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말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는것중에 하나가 신념과 믿음이라는 단어이다. 두가지는 항상 따라다니는 빛과 그림자같은 역할으로 어느 하나만 따로 떼어놓고 생각하기 어려울만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믿음이라는것이 없으면 신념이 생기지 않고 신념이 없으면 믿을수가 없다. 물론 잘못된 방향에 신념을 가진 사람이 있는덕분에 노르웨이 같은 사태도 벌어지기는 하지만 우리는 모두들 나름대로의 신념과 믿음을 가지고 있다.
퍼스트 어벤져는 미국의 마블사에서 캡틴 아메리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있는 작품이다. 한국에 들어오면서 2012년 개봉예정인 어벤저스의 프리퀄같은 컨셉때문인지 제목이 변한듯 하다. 어벤져스는 내년개봉 예정인 영화로 헐크를 비롯하여, 아이언맨, 토르등이 모두 등장하는 히어로 종합선물세트 영화이다.
신념을 가진 사람
영화속에서 주인공 로저스는 왜소한 체격과 갖가지 병을 보유하고 있는 군대 부적응자중 하나이다. 요즘 군대 부적응자를 뽑아낸다는 국방부의 발표와도 일맥상통하는 캐릭터이지만 애국심과 신념만큼은 최고 수준을 가지고 있다. 다른사람에 대한 배려 그리고 옳은일에 대한 신념은 로저스를 따라갈만한 사람이 없을수준이다.
이 왜소하고 밥 안먹을것 같은 캐릭터를 뽑은 사람은 인간개조 프로젝트의 수장격인 아브라함 에스카인의 눈에 들게 된다. 체격좋은 사람도 그리고 적당하게 머리가 좋은사람은 수없이 많지만 힘이 생겼을때 과용하지 않고 오만하지 않은 사람은 찾기가 정말 힘들다.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못하는 사람이 세상에는 천지라는 의미이다. 다행이도 로저스는 약자의 삶을 알면서도 신념을 가지고 있고 힘을 과용하지 않을 자신과 동료애가 투철한 사람이다.
어떻게 보면 캡틴 아메리카는 슈퍼솔져 만들기 프로젝트의 실험체라고 볼 수 있다. 일반인보다 다른 신체적인 기능이 4배에 이르는 슈퍼 히어로라고 보기에는 조금 낯간지럽기는 하지만 그정도만이라도 얼마나 대단한가. 게다가 힘에 대한 적응기간따위는 필요없을정도로 적응력이 뛰어나다. 슈퍼맨이나 스파이더맨등이 자신의 힘을 조절하지 못해서 한동안 방황했던것을 보면 역시 히어로들의 수장이 될만하다고 볼 수도 있다.
영화의 배경은 전세계의 절대악인 히틀러가 존재하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히틀러의 수하였던 세계를 위협하는 최정예 군단 ‘히드라’의 수장 ‘레드 스컬’은 절대 파워의 근간이 되는 ‘코스믹 큐브’를 손에 쥐게 되고, 이를 통해 신무기 제작에 착수한다. 막강한 기술력과 조직력을 앞세워 전쟁터를 초토화시키며 악명을 높여가던 레드 스컬에 맞서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그런데 레드 스컬이 손에 쥐게 되는 절대 파워의 ‘코스믹 큐브’는 다름 아닌 '토르 : 천둥의 신'의 엔딩 히든 영상에서 등장했던 무제한의 힘을 지닌 것이자 아스가르드 최고의 신 ‘오딘’의 성물로 두 작품간의 연결성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매우 가벼워보이는 히어로중 하나로 토니 스타크의 아버지 하워드 스타크가 기술적인 고문으로 등장하는데 역시 둘다 젊었을때는 가벼웠던듯 하다.
이건 군사영화이다.
캡틴 아메리카의 거의 주제한에 가까운 용기와 활약을 보고 있노라면 많은 한국의 관객들은 손발이 오그라듬을 경험할수도 있다. 그러나 이 영화의 상당부분의 액션은 근미래의 SF + 과거 전투를 그리고 있다. 사실적인 전쟁의 상황을 구현하기 위해 제작진은 실제 군인들을 동원하였고, 군인 역의 30%를 실제 전, 현직 군인으로 구성하였다고 한다. 미 국방부에서 상당히 반겼음을 예상할 수 있다. 영화 개봉후 미군에 지원자가 좀 늘지 않았을까 생각해보게 한다.
영화에서 모든 무기에 대적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캡틴 아메리카의 슈퍼방패이다. 별다른 장치도 필요없다. 그냥 막고 던지고 던져서 어디론가 가면 어쩔수 없고 다시 줏어서 던지고 이게 다이다. 거의 전쟁에서 막가파식 전투를 벌이고 있는데 대부분 승리한다. ㅎㅎ..
영화가 2차 대전을 배경으로 해서 그런지 영화속에서의 다양한 장면이나 설정은 긴잠감을 주기에는 좀 부족했던것 같다. 한국에서는 1970년대에 보아왔던 백마고지의 전투나 수많은 전쟁영웅의 미화가 그저 그렇게 식상하듯이 퍼스트 어벤져 역시 초중반까지는 왜소한 캐릭터가 영웅이 되는 과정에서 잔잔한 재미를 주었다고 하면 중간부분은 약간 질질 끌고 가는 느낌마저 든다.
이 영화 볼까 말까?
눈에 띄는 CG로 도배하면서 영화를 만든 퀵에 비해서나 너무 많은 내용을 넣으려다가 방향성을 잃어버린 고지전보다는 조금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한다. 그러나 한국의 관객들은 미국의 관객들이 아니다. 엄청나게 팔린 캡틴 아메리카라는 만화시리즈를 거의 보지도 않았고 미국식 애국주의를 진부하다고 생각하기까지 하다. 그런면에서는 흡입력은 좀 떨어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볼만한 느낌의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어벤져스의 프리퀼같은 컨셉이라서 그런지 다음 작품에 대한 대비적인 성격이 강하다. 연기파 배우들이 잔뜩 등장해서 배우들을 보는맛도 있는듯 하다. 히어로물을 특별이 좋아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권하고 싶지는 않지만 SF나 히어로물을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보아도 무방할듯 하다.
'영화를 보다(1000) > 영화평(액션)'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인간의 탐욕이 부른 결과 (0) | 2011.08.23 |
---|---|
'최종병기 활' 관객의 가슴을 뚫어버린 영화 (0) | 2011.08.19 |
'그린랜턴' 촌쓰러운 녹색영웅이 등장하다. (0) | 2011.06.21 |
'드라이브 앵그리' 성인을 위한 잔혹한 드라이빙 (0) | 2011.06.09 |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엑스맨시리즈의 최고수작 (0) | 2011.06.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