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1000)/영화평(일반)

한국영화 과연 이대로도 괜찮은가?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1. 1. 1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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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이슈가 되었던 심형래 감독의 영화가 개봉을 했고 그런 가운데 미국 및 유럽과의 FTA가 급물살을 타면서 바야흐로 세계화의 물결에 동참하는것은 전 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영화계 역시 스크린 쿼터제라는 방패의 효과가 점점 줄어들면서 살아남기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데 지금 충무로와 많은 관계자들은 새로운 컨텐츠와 영화의 완성도, 수익확보라는 여러마리의 토끼를 사로잡아야 되는 상황에 와있다. 과연 한국영화계가 생존할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지 생각해보고 나름의 판단기준을 세워보기로 하자.  

 

 

1. 불법다운로드? 네티즌만의 문제인가?

 

굿 다운로더 캠페인은 이제 영화를 보는 수많은 관객들에게는 한번 이상은 들어볼 정도로 많은 홍보가 되어 있는 캠페인중 하나이다. 캠페인의 핵심은 불법 다운로드를 받지 말고 컨텐츠의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라는 캠페인이다. MP3를 비롯하여 각종 디지털 컨텐츠는 IT강국 코리아에서는 공짜로 받아보아야 하는 대상으로 인식되고 아직까지 대부분의 네티즌들도 그렇게 생각하는것은 사실이다.

 

 

대부분의 불법 다운로드를 받은 사람들은 여러가지 금전적인 문제로 인하여 극장을 찾지 못하는 관객들이 상당수 차지하고 있다. 요는 이들이 극장을 가지 않고 저렴한 음질과 조그마한 LCD 화면으로 컨텐츠를 즐기는것은 좋아하는 사람들이 아니라는것이다. 88만원세대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을때 우리의 극장과 배급업체들은 조금더 고수익을 올리기 위해서 상영관의 가격을 올리고 있고 온갖 특별관을 만들어 문화적인 장벽을 만들고 있다.

 

물론 경제가 커가는 만큼 10년전 티켓가격을 유지하는 것도 극장입장에서는 억울할 것이다. 그러나 고용없는 성장이 일반화되어가고 있고 10년전에 비해 지금도 팍팍한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은 올라간 문화비용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흔히들 1000만 관객에 도달하려면 40대 50대 중장년층이 극장을 찾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수치이다.

 

유명 영화인들은 마치 네티즌들이 공짜로 영화를 보고 싶은 욕심에 한국 영화계를 초토화시키는것처럼 광고 하고 있는데 이는 근시안적인 생각일뿐이다. 일부 책임은 있겠지만 전반적인 영화산업의 고질적인 문제와 현 경제시스템에서의 서민들의 팍팍한 주머니 사정도 살펴봐야 한다.

 

2. 기업의 목표는 수익

 

기업의 설립목적이나 존재목적은 당연히 수익창출에 있다. 그러나 점점더 치열화되고 있는 경쟁시장에서 대기업들은 새로운 시장창출보다는 안정적인 수익확보가 가능한 유통이나 영화계에서는 투자배급에만 열중하고 있다. 심형래 감독처럼 연줄과 다양한 방법을 통해 독자적으로 투자금을 끌어내는 능력자(?)도 있겠지만 대다수의 영화감독들은 투자자들의 눈치를 안볼수가 없다.

 

국내 대기업들은 헐리우드같은 자본을 투자할 여력이 있는 기업들이다. 그러나 영화에 투자는 소극적이다. 물론 한국영화계의 시장규모가 애매한것도 투자를 꺼리게 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영화는 보통 제작 -> 투자 -> 배급 -> 상영하는 형태로 구성이 된다. 영화를 제작하는 입장에서는 적어도 손익분기점을 넘어야 제작사가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 구조로되어 있다.

