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맛집(1000)/지민食客(충청도)

식객 아흔 일곱번째 가족이 모이는 김장의 맛

어린왕자같은 식객 2008. 11. 27.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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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로서는 이번의 글이 좀 씁쓸합니다. 마치 식객 6권의 마지막 김장이야기 처럼 말입니다.

 

지민이도 김장하는 시골 바로 보령으로 갔습니다. 보통 대부분이 김장은 시댁쪽에서 하는것이 일반적이지만 지민이는 좀 특이하게 처가집에서 합니다. 식객에서도 시댁에서 모이는것을 컨셉으로 잡아서 그려나갔습니다. 지민이 친할머니는 삶에 쫓겨 직장만을 다니다 보니 음식솜씨는 없는 편입니다. 덕분에 외할머니 댁으로 가게 되죠.

 

김장을 하는것은 보통 전체 가족들이 정성들여 나눠먹는 김장김치입니다. 매년 김장때 모든 가족들이 불러 모으는건 외할머니가 구닥다리라서가 아니고 가족들끼리 모여서 벌어진 틈이 있다면 메우고 서로 건강 확인하고, 사는모습 보여주고 하는것입니다. 누구는 참석하고 누구는 빠지게 된다면 그 의미도 퇴색되고 의무가 되어버리겠죠.

 

김치야 말로 한국의 대표적인 음식입니다. 대량생산으로 규격화된 김치를 팔고는 있지만 그런김치라도 바쁜 현대사회에서는 꼭 필요한 존재중 하나입니다. 보령의 외할머니도 항아리 같은 존재입니다. 흩어진 가족을 한군데 모아 김치를 통해 사랑과 관심을 확인시켜주고 싶지만 무슨 대소사가 그리 많은지 트러블도 많이 일어납니다.

 

 매년 보령에 가면 근처에 있는 천북에 가서 굴을 사오곤 합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20km쯤 떨어진 천북으로 굴을 사러 갔습니다. 시간이 조금 늦어서 그런지 한산한 모습니다.

 지민이도 천북으로 같이 갔습니다. 갑자기 싸늘해진 날씨에 두터운 외투를 걸쳤습니다. 이제 저옷도 조금있으면 작아질것 같습니다.

 이것은 참소라인데 1kg에 만원씩하는데 5개쯤 들어간듯 합니다.

 지민이가 어떤굴이 좋을까 살펴보고 있어요. 보통 1.5망정도 사면 적당해요. 굴을 구워먹으면 약간 질리는 경향이 있어서 그정도가 딱 적당합니다. 인원은 10명정도?..

 

 지민이도 완전무장을 하고 굴을 먹으려고 나오고 있습니다.

  어때요? 굴이 튼실해보이죠?. 이날 굴값을 보니 한망에 15000원 그리고 1.5망정도는 20000만원을 받더라구요.

 굴과 소라가 어우러져서 잘 익고 있습니다. 역시 제철  음식이 제일 좋은듯 합니다.

 김치는 개성을 버무려서 조화를 탄생시키는 음식이라고 하는데 김장에 쓰이는 재료들도 다 제각기 성격이 있어서 톡톡튀지만 김치라는 이름 밑에 모여서 조화의 맛을 탄생시킨답니다. 원재료인 배추와 무를 포함해서 고춧가루(태양초), 파, 마늘(국산), 생강, 새우젓(육젓), 까나리젓, 생강이 하나로 어울러져서 환상이면서 오미라고 하는 맛을 내지요.

 

배추도 중요하지만 양념..이게 제대로 되어야 합니다. 이날 사용한 파는 살균, 살충효과가 있는데 굵은 파는 줄기가 싱싱한것 가는 파는 입이 �F고 싱싱한것을 골라서 쓸어야 합니다. 특히 모두 뿌리쪽에 흰 부분이 많고 굵기가 고르며 윤기가 있는것이 좋답니다.

파를 어찌나 많이 준비했는데 눈이 매워서 울어야 했어요.

 

그리고 하나 더 중요한 고추가루는 꼭 태양초를 쓰셔야 해요. 보통 고추가루는 자연 건조시킨 태양초와 화력으로 건조시킨 화건초가 있는데 태양초는 화건초보다 성분이 덜 파괴되기 때문에 좋지만 건조가 22일이 걸리고 부패되기 쉽습니다. 그런데 맛의 차이는 상당히 크다고 봐야죠. 태양초의 경우 빛깔이 곱고 윤기가 나며 껍질이 두껍고 씨가 적고 매운냄새가 나는것이 김치를 정말 맛있게 해주죠.

 

이제 김장도 끝일까요? 혼자만의 김장이 아닌 2008년 겨울의 마지막 김장입니다. 겨울은 매번 오기 때문에 김장의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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