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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더 아름다운 공간 강경을 거닐어 봅니다.

어린왕자같은 식객 2020. 12. 16.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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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의 강경하면 젓갈 때문인지 몰라도 근대문화보다는 먹거리가 먼저 생각나는 곳입니다. 강경에 젓갈축제가 열리는 것은 바로 가지가 휘어질 정도로 묵직한 사과들이 간신히 나무에 매달려 있을 때 시작이 됩니다.

저도 사과를 좋아하지만 한 알 한 알 크기에 따라 계측하고 흠집이 있는지를 가려내는 선별작업이 진행되는 것처럼 강경의 젓갈을 담그기 위한 새우들도 올여름에 그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집니다.  

 

 

누군가가 만든 음식은 매번 맛이 미묘하게 달라지게 됩니다. 그래서 음식을 만드는 레시피에는 특허가 인정이 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고 합니다. 레시피가 똑같다고 하더라도 사람에 따라 때론 똑같은 사람이 만들어도 맛이 틀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세상은 그렇게 다양하고 다채롭게 존재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스마트한 기기에 물어보면 틀어주는 음악처럼 레시피도 누구나 완벽하게 재생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가 않습니다. 계절을 느끼는 것 역시 그것처럼 모두에게 다르게 다가오는 것도 사실입니다. 저도 올해는 계절의 변화에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사천이나 남해에 가면 멸치를 잡는 방법으로 죽방렴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그 명맥을 유지해오고 있으며 가격은 비싼 편이지만 그 품질이 있기에 찾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구한말 전국 2 대포 구 중 하나인 강경은 200년 전통의 강경젓갈을 만들기 위해 전통 새우잡이 통발이 있었다고 합니다. 지금도 새우잡이를 통발로 잡는 것을 이어오면 어떨까란 생각을 해볼 때가 있습니다.  

 


가장 크기가 크고 실하다는 새우로 담근 육젓과 가을에 잡히는 새우로 담근 추젓을 마음 편하게 만나볼 수 있는 시간이 없었지만 우리가 계절을 살아가는 방법만큼은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가을의 시간이 흐르고 있는 가운데 생각하기에 따라 뜨겁게 흐르고 있었습니다. 

 

강경의 거리에 피어 있는 꽃마다 가을이 군데군데 고여 있었습니다. 바람이 불면서 청량한 가을바람을 느끼게 해 주었는데 봄보다 화사하지는 않지만 투명했던 가을 분위기는 정을 느끼게 하며 친근감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인공적인 나무이지만 가을이면 갈대처럼 흔들리는 마음을 느끼게 하는 나무입니다.

 

 

 

 

가을은 사유의 계절이며 생각에 빠지며 때로는 초점 없이 하늘을 바라보기도 합니다. 강경을 흘러가는 강가에 서면 생각이 깊어지면서 그 틈새에서 외롭지만 사랑이 자라는 느낌에 받개 해주어서 좋았습니다.  

 

 


가을은 영혼의 계절이면서 삶의 계절이기도 합니다. 가을이 독서의 계절인 것은 태양에서 오는 가시광선 중 파장이 짧은 파란색을 많이 전달받은 파란 가을 하늘 덕분에 우리의 눈은 편안함을 느껴 독서를 통한 사색과 명상에 잠기는데 좋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내 손안에 꽃을 생각하면서 오늘도 그렇게 시간이 지나감에 감사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강경이 좋은 이유는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주게 해서 그렇습니다.  저와 다시 과거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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