 

영화가 산업화되면서 많은 돈이 제작에서 상영까지 대기업의 계열사가 한번에 추진하게 된다. 손해보지 않는 투자를 위해서는 안전한 투자만을 고려하게 되고 결국 장르쏠림현상은 불가피할수 밖에 없다. 관객들이 안전한 투자에 의한 비슷비슷한 스토리의 영화만을 좋아할것이라는 시장의 판단착오가 있긴 하지만 손해보지 않는다라는것이 기업의 입장이다.

 

고만고만한 스토리와 대충 스타를 끼워넣고 손해만 안보고 어쩌다가 한번 걸리는 이슈에 맞물리는 대박을 꿈꾸고 있는것이 지금 영화계에 투자하는 기업의 입장이지 않을까?

 

3. 한국영화계의 현실

 

영화는 산업이 되기도 하고 예술이 되기도 하는 시장이다. 어떨때는 산업의 잣대를 들이대다가도 어떤때는 예술의 잣대를 들이댄다. 수십억씩 버는 영화인이 있는 반면에 1년연봉이 800도 안되는 종사자도 있는것이 바로 이 시장이다. 2000년대 중반에 60%가 넘는 시장 점유율을 보였던 한국영화계는 2010년을 기준으로 40%대에 머물고 있다. 물론 그 숫자가 적은것은 아니다. 2010년에만 6,500만명이상이 한국영화를 찾았다.

 

한국영화계는 특히 1차시장인 극장수입을 제외하면 그 수입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시장이다. 문제는 무엇일까? 시나리오의 문제가 될수도 있고 불법 다운로드가 될수도 있지만 결국 소장하고 볼만한 영화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냥 가볍게 한번보고 그냥 잊어버리면 좋을 영화가 한국영화가 아닐까?

 

실제로 지금 케이블 TV에서 많은 영화를 상영하고 있고 유료케이블 TV에서는 최신 극장에서 내려간 영화를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영화를 여러번 보기에 DVD, Blue Ray만큼 좋은 미디어도 없다. 그러나 소비자는 구매하지 않는다.

 

한국영화는 스토리에 내실을 기하기보다는 어떤 스타를 등장시킬까? 그리고 요즘 무엇이 유행하는 장르인가? 한번 먹고 튀어야 되겠다라는 등의 근시안적인 마인드로 제작된 영화가 즐비하다. 한국의 관객들은 20~30대가 주로 극장을 찾는데 이는 보통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와 1주일내에 관객몰이를 할 수 있는 영화가 극장에 내걸릴 수 밖에 없다.

 

산이 높을수록 골자기의 깊이가 깊듯이 몇명의 스타가 돈을 많이 버는 구조로 가게 되면 결국 그 골자기에 위치한 스태프들은 낮은 처우를 받을 수 밖에 없는것이 현실이다. 모두 같이 윈윈한다는것은 영화계에 종사하는 대다수가 그걸 인정한다면 이 시스템은 바뀌기 어렵다. 산은 조금 낮은 대신에 둔덕이 조금더 많이 생기는 구조로 가는것이 바람직하지만 한국 영화계는 소수의 감독이나 소수의 스타들만 돈을 버는 구조를 고수하고 있다.

 

4. 부가판권시장

 

영화를 좋아하는 필자로서 부가판권이라는 DVD나 각종 피규어를 구입하는데 주저 하지 않는 열혈 매니아이다.

 

그런데 한국영화 DVD나 피규어는 집에서 찾아보기가 상당히 힘들다. 물론 아예 없는것은 아니지만 헐리우드 영화에 비해 그 수가 상당히 적다.

 

왜 그럴까? 한번 영화감상으로는 족하지만 그 기분이 이어지는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즉 단일소비로 끝나는 시장이 한국영화시장으로 일본이나 미국에 비해 수익을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

 

결국 영화에서 캐릭터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한데 우리는 캐릭터를 만들고 성장시키기 보다는 소비시켜버리는 경향이 다분하다. 일회성 느낌의 캐릭터는 사랑받기 힘들고 소비로 이어지기도 힘들기 때문에 한국의 부가판권시장은 취약할 수 밖에 없다.

