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날이 많이 추운데요.
3월인데도 불구하고 눈이 내리면서 겨울이 언제 지나갈지도 모르겠습니다.
벌서 3월 중순이 되었는데 말입니다.
그래도 눈온날의 성주사지는 가볼만 했습니다.
지금은 흔적만 남아 있어서 사지라고 불리는 곳이라고 하더라도 계속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게다가 이정도 규모의 사찰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의미가 있는 곳입니다.
성주사는 법왕 때 창건 당시 오합사라고 불리우다가 사찰의 사세가 커지자 무염대사가 주석해서 성스럽다는 의미로 붙여서 성주사라고 불리우게 된 곳입니다. 국사 역할을 하기도 했던 무염대사는 중국의 종통이 될뻔했지만 억불정책으로 인해 신라로 왔는데요. 성스럽다는 의미의 성자를 아무곳에나 붙일 수는 없었지만 성주사에 붙여진 것을 보면 사찰의 규모나 뒤에 있는 성주산이 그만큼 대단한 것이겠죠.
석탑이 저 멀리 있다고 느낄 정도로 성주사는 터가 정말 넓은 곳입니다.
임진왜란때 불타지 않고 만약 사찰이 그대로 남아 있다고 하면 공주의 마곡사보다 훨씬 규모가 큰 사찰이었다고 합니다.
최치원의 흔적이 남아 있는 성주사지 낭혜화상탑비는 10세기 초에 세워진 비석입니다.
최치원의 문장력은 이미 토황소격문을 통해 익히 잘알고 있습니다.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당시 무염대사는 대단한 인물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성주사지에 있는 비문의 가치는 당시의 사회상을 연구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광명 2년 7월 8일에 제도도통검교태위 모(某)는 황소에게 고하노니,
무릇 바른 것을 지키고 떳떳함을 행하는 것을 도(道)라 하고, 위험한 때를 당하여 변통하는 것을 권(權)이라 한다. 지혜 있는 이는 시기에 순응하는 데서 성공하고, 어리석은 자는 이치를 거스르는 데서 패하는 법이다. 비록 백년의 수명에 죽고 사는 것은 기약하기 어려우나, 모든 일은 마음으로써 그 옳고 그른 것을 이루 분별할 수 있는 것이다.
- 서두(제도도통검교태위는 황소에게 고함) "
작년부터 올해 초까지 성주사지는 중심사역 정비공사를 통해 옛날 흔적이 일부 발견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각종 기와나 비석과 주초석에서 사용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돌의 흔적들이 이곳에 모아져 있는데요. 정비공사가 잘 진행되면 조금더 흔적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백제가 자리했던 충청도나 전라도 지역을 돌아다니다가 보면 저런 친근한 모습의 불상들이 많이 볼 수 있는데요.
높은 곳에서 낮은 곳을 보는 것이 아니라 낮은 곳에서 백성들과 함께한다는 의미의 불상처럼 보여서 더욱 친근해 보입니다.
이 기단석은 삼천불전지 해체 부재의 흔적으로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선종 불교의 중심지였던 성주사의 탑이 세개가 세워져 있는 이 균형미와 전체적인 조화는 성주사지를 상징하는 탑입니다.
이곳에도 삼천불전지 기단석 해체부재가 놓여져 있습니다.
자세히 쳐다보면 문양이 새겨져 있는데요. 조금 특이한 모양처럼 보이기도 하고 연꽃 문양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여러번의 발굴이 있었던 성주사지는 언젠가는 대대적으로 대규모 발굴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지금은 중심사역 정비공사 수준으로 진행이 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눈이 내리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아서 사람들의 발자국들이 이어져 있습니다. 제가 오기전에 어떤 사람들이 이곳을 오갔을지 궁금해집니다.
성주사지에 있는 이 오층석탑은 일제강점기때 일본인과 그에게 부역하는 조선인에 의해 반출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폐사지에 있는 석탑들 상당수는 일본으로 건너간 경우가 적지 않았었다고 합니다.
수많은 사람이 오갔을 성주사지는 올해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만세보령 관광지를 따라 움직일테죠.
보령에는 최치원이 머물다 갔다는 보리섬 혹은 맥섬이라고 부르는 곳이 있으니 그곳과 연계해서 스토리텔링 해보는 것도 좋은 시도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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