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나요(1000)/한국여행(경상)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방도로에서 열리는 음성5일장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8. 4. 11. 06:30
728x90
반응형

매월 2일과 7일에 음성에 가면 음성읍의 주요 도로에서는 5일 전통시장이 열립니다. 보통은 시장통에서 열리는데 음성에서는 독특하게 지방도로에서 열리고 있더군요. 한쪽에 조성된 시장이 아니라 지방도에서 열린다는 독특함이 있는 곳입니다. 





예로부터 추석이나 설같은 명절이 다가오면 5일장은 서민들의 삶과 애환이 녹아 있는 곳으로 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민심의 가교 역할을 했던 곳이기도 하죠. 지금은 각종 현대화 사업에 의해서 옛날 전통시장의 느낌은 없어진 것 같습니다. 


옛날에 아버지도 이런 과자를 사오셨던 기억이 납니다. 충북 음성 농촌경제의 핵으로 그 명맥을 잇고 있는 장으로 이날 생명력을 가진 음성의 휴머니티를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는 아침 일찍이라서 그런지 막 사람들이 나와서 시장을 조성하고 있더군요.예전에 수도에 설치되는 경시(京市)와 지방에 개설되는 향시(鄕市)가 있었는데, 충북의 시장은 모두 향시에 속하는데요. 이렇게 시작한 것이 신라시대라고 하네요. 




겨울에는 귤만큼 몸에 에너지를 붇돋아 주는 과일이 없죠. 저도 겨울이 되면 귤을 사다놓고 먹는 편입니다. 음성군지에는 구한말이던 1909년 음성지역 5일장에 대한 기록이 상세히 적혀 있는데, 당시 음성에는 읍시장과 무극시장, 2개가 성행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요즘에는 시장에서 국내산뿐만이 아니라 수입산들도 적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 지금은 옛날에 사용했던 물품은 많지 않지만 초기에는 음성장에선 목물전이 성황을 이뤘다고 하네요. 두엄 나를 때 필요한 바소쿠리, 샛밥 지어 나를 때 요긴한 대광주리, 전을 부쳐두는 채반, 씨앗을 담아두는 함지박 등이 주요 물품이었다고 하네요. 


대하인 것 같기도 하고 흰다리 새우인 것 같기도 한데요. 가을에 잡힌 것은 꽁꽁 얼려서 가지고 나온 것이라고 합니다. 


살아 있는 꼴뚜기와 해삼입니다. 이 한봉지에 가격이 그렇게 부담이 되지 않으니 오늘은 오래간만에 꼴뚜기 무침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겨울의 꽃이라는 석화에서 피어난 굴입니다.  조석이 드나드는 곳에서 돌에 붙어살며 울퉁불퉁하게 서로 맞붙어서 방과 같다는 기록이 '전어지'에 나오고 “길이가 한 자 남짓하고 두 쪽을 합하면 조개와 같다고 합니다. 생김새는 일정하지 않고 껍데기는 두꺼워 종이를 겹겹이 발라놓은 것 같다. 바깥쪽은 거칠고 안쪽은 미끄럽다.”라고 '자산어보'에도 등장하는 조개가 바로 굴입니다. 


돌아보다 보니 겨울철 별미인 톳하고 매생이도 있네요. 


말린 건어물들도 눈에 띄이네요. 세종실록에 나타난 음성의 특산물을 보면 쌀, 보리, 피, 콩, 기장, 조, 팥, 녹두, 메밀, 참깨, 뽕나무, 닥나무였다고 하는데요. 음성시장에 오시면 아직도 특산물 일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먹음직스러운 두부인데 음성시장에서 만나는 두부는 동그랗네요. 두부의 간수가 제대로 되었는지 콩 맛이 제대로 배어나오는 두부입니다. 두부의 간수는 바닷물, 천연간수, 화학 간수중 하나를  택해하게 되는데 두부는 사람의 정성을 배신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봄의 전령사라는 냉이도 있네요. 된장에 냉이를 넣고 끓여 먹으면 정말 시원하면서도 독특한 향이 일품이죠. 


음성에 온지 벌써 햇수로는 2년째인데요. 처음 음성5일장을 찾아봅니다. 시장바닥에는 순대와 오뎅, 국밥이 먹음직스럽게 사람들에게 손짓하고 장보고 허기진 분들이 들리는 음성 5일장은 재래시장의 그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사람냄새가 나는 음성5일장이었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