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1000)/영화평(액션)

'워리워스 웨이' 짬뽕과 자장면을 섞은 영화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0. 12. 6.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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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뽕과 자장면을 섞어 먹어본적이 있는가? 니맛도 내맛도 아닌 것이 바로 섞어서 먹는 맛이다. 워리워스 웨이라는 영화는 과거 무척이나 재미없고 이상한 분위기 속에 홍콩 무협영화를 찍었던 무극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영화였다. 공통점이 있다면 장동건이 해외나가서 찍은것이고 다른점이 있다면 동양인(중국)과 서양인(미국)의 차이였다. 아마 장동건은 이 영화를 찍기전에 대본을 받았을터인데 상황 하나하나가 이질감이 느끼는것을 느끼지 못했던걸까? 그냥 해외 진출에 대한 운이 없었던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웰 메이드 액션영화란 심플한 스토리에 치밀하게 짜여진 액션이 들어간 영화를 말한다. 워리워스 웨이라는 영화는 심플처럼 보이는 허술한 스토리에 엉성하게 짜여진 액션을 CG로 떡칠한 영화라고 정의 할 수 있다. 

 

캐릭터의 설정은 그냥 무난했다. 

- 모든 이를 압도하는 냉혈 카리스마 (솔직히 이건 아닌듯)

- 세상에서 가장 강한 ‘전사'가 된 한 남자 (이정도 설정은 ^^)

 

1단계 (자신을 쫓는 비밀 조직을 피해 서부의 외딴 마을로 향한 ‘전사’) -> 2단계 (잔인한 전사의 모습에서 아기와 여자를 지켜주는 평범한 남자로 서서히 변신) -> 3단계 (  당하기만 했던 마을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전사’는 봉인됐던 자신의 칼을 꺼내 든다.)

 

여기까지야 흔히 보았던 헐리우드나 홍콩에서 등장한 수많은 캐릭터중 하나이다. 뉴욕대 영화과 출신인 이승무 감독이 직접 쓴 시나리오라는데 이제는 미국이 문화컨텐츠의 중심이 아니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게 해준다. 뉴욕대는 타이틀뿐?  

 

액션인가? CG인가?

 

CG도 분명히 21세기 영화에서는 매우 중요한 기술인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CG를 써야 할때와 쓰지 말아야 할때는 구분하지 못할때 혹은 CG로 감당할 수 있는 장면과 감당하지 못하는 장면들이 있다.

 

우선 영화는 어떤적도 그를 이길수 없다라는 강력하고 끝을 예고(?)하는 문구로 시작했기에 장동건은 절대 죽지 않는다는것은 영화를 안본 사람들도 예측할 수 있다.

 

좀더 강력한 캐릭터의 등장이 필요했던것일까? 외국인들이 무수히 있는가운데 천하무적 동양인이라는 것이 매력이 있는때는 과거 이소룡 시대로 돌아가야 한다. 온갖 생활도구(?)를 사용해서 킬러의 역할을 잘 보여주었던 장동건이라는 캐릭터는 시종일관 무게잡고 있기에 바쁘다.

 

캐리비안 해적의 연기파 배우 제프리 러시와 슈퍼맨 리턴즈의 매력적인 여인 케이트 보스워스조차 장동건의 낯간지러움을 막아줄수는 없었다. 대체 어떤 액션물을 찍고 싶었는지조차 그 흔적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왕년의 잘나가던 액션배우들이 모여서 찍은 흥행에 신통치 않았던 작품 '익스펜더블'을 리얼 액션이 아닌 CG액션으로 땜빵했더라면 두고두고 평론가의 입방아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사람들은 서부극과 동양식 액션이 만났다고 해서 환타지를 기대하는것이 아니다. 반지의 제왕에서처럼 앨프의 왕국을 기대하고 본것이 아니라 리얼한 서부의 모습을 보고 싶었던것이다. 백그라운드의 풍경은 그렇다 치고 대체 장동건의 액션은 시종일관 일관성도 없고 표정은 묵직하고 대사는 없고 연애에는 기대이하로 수줍어하기만 한단 말인가?

 

여자배우로는 역부족

 

이 영화에서 가장 그 역할을 잘했던 배우는 케이브 보스워스로 안젤리나 졸리, 제니퍼 가너등의 카리스마가 있는 배우는 아니라서 장동건의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반지의 제왕>, <매트릭스>의 제작자인 배리 오스본에게 <워리어스 웨이> 제작을 제안한 프로듀서 이주익에 이어 뉴욕출신 제작자 마이클 파이저, <마지막 황제> 등으로 아카데미에서 3번이나 의상상을 수상한 제임스 애치슨, <반지의 제왕3- 왕의 귀환>으로 아카데미 미술상을 수상한 프로덕션 디자이너 댄 헤나, <킹콩>으로 아카데미 특수효과상을 수상한 뉴질랜드 웨타 스튜디오의 크리스찬 리버스는 모두 돈만 있으면 고용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것을 명확히 알려주고 있는 영화 워리워스 웨이...

 

환상적인 비주얼? 

 

워리워스 웨이가 짬뽕 액션 서부극인데  동양의 신비로움과 서양의 노스텔지아가 공존하는 가상의 공간을 만들어 내기 위해, <워리어스 웨이>는 100% CG 작업을 한다면 어떤 분위기가 관객에게 전달되겠는가? 저런 비주얼은 '러블리 본즈'의 상상공간이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나 어울리는 가상공간이다. 가당치도 않은 분위기로 몽환적인 느낌을 전달하려고 했다면 감독의 의도는 철저하게 빗나간것이라고 보여진다.

 

특히, 이승무 감독은 ‘독일 표현주의 영화’, ‘르네 마그리트’나 ‘살바도르 달리’의 초현실적인 이미지를 차용했다고 하는데 환상을 쫓지 말고 현실을 느껴야 했다.

 

이승무 감독이 본 영화가 어느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뉴욕에서 공부할때의 기분으로 다시 한번 근래에 나온 영화를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감상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워리워스 웨이는 장동건이라는 배우를 통해 동양적인 느낌과 함께 환상적인 서부의 이미지를 표현하려고 했으나 스타일리쉬하지 않는 CG액션과 러블리본즈의 사랑스러움이 물씬풍겨나오는 배경에 서부극을 덧칠한 느낌으로 영화계에 길이 남을 수작(?)이 될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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