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나요(1000)/한국여행(대전)

서구시민들의 보물섬 같은 장태산 산행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7. 10. 16. 06:30
728x90
반응형

장태산은 대전 변두리에 있는 산이지만 서구 시민들에게는 고향의 넉넉한 품과 같은 느낌을 선사하는 곳입니다. 장태산은 그렇게 높지 않은 산이지만 어린 시절에 올랐다면 크고 높았을 테죠. 봄에는 만개한 꽃들을 보면서 계절이 바뀌는 것을 즐거워 했고 여름에는 더위를 피해 오면 울창한 숲 속에서 한 낮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장태산은 1년에 2~3번쯤 오는 곳 같습니다.

시간이 지날 때마다 다른 풍광을 보여주는 장태산은 길게 뻗은 수목들이 사람들에게 좋은 공기를 만들어줍니다. 



마크 트웨인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슬픔은 혼자서 간직할 수 있다. 그러나 기쁨이 충분한 가치를 얻으려면 기쁨을 누군가와 나누어 가져야 한다." 


그래서 이날은 한 달에 한 번씩은 보는 분들과 함께 산행을 해봅니다. 좋은 곳을 걷는 기쁨은 누군가와 나누어 가져야 하니까요. 



가뭄이 심하다고 하더니 그 목마름을 해갈시켜 주려는 듯 비가 엄청나게 쏟아집니다. 

장태산 휴양림의 나무들도 쏟아지는 비를 머금으며 푸르름이 짙어지기 시작합니다.



독서를 참 좋아하는데요. 공간의 구애 없이 읽는 책은 생각의 자유를 선사합니다.

비에 젖어 벤치에 앉아서 책을 읽어볼 수는 없었지만 장태산은 온전히 자기만의 시간을 누리게 되는 아늑함을 선사할만한 곳입니다. 



장태산으로 통하는 통로를 걸어가며 맑은 물을 바라봅니다. 

허균은 낮보다는 밤이, 맑은 날보다는 비 오는 날이, 봄, 여름, 가을보다는 겨울이 독서에 알맞는 시간이라고 했습니다. 그럼 비 오는 날인 이날은 독서에 알맞은 시간이네요. 



조금더 걸어올라와보니 휴양관, 산림욕장, 숲속의 집등으로 갈라지는 길목에 이르게 되네요. 

이쯤에서 결정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평소라면 우측으로 갔겠지만 좌측으로 걸어 올라가는 것을 선택합니다. 




숲속의 생태를 관찰할 만한 곳에는 데크길이 조성이 되어 있습니다. 



장태산휴양림은 시민들이나 방문객들에게 공개가 되어 있지만 일부 구간의 경우는 시간대에 따라 오픈되는 곳도 있습니다. 



몸이 조금 무거우신 분들은 산행이 주저가 되기도 합니다. 

올라갈까 말까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여행을 다니다가 보면 경치를 보는 것이 아니라 읽는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읽는 다는 것은 보는 것과는 조금 다릅니다. 그냥 보이는 대로 보는 것은 수동적인 것이지만 읽는 것은 능동적인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죠. 



자신의 삶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는 주도적일 필요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때로는 같이 가다 때로는 혼자 걸어갑니다. 보존생물학자였던 소어 핸슨은 씨앗의 승리에서 씨앗과 그 씨앗을 지닌 식물들이 자연계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나무와 나무가 자라는 이 공간에서 사람 역시 그 자연의 일부가 됩니다. 

파우스트의 말처럼 자유도 생명도 날마다 싸워서 얻는 자만이 그걸 누릴만한 자격이 있듯이 장태산에 올라와야 이 풍경을 누릴만한 자격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