 

5. 라스트 갓파더와 이슈들

 

라스트 갓파더를 옹호하는 이들의 주장을 들어보면 도전정신과 자신의 길을 간다는 점을 높이 쳐주고 있다. 심형래 감독이 충무로에서 외면받는 감독처럼 매스컴에서 포장을 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심형래 감독은 영화 하나에 100억이상을 투자받을 수 있을정도로 메이저에 속하는 감독이다.

게다가 온갖 오락프로에 나와서 후배들을 휘어잡아가면서 자신의 영화를 광고할 수 있을정도의 역량을 가지고 있다.

 

마치 억압받는 심형래 감독의 성공이 자신의 성공처럼 느껴진다는것은 이 사회가 공정이라는 단어를 점점 구시대적 유물로 만들어버리는 사회의 현실에서 탈피하고 싶은 심정을 반영하고 있는것이 아닐까 생각이 된다.

 

심형래 감독도 수많은 한국영화의 감독중 하나이지만 대중들의 관심을 받는 이유는 모두가 똑같은 장르로 쏠림현상이 있을때 뜬금없는 분야의 영화를 내놓는다는것이다. 즉 관객들은 새로움이라는 것에 상당히 신선함과 관심 그리고 심형래가 가지고 있는 친근함까지 더해져서 허술한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극장을 찾는것이다.

 

심형래감독이 충무로에 신선한 바람을 가지고 갈 수 있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음에는 분명하지만 과대해석되는것은 자제되어야 한다. 그냥 한명의 감독이 만든 영화로서 감상하고 평가를 해야지 마치 선구자적인 역할을 하는것처럼 포장되는것은 결국 좋은 스토리로 새로운 시도를 하는 다른 누군가에게 갈 기회를 빼앗는 역효과를 낳게 될 수도 있다.

 

6. 한국을 표현하는 방법

 

굿 다운로더 캠페인은 네티즌을 위하고 영화계를 위한다기 보다는 특정 이해관계인들을 위한 느낌이 강하다. 왜 굿 다운로드가 안되는지는 외면한채 어쨌든 열심이 만든 컨텐츠이니까 정당한 가격을 매겨달라고 한다. 모두들 팔리는 상품을 만들고 싶어하지만 자본주의 경제에서 선택의 냉혹함은 수많은 패자를 낳고 있다. 영화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지만 그 이면의 어두움도 짙고 깊다. 2011년을 지나 2020년까지의 세계의 영화계는 격변을 겪을것이고 결국 어떤 나라가 문화를 제대로 흡수하고 표현하는데 능숙한지 결정될것이다. 영화 그것은 어떤이에게는 꿈을 어떤이에게는 안식을 주는 존재로 노력과 깊은 성찰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시장은 그 분야에서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이 만드는것이다. 단순히 디지털환경과 망이 갖추어져 있다고 해서 불법 다운로드 시장이 일상화되는것은 아니다. 살만한 컨텐츠를 만들면 다른 부분의 지출을 줄이더라도 사람들은 구매한다. 마치 대다수의 사람들이 불법을 즐기고 있는것처럼 떠드는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들이 내세운 가격이 시장에서 비싸다고 인식되기 때문에 수요가 생기지 않는것이다.

 

분명히 한국이라는 영화산업의 내수시장의 규모는 그다지 크지 않은편이다. 그렇다고 해서 대기업을 설득을 통해 헐리우드만큼 투자를 유치할 기회도 거의 없어보인다. 그렇다면 지금처럼 해외시장이라고 해봤자 미국 한인들을 대상으로 한 해외수출에 국한된다면 발전되기도 힘들다. 영어로 대본을 만드는것이 중요한것이 아니다. 결국 프랑스나 영국, 독일, 미국, 일본, 중국등에 맞는 타겟 마케팅이 필요한 시점이다. 헐리우드처럼 대규모 투자를 통해 전세계의 공통관심사를 만들 수 없다면 한국 고유의 문화 및 색채에 맞는 이슈를 골라내서 특정국가의 문화와 결합시켜 만드는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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