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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거래' 정당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0. 10. 2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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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본쓰는 검사, 연출하는 경찰, 연기하는 스폰서에 이끌여서 보게 된 영화 부당거래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무조건 범인이 있어야 된다고 하면서 그것도 살아 팔딱거리는 놈이 우리 손에 탁 채여서 언론에 대문짝만하게 실려야 된다고 명심해. 전국민이 지켜보고 있는 이벤트다.

 

얼마전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국제투명성기구 (TI)에서 지구촌 국가들의 청렴도를 조사 발표했다. 국가별 부패인식지수 (CPI)에서 한국은 순위로 39위를 기록했는데 이는 10점 만점 기준으로 5.4점으로 선진국중에 낮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사회가 얼마나 부정부패라는것에 대해 둔감한가를 잘 알려주고 있다. 영화는 다양한 이슈를 사건전개를 통해 보여주었는데 스폰서 검사, 건물의 입찰비리, 부정부패, 성과주의, 연쇄 살인, 언론조작, 사회적인 문제등에 대해서 점차로 불안감과 정당하지 않다고 느끼지만 오히려 더 강한것을 원하는듯 하다.

 

 누가 더 나쁜놈일까?

 

영화는 피라미드형의 먹이사슬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데 정점이라는것의 실체는 알수 없을뿐더러 사회구조의 피라미드만 있을뿐이다.

 

경찰대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 때문에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다가 승진을 조건으로 거래를 시작한 경찰 최철기는 경감이라는 위치지만 만족하지 못하고  좋은 조건을 타고나 한번도 고생을 겪어보지 않았지만 적당한 타협을 하면서 살아오던 검사 주양,  비주류를 거쳐 마침내 지력을 얻었지만 더 큰 먹이를 손에 넣기 위해 거래를 이용하는 악독한 스폰서 장석구와의 물고 물리는 관계를 그리고 있다.

 

우리 모두는 먹고 먹히는 치열한 세상에서 살고 있는것일까? 아니면 이들은 그들이 가지고 있던 것 이상을 가지고 싶었던 것일까? 검사는 권력이라는 칼을 쥐고 있기에 재력을 원하고 경찰은 명성과 지위를 원한다. 그리고 기업가는 더 많은돈을 원하는 것이 생리일지 모른다. 사람들이 조금의 불법을 저지르더라도 많은돈을 원하는것은 과연 잘못된 것일까? 사람들이 자기조직에서 더 좋은 자리를 차지 하기 위해 물불을 안가리는것이 잘못된 것일까?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 기준에서 사람들을 판단한다. 자기는 다른사람의 명의를 빌려 부동산 투기 한두번 한것은 괜찮고 입찰비리를 저질러 대형건물 입찰자로 낙찰된 놈은 나쁘다고 말한다. 줄을 이용해서 다른사람보다 먼저 승진한 사람이 낙하산 인사를 한 놈은 나쁘다고 말한다.

 

 적당할때 끝내자

 

친족이 연루된 살인사건이나 과거 연인이었던 사람들간의 살인이나 폭력사건을 보면서 저들은 적당함이라는것이나 멈추어야 할때를 전혀 판단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영화에서 최철기 경감이나 깡패 장석구는 적당함을 모르는 인물들이다. 넘어서서는 안될선을 넘어서 상대방을 압박하거나 무리한 시도는 결국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사람들까지 파멸로 이끄는데 오히려 검사 주양은 적당할때 끝낼줄 아는 현명한(?) 캐릭터이다.

 

정치인들이 오래살아 남는 비법을 아는가? 이들은 정치를 하기 때문이다. 협상이라는것이 무엇인지 잘알고 멈춰서야 할때와 나아가야 할때를 명확히 아는 직업의 사람들은 아마 정치인일것이다.

 

정치라는것이 워낙 각종 비리에 연루되어 있어서 그렇지 오히려 좋은 말이다. 어떤회사에서든 조직에서든간에 정치라는것은 존재한다. 이 정치라는것이 묘한 매력이 있어서 무형의 가치와 대가라는것을 만들어서 거래하게 해준다.

 

주식을 하는 사람들도 적당한 선을 모르기 때문에 자신이 가진 자산을 탕진하는것이고 도박을 하는 사람들도 적당한 선이라는것을 판단하는것은 매우 힘들다. 적당할때 끝내는것을 아는 사람은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가장 중요한 비법을 아는 사람이다. 조금 부족한것 같아도 조금 손해보는것 같아도 조금 화가나도 조금 슬퍼해도 우리는좀 적당하게 살아보자.

