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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오브 더 위치 : 마녀호송단' 진실의 가면을 쓴 영화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1. 1. 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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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감상하면서 느낀점은 기독교가 행했던 많은 추한 일들과 과거 십자군 전쟁이 만든 참상을 전달하려는 영화라는 생각을 잠시 했었다. 실제로 흑사병이 유럽을 휩쓸면서 인구의 반의 목숨을 앗아갈때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그리스도교의 설교는 300년이 넘게 지속되었다. 2002년 2월에는 파울 코데스 추기경은 사람의 병은 죄에서 비롯된다는 생각은 성서에 입각해 타당성이 있다는 교회의 견해를 유지했다고 한다.

 

과거에는 역병이 뜬금없이 나타났다 한번 휘젓고는 사라지는 데다가 영향력이 광범위했기 때문에 주술사나 마녀가 역병을 만들어낸다고 생각을 했었다. 혐의를 받은 수많은 남녀가 재판에 회부되었고 흑마술을 한다는 죄목으로 사형을 받았다. 영화의 초 중반부까지는 이런 내용을 진실을 바라보는 시각으로 잘 전달해주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영화의 배경은 14세기 중세 유럽, 십자군 전쟁(시대적으로는 조금 맞지 않는)의 전설로 불리우는 기사 ‘베이맨’(니콜라스 케이지)은 고향으로 향하던 중 흑사병으로 폐허가 돼버린 유럽이다. 누구는 인구의 1/3이 죽었다고 하고 어떤이는 인구의 반이 이 병으로 죽었다고 하는데 인류 역사 최악의 연쇄 살인마라고 불릴만큼 대단한 역병임에는 틀림이 없다.

 

 

묘한 매력의 마녀?

 

주인공 역의 니콜라스 케이지보다 여자마녀로 등장한 클레어 포이가 더 중요한듯 하다. 실제 옥스포드 출신의 개성있는 이 여배우는 그녀가 진짜 흑사병을 퍼뜨린 마녀인지 아니면 단순히 교회가 내세운 시대의 희생양인지를 의심케 하는 많은 장면을 잘 소화해 냈다.

 

종교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기독교를 믿는 일부 사람들에 대한 편견은 있는 상태이다. 기독교가 얼마나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을 억압하고 살육을 자행해 왔는지는 역사가 잘 알려주고 있다.

 

영화에서는 악마를 몰아낸 후 14세기에 흑사병이 끝난것처럼 묘사했지만 실제 300년가까지 지속되었다. 14세기에서 17세기까지 유럽을 휩쓸었으며 1670년에 가서야 그 자취가 사라진 역병이다.

 

영화는 흑사병의 공포와 더불어 기독교인의 믿음 그리고 이교도에 대한 가벼운 시선을 담고 있다. 애당초 무거운 시선을 담으려는 의도처럼 보였으나 결국 하느님의 믿음이라는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영화 중반부에 등장하는 역병 구덩이는 역병에 걸린 사람들에게 그곳에 묻히는 것만큼 막으려 했던 공포의 대상이었다. 두건을 쓰고 횃불 밑에서 보이는 광경은 그 당시의 처참함을 보여주기에 적당한듯한 인상이다.

 

십자군 전쟁

 

11세기에서 13세기까지 기독교인들에게는 성전으로 기록되었지만 기독교인들의 입장에서 바라본 이교도 입장에서는 침략전쟁이었다.

 

정치적, 경제적 이권에 따라 움직이고 각종 유물을 약탈했던 십자군 전쟁은 외면적으로 성지 예루살렘을 탈환하는 목적으로 행해진 대규모의 군사원정이었다.

 

영화는 십자군 전쟁중에 용맹한 기사로 활약했던 베이맨과 펠슨이 전쟁의 정당성과 살육에 대해서 실망을 하고 믿음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진 모든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시작이 된다.

 

베이맨을 비롯하여 말보다 주먹이 앞서는 기사단의 행동 대장 ‘펠슨’, 신앙심이 강한 사제 ‘데벨자크’, 허풍이 심한 떠돌이 장사꾼이지만 길 눈이 밝아 기사단의 가이드를 맡은 ‘하가마’, 흑사병으로 딸을 잃고 냉소적으로 변한 기사 ‘에크하르트’, 마지막으로 기사를 꿈꾸며 기사단에 합류한 소년 ‘카이’까지 6명의 ‘마녀호송단’을 이끌어 가는 과정이 이 영화의 주된 스토리이다.

 

역사를 고증했다고 하지만 십자군 전쟁과 흑사병이 창궐했던 시기와는 한 세대정도의 차이가 있는데 이는 판타지로 이해하면 될듯 하다. 실제로 전쟁의 군인들은 흑사병을 퍼트리는데 일조했는데 일례로 1563년 7월 엘리자베스 통치아래 워웍경의 영국 병사들은 각자 고향으로 가서 병을 퍼트리는데 일등공신(?)이 되었다.

 

진실의 가면

 

영화의 초반은 생각보다 긴박함의 연속이었다. 기사 베이맨의 스토리를 비롯하여 이들 호송단의 일정과 당시의 종교적인 이슈들까지 진실에 다가서는듯 했다.

 

영화의 3/4를 넘어가면서 결말에 이르기 시작하자 전반의 복잡한 진실에 대한 갈망은 꽤 단순해지는 구조를 가지게 된다.

 

여운이라는것은 이 영화에서 남기지 않으려는 감독의 의도가 명확해지기 시작하는데 중세기독교가 저질렀던 의미없는 살육과 믿음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모든 정복욕, 마녀사냥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대중에 대한 억압까지 모두 날라가버린 느낌이다.

 

영화는 악마가 등장하며서 다시 선악이라는 명확한 구도를 그리고 있다. 진실의 가면을 쓴 느낌의 영화 시즌 오브 더 위치 : 마녀호송단은 볼만했지만 아쉽게 생각될 부분이 많은 영화이다.

 

우리는 다수라는 이름으로 폭력을 행사하곤 한다. 다수가 뽑은 대통령 다수가 다니는 기독교의 목사는 큰 힘을 가졌다. 리더가 행하는 모든 일에 대해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않는것은 침묵하는 다수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중세유럽의 기독교인들의 선악에 대한 판단은 시대가 변했다고 해서 변하지 않는 인간의 속성처럼 지금도 자행되고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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