다.

 

사고배상등으로 돈을 받아내려는 현절과 동화의 의도는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버리고 여기에 회장의 시체를 빼돌렸다고 생각한 순간 진오가 튀어나온다. 결국 시체가 있다고 뻥카로 거래를 하려고 하지만 국정원까지 가세하면서 사건은 묘하게 흘러간다. 그냥 뒤죽박죽이다.

 

범죄사기극이 아닌 똘끼 류승범 영화

 

영화는 시체를 두고 벌이는 범죄사기극이 아니라 류승범이라는 캐릭터가 영화의 전반을 장악하고 있다. 현철과 동화 진오가 합류하고 진오의 친구 회장일당들 어설픈 국정원, 사채업자의 군상들이 얽히고 섥히면서 전개들이 모호해지기 시작한다. 물론 류승범이 보여주는 표정이나 말투 그래고 능청맞은 행동들은 웃음과 주목을 끌긴 했지만 그것이 영화의 단점이 될지는 몰랐던것 같다.

 

영화는 킬링타임용 영화이다. 여기에 무슨 짜임새같은것을 기대하지 않고 그냥 캐릭터들의 연기를 보고 싶으신분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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