 

 검사의 무소불위의 권력

 

영화에서 주양은 이제 막들어선 검사지만 그 파워는 정말 막강하다. 물론 서울지검이라는 국가의 중심적인 위치에 있는 요직이긴 하지만 광역수사대의 팀장급인 경감정도는 아무렇지도 않게 쥐고 흔들 권력을 가지고 있다.

 

일개 지방경찰서의 경사나 소장도 아니고 광역수사대의 경감이면 경찰대를 나와서도 빨라야 30대에 달 수 있는 직급이다. 경찰과 검찰은 상급과 하급기관의 관계는 아니라고 하지만 대부분 지시를 하고 받는 관계로 그려진다.

 

검사는 칼을 가진 조직이고 경찰은 포승줄을 가진 조직이다. 물론 범인은 경찰이 잡긴 하지만 이건 법이 정해준 포승줄에 해당하는 공권력이고 검사는 실질적으로 국가가 부여한 칼을 휘두를수 있는 공식적인 칼잡이의 공권력을 지니고 있다.

 

문제는 검사의 많은 사람들이 남들과 어울리면서 살아가는 법을 아는 사람들이 아니라 어릴때부터 공부라는 한길로 살아온 사람들이 칼이라는 공권력을 가지게 된다는 사실이다. 자신들만의 사회와 권력세계 그리고 이 사회의 거대한 나무의 뿌리에 해당하는 연줄을 지닌 그들이 이해관계에 있는 기득권자를 대변할망정 줄도 끈도 없는 서민들을 대변하는것은 정말 힘들다는 것이다. 

 

영화에서  주양검사는 다른 캐릭터에 비해 비열한면이 있을망정 덜 나쁘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물론 이 캐릭터를 연기한 류승범의 능청스러운 연기와 젊지만 노련한 모습을 보여주는 검사의 진면목이나 스폰서를 압박하는등의 다양한 연기장면 덕분일지도 모른다. 검찰청을 바라보는 우리 국민의 시선이 아니 그 존재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모습들이 다양하게 그려진다.

 

 

언론은 국민편일까?

 

나이 드신 분들은 그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실상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진실이라는것은 결국 부당거래 영화에서 보여지는 대국민 사기극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많은 언론에서는 민감한 이슈가 있을때 책임소재나 이해에 대한 것은 국민에게 떠넘긴채 아니면 그만이고 식의 기사를 수없이 생산한다.

 

게다가 오프라인상의 신문을 넘어 온라인 포털등에서는 이들의 기사는 항상 메인에 위치하기 때문에 인터넷이 정보를 자유롭게 유통하고 진실에 접근할것 같게 착각하게 만들지만 결국 채널만 바뀌었을 뿐이다.

 

우리는 요즘 트위터나 페이스북같은 SNS에 열광한다. 140자의 혁명이니 실시간 정보의 전달이니 하면서 찬양한다. 그러나 결국 뉴스채널의 확대 재생산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일부 현장의 뉴스를 발빠르게 전달하는 통로로서의 역할을 하겠지만 그 이상 그이하도 아닐것이다.

 

안타까웠다..영화를 보면서 경찰대 출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젊은 나이에 경감과 광역수사대의 주목받고 나름 정직하게 살았던 최철기라는 인물이 망가지는것을 보면서..

 

안타까웠다..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한국땅에서 스폰서 검사와 그 부당한 거래를 이끌며 사회의 지도층이라고 불리는 검찰의 영화속 현실을 보면서..

 

안타까웠다..생활환경이 안좋은 현실과 이들을 보듬어 주기보다 개발위주로 진행되는 한국사회에서 연쇄살인범에게 희생되어야 되는 서민들의 삶과 언제든지 등장할 수 있는 음울한 사회 부적응자들을 외면하는 사회를 보면서..

 

영화는 2~3번쯤의 반전이 있다. 그것은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상당히 신선하다는 수준은 아니고 그냥 영화속의 잔재미정도는 되는듯 하다. 부당거래에 등장하는 배우들의 연기는 다들 괜찮은 수준이었다. 황정민, 류승범, 유해진의 연기야 워낙 캐릭터에 딱맞으면서도 오버하지 않는 느낌이다.

 

그리고 유해진과 천호진이라는 배우 연기는 잘하지만 조연만으로 만족하자. 주연되겠다고 죽이고 싶은 같은 영화 찍으면 이미지만 망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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