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1000)/영화평(스릴러)

'돈비 어프레이드' 짜임새 있는 잔혹동화의 탄생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1. 8. 3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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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비 어프레이드 어둠속의 속삭임은 공포의 강도를 상당히 제한한듯한 영화이다. 너무 피가 난무하지도 않고 공포심을 자극하기 위해서 시각적으로 과한 효과도 사용하지 않았다. 기예르모 델 토로 영화의 특징을 보면 상당히 기이한 느낌이 든다. 지금까지의 작품들을 보아도 일반인들의 모두 공감할만한 내용의 공포가 아닌 자신만의 분위기를 창출해낸다.

 

알지못하는 존재가 저택에 살고 있고 이곳에 가족이 정착하려고 찾아간다. 이혼한 아빠 알렉스(가이 피어스)와 여자친구 킴 (케이티 홈즈)와 딸 샐리(베일리 매디슨)가 저택에 들어오고 이곳에서 살기 위해 빅토리아 양식의 대저택을 개조한다. 흔히 그렇듯이 이런 대저택에는 항상 지하실이 있고 으스스한 분위기는 여전하다.

 

영화의 주된 무대가 된 저택은 1930년에 지어졌으면서도 고딕풍의 느낌을 물씬 풍기고 있다. 흔히 보여주었던 어두운 모습의 저택이라기보다 조금더 밝은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곳으로 아늑하기 까지 하다. 영화속에서는 몇가지 주목해서 봐야될 내용들이 있다. 엄마에게서 사랑을 받지 못했던 샐리가 느끼는 감정의 표현과 엄마가 되어가는 킴 그리고 일중독이지만 아버지의 자리를 지키려는 알렉스가 고군분투하는 내용들이다.

 

누군가에게 사랑받아야 하는 존재

 

영화에서 연기를 가장 잘하는 배우는 바로 딸역할의 베일리 매디슨이다. 연기력이 뒤떨어지지 않는 가이 피어스나 케이트 홈즈조차도 다소 평면적으로 보일만큼 베일리 매디슨의 연기는 상당한 수준에 근접하고있다. 엄마에게서 사랑을 받지 못했던 우울증과 더불어 ADHD때문에 약까지 복용을 하고 있다. 즉 어린이들이 자신의 불안한 감정을 실체화시키는데 어느정도의 조건을 만족하고 있는듯 하다.

 

 

이빨요정인가 괴물인가

 

한국에서는 이빨을 노리는 괴물이 아니라 상한 이빨을 가져가고 튼튼한 이빨을 주는 요정이라고 알고 있다. 물론 지민이 역시 이빨요정이 새이빨을 준다고 아직까지는 알고 있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이빨을 어디다가 쓰는지는 몰라도 꼭..필요한 괴물로 등장한다. 대개의 공포영화가 그렇듯이 어린아이가 하는말은 처음에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다. 우리는 실체로 보이지 않으면 믿지 않은 존재가 아닌가?

 

보통 요정들은 이빨만 가져가지만 이 영화에서의 이빨요정은 사람을 데려가려고 한다. 요정조차 두려워하는것이 있으니 바로 정이 넘치는 가정의 아이들이다. 혼자 남게 되는 사람들은 가장 상대하기가 편하다. 누군가와 엮여있지 않기 때문에 무너지기도 쉽고 유혹하기도 어렵지 않다. 특히 자존감이 만들어지지 않은 아이들의 경우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했다고 생각할때 이들의 유혹은 더 간절하게 다가오는듯 하다. 누군가의 약점을 기반으로 유혹하는것 역시 나쁜짓인가?

 

 

누군가를 믿어주는것

 

샐리가 고립되는것은 바로 누군가가 자신을 믿어주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생각하는것은 공상에 가깝고 허황된것이라고 생각하는것이 일반적인 어른들의 생각이고 영화에서도 샐리아빠역시 그런 사람들 가운데 하나일뿐이다. 자신이 만들어 놓은것에 대한 기대감 이런것이 샐리를 고립되게 한다.

 

믿어주는것은 생각보다 어려운일이다. 사람들은 너를 믿어라고 말하지만 정말 믿는다기보다는 내가 생각하는 기준 안에서 당신을 믿는다는것이 정확한 의미일지도 모른다. 어려운 상황에서 그 믿음이 가볍게 허물어지는것을 보면 믿는다는것이 생각보다 어렵다는것을 알 수 있다. 누구나 정말 좋은 상황과 좋은 조건에서는 모든사람을 믿을 수 있다. 사람과의 관계가 복잡하고 가장 믿을 수 있다는 가족조차도 자신의 안위에 위험이 닥치면 믿는다는것을 함부러 말할 수 없는듯 하다.

 

 

기괴한 상황에 놓여보고 싶은 사람들의 심리

 

평범하게 사는것도 어렵지만 평범하게 사는것만큼 지루한것이 없다는 사람도 많다. 127시간의 주인공도 그렇지만 모험을 즐기는 사람들은 평범이라는 자체를 싫어한다. 어찌보면 영화를 좋아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특징은 바로 대리만족을 통해 안전한 다른인생을 겪어보고 싶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한번 태어나면 몇가지 패턴의 삶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다른사람들의 삶을 대리만족하면서 살아보는 연예인들의 삶을 부러워하는것도 이때문일것이다. 돈비 어프레이드는 기괴한 잔혹동화이다. 피가 난무하는 영화는 아니지만 충분히 기괴함을 느낄수 있게 한다. 물론 동화에 가까운 부분과  가이 피어스나 케이티 홈즈의 연기가 다소 평면적인것이 아쉽긴 했지만 머 그럭저럭 색다른 공포를 느끼게 한다.

 

다른사람의 삶 부러워하는것은 인간의 근본적인 욕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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