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1000)/영화평(공포)

'데블' 세상을 착하게 살 필요성이 있다.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0. 11. 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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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블이라는 영화는 악마의 끔찍한 초대를 받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공포 스릴러이다. 탄탄한 스토리와 스타일리쉬한 영상마저 돋보인 영화 데블은 말그대로 웰메이드 영화라고 생각된다. 스토리는 필라델피아 한복판의 고층 빌딩, 서로 아무 관계가 없는 다섯 사람의 평범한 일상이 시작된다. 잠시 후 이들은 같은 시간, 같은 엘리베이터를 타게 되고,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멈춰버린 순간, 그들을 알게 된다. 이 모든 것은 우연이 아닌 분명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그리고 우리 중 누군가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는 것이 주된 스토리이다.

 

데블은 나이트 샤말란 특유의 스토리가 약간은 묻어나오는데 복잡한 스토리는 아닌듯 하다.. 어느정도 명확한 스토리라인이 오히려 단순해보이기까지 한데 제작예산은 얼마 들지 않았을것 같은 웰메이드 영화라고 볼 수 있다.

 

영화가 나오는 대부분의 장면은 엘리베이트 안에서 벌어진다. 조그마한 공간에서 이유나 영문도 모른채 같이 타게된 다섯명의 정체를 밝혀가면서 일어나는 일을 꽤 짜임새있게 그려내고 있는데 여기에 과거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린 경찰을 등장시킴으로써 서로간의 관계도에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당신은 착하게 사는가?

 

좀더 정확하게 질문하면 다른사람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살아가는가를 묻고 있는것이다.

 

현대사회는 끊임없이 다른사람과 연계해서 살아간다. 어떠한 대부호나 어떠한 가난한 사람들도 사람과의 관계를 떠나서는 살기가 어렵다.

 

영화는 악마를 등장시키지만 오히려 예수보다 명확한 질서를 지키는존재이다. 우리는 법이라는것을 가지고 있지만 법이라는것의 의미는 이 영화에서 표현하는 악마에 더 가깝다. 죄를 지은사람을 사랑으로서 포용하고 고해성사를 함으로써 모든죄에서 벗어날수 있다는 기독교등의 교리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데 적절치 않을수 있다. 오직 하나의 죄만 있다면 하느님을 믿지 않는것...

 

다섯명의 전형적인 범죄자들

 

엘리베이터에 탄 선해보이는 다섯명의 사람들은 다 각기 현대사회를 대표하는 범죄자들이다. 다단계 사기로 수많은 피해자들을 양산하고 어떤 사람은 자살하게까지 한 사기범, 자신의 이득에 의해서 사람을 살해하는 살해범, 수많은 소매치기를 해오면서 살아온 소매치기범, 명품과 돈을 위해 사람을 속이면서 결혼한 후 한몫 챙기려는 사람, 그리고 사람을 죽인 뺑소니범까지 일반적으로 뉴스등에서 접할 수 있는 대부분의 범죄자들이다.

 

어떤 사람들이 더 죄질이 나쁜것일까? 모든것이 자기의 입장으로 판단할 수 밖에 없다. 이들 다섯명중 하나의 캐릭터만 만나더라도 인생은 기구해지기 때문이다.

 

영화에서는 인간은 충분히 이기적인 존재라는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자신이 잘살기 위해서 혹은 남들보다 더 좋은 삶을 살기 위해서 충분히 남을 해할수 있다는것이 인간의 본성이라는것이다.

 

물론 이 영화에서 큰 잘못을 하면서 살지는 않았지만 죽는 사람들이 등장하는데 이들은 악마가 하는일을 방해했기 때문인데 말그대로 공권력을 행사하는데 방해하는 사람을 벌주는것과 유사하다.

 

우리들은 충분히 악해질 수 있는 존재인가에 대한 물음은 천년도 전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명확하게 결론이 나지 않는 철학적인 과제인듯 하다. 사람들은 대부분 겉모습에 모든 판단을 해버리는 경향이 있다. 흑인에게서는 느끼는 선입견, 할머니, 세련된 여자, 말빨 좋은 남자, 백수처럼 보이는 사람, 다양한 캐릭터를 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잘 보여주고 있는데 결국 서로가 불신하게 된다. 

 

 나름 괜찮은 영화지만

 

영화는 너무 기대를 하기보다는 편안하게 감상하는것이 좋을듯 하다. 몇개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지만 아~하..이정도까지는 아니고..아~..이정도로 조금은 평범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영화를 보고나오면서 가장먼저 생각하는것은 '역시 사람은 착하게 살아야 돼'라는것이다.

 

영화에서 악마로 등장하는 캐릭터는 당신이 잘못한 모든일을 기억하다가 우연을 가장하여 등장해서 반드시 대가를 치루게 한다는것이다.

 

조그마하고 폐쇄적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잘 그려낸 '데블'이라는 영화는 자신이 한일에 대한 대가와 남이 한 일에 대한 용서를 컨셉으로 가져갔는데 무엇보다 용서에 큰 비중을 둔것 같기도 하다.

 

용서는 남을 용서한다는것보다 자신에게 관대해지라는 의미처럼 느껴진다. 과거의 일에 묶여서 평생을 고통속에서 살아가는것보다 때로는 털어버리는것이 현명한 것일지도 모른다.

 

어떤 여고생이 떨어지는 아기를 받아서 유명세를 탔는데 이것은 바로 자기희생이라는것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쉽게 하지 못하는것인가를 반증하는 것이 아닐까?

 

영화에서 마지막부분에 바로 자기희생이 등장하는데 이런 스토리는 키아누 리브스가 주연으로 등장한 콘스탄틴과도 유사하다. 궁지에 몰렸어도 자신을 믿는다는것 그리고 자기희생을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 훈훈한(?) 결말을 보여준다.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묘한 분위기와 색다른 느낌을 원했던 관객이라면 에게..라는 말이 나올지도 모르지만 사회가 바른길(?)로 가게끔 인도하는 좋은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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