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1000)/영화평(액션)

'평양성' 어설픈 배수진을 친 이준익의 덜익은 영화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1. 2. 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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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성이라는 영화는 삼한지에서 신라가 통일신라로 가는길목의 중요한 역사적인 장면을 담고 있다. 한국에서는 신라에서 통일신라로 이어지는 승리자의 역사가 대부분이라서 백제나 고구려에 대한 역사인식은 조금 부족한편이지만 10권으로 된 삼한지 같은 책들을 읽어보면 그 시대의 시대적 상황을 조금이나마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과연 평양성처럼 신라와 고구려가 외세라는 당나라에 대적해서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전쟁을 했을까라는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같은 예맥족의 후예라는 백제와 고구려라면 모를까 신라와 고구려 그리고 당의 관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한민족과 외세의 관계처럼 단순하게 그려지지는 않는다. 궁금한 사람들은 소설삼한지도 있고 초등학생들은 만화삼한지도 있으니 구해서 읽어보기를 바란다. 역사책에서 간단하게 서술했던 내용을 나름 길게 해석이 되어 있다.

 

영화는 역사는 없고 코메디만 남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황산벌 전투의 사투리와 우스꽝스러운 상황설정에 인간미를 더한 느낌의 영화를 만들고 싶었던것이 이준익 감독의 의도로 보인다. 신라의 삼국통일은 흔히 어께를 내주고 목숨을 취한다는것이 아니라 목숨을 내주고 어께를 온전히 보전한 꼴이다.

 

캐릭터위주로 만든 영화

 

평양성은 역마살도 가득하면서 파란만장한 인생을 사는 이문식이 영화의 뼈대일지도 모른다. 게다가 매력있는 선유선과 결혼까지 하지 않던가. 영화는 흔히 보았던 장군들 김유신, 남생, 남건 등 고구려 장수와 신라장수를 등장시키는데 흔히 알고 있는 멋진 모습이나 영웅의 기개등을 오버해서 표현하지 않았다.

 

역사를 배경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의 경우 많은 배우들이 출연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일반 연애나 액션등의 영화에서는 주연배우와 조연배우외에 등장할 기회가 많지 않은데 역사를 배경으로 하면 등장인물들이 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비열한 때로는 의미없는 캐릭터가 살아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만들어주었지만 평양성은 거기서 멈춘듯 보인다. 역사의 고증을 통했다기 보다는 상황적인 설정을 통해 조금의 전쟁액션과 뮤지컬, 그리고 사투리의 대결전장을 만들어 주고 있다.

 

사투리는 웃긴것이 아니다.

인구의 1/2가까이가 서울과 수도권에 몰려 있으면서 우리는 표준말에 익숙해져 있다. 즉 우리는 표준말이라는 기준을 다수의 표준이라고 착각하고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평양성이나 황산벌 혹은 다른 영화에서 사투리는 웃긴것이라고 변질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사투리의 특징을 더 극대화하기 위해 경상도, 전라도, 이북사투리에서 가장 극대화할수 있는 대사만을 뽑아내는 것이다.

 

만약 영어로 떠들었다면 그렇게 웃긴 장면이 되었을까? 우리는 표준이라는것에 너무 익숙해져 있는것은 아닌지 생각해볼일이다. 그리고 영화에서 사투리를 극대화하는데만 초점을 맞춘다면 사투리로 말하는 장면은 모두 우스꽝스럽다고 기억속에 각인이 될지도 모른다.

 

이준익 감독의 배수진

 

언론 플레이인지 이준익 감독의 진짜 의도인지 모르겠지만 평양성이 흥행하지 않으면 영화를 만드는것은 그만두겠다고 언론에 나온적이 있다. 만약 이것이 진짜 배수진이라면 무리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역사 영화는 그 규모나 등장하는 사람들로 봤을때 적게 투자되는 영화가 아니기에 손익분기점을 넘으려면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요즘같이 수 많은 영화가 나오고 관객들의 눈 수준이 높아진 이때는 예전의 왕의 남자같은 수준으로 흥행한다는것은 무리라고 봐야한다.

한반도의 운명을 결정지을 마지막 전쟁 평양성 전투는 외세의 힘을 빌어 한반도를 나누어 먹은 전쟁일수도 있고 고구려와 신라, 당나라는 그냥 각기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국가에 지나지 않을수도 있다.

 

경상도와 전라도의 사투리 싸움, 오랜 전쟁에 지쳐 승패에는 관심 없고 오로지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을 구사하기 바쁜 거시기를 비롯한 민초, 연개소문의 굳건하고 강직한 성품을 그대로 이어받은 그는 적들의 행동반경을 고려한 남건의 전술이 어우러진 영화 평양성은 감독의 의도는 반영할수는 있었으나 신선한 의도와 역사 알리기따위는 개나 줘버릴것 같다.

 

평양성 전투가 판타지 영화가 아닐진데..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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