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포오석으로 유명한 보령은 벼루로 유명한 도시이기도 합니다.
벼루는 지금 사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을뿐더러 수요가 있다고 해도 대부분 중국에서 대량으로 저렴하게 만들어내기 때문에 한국에서 명맥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하는데요. 남포오석의 고장 보령의 전수자 김진한 명장을 잠시 만나고 왔습니다.
벼루 대한민국 명장 무형 문화재 김진한 선생이 있는 곳은 청양에서 청천저수지를 넘어가는 길목에 있습니다. 유심히 살펴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갈 수 있는 곳입니다.
벼루를 만들기 위한 크고 작은 석재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지금은 그냥 돌처럼 보이지만 장인의 손길을 거치면 다양한 용도의 물건으로 재탄생합니다.
돌의 일부를 깍아내서 그 속살을 보이고 있는데 검은색의 질감이 벼루의 적당한 재료처럼 보여집니다.
김진한 명장이 작업하는 작업장으로 이동을 해보았습니다. 혼자 작업하는 공간이지만 작업기계들이 적지 않은 것을 보면 다양한 용도의 도구들을 만들고 있음을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안쪽으로 들어갔더니 김진한 명장이 오래되고 노후된 기계를 살펴보면서 고치고 있는 중이었는데요. 지금은 이런 방식으로 벼루를 제작하지 않기 때문에 부품도 없고 기계도 없어서 난감할 때가 많다고 합니다.
지금도 동작한다고 보기에는 상당히 노후화된 기계로 이제 옛방식으로 만들어진 기계의 뒤안길을 보는 것 같습니다.
여러 작업을 거쳐 얇은 판재로 다듬어진 석재입니다.
저 재료들은 무엇으로 탄생할까요. 일부는 벼루의 재료로 일부는 비석이나 다양한 판형으로 활용되겠죠.
그냥 평범해보이는 석재이지만 저 모양까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손을 거쳐야 되는 것일까요.
작품처럼 보이는 것이지만 조각을 잘라내고 남은 것이라고 하네요.
공업용 다이아몬드 칼이 붙어 있는 저기계는 전기를 엄청나게 먹는다고 하네요. 한 번 돌리면 사용하는 에너지가 상당하기 때문에 꼭 필요할 때만 돌린다고 합니다.
김진한 명장이 옆에 놓여 있는 백운석재를 보여줍니다.
한국에서는 백운사가 있던 주변에서 주로 많이 생산된다고 해서 백운석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원래는 돌의 단면을 자르면 하얀 구름같은 모양이 생긴다 하여 백운석이라고 선조들이 불렀다고 하는 것을 보면 백운사와는 별로 관련이 없는 것 같습니다.
진짜 하얀 구름같은 모양이 눈에 띄이는데요.
햐안 구름이 묘하게 몽환적이 느낌이 드는 것 같습니다.
김진한 명장이 청천저수지가 생기고 나서 원래 있었던 다리 청천교가 사라지게 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수십년전 청천저수지가 만들어지기 전에 그곳에는 물속에 있는 다리라는 이름의 청천교가 있었는데요. 누가 이름을 붙였는지 몰라도 그 다리가 물속에 잠기게 될지 누가 알았겠습니까. 결국 저수지가 생기고 나서 물속에 잠겨 지금도 그자리에 있습니다.
저 건너편의 주교면에는 토정 이지함선생의 묘가 자리하고 있는데요. 이지함 선생은 자신의 묘를 쓰기 위해 이곳에도 많이 찾아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곳에 자신이 원하는 자리를 명확히 찾지 못해 결국 그곳에 묘를 쓰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김진한 명장을 통해서 들을 수가 있었습니다.
한 지역에서 오래 산 어르신들은 내려오는 이야기를 전해서 전해서 입으로 후세들에게 전하는데요. 지역마다 지역명의 유래를 듣는 것이나 숨겨진 이야기를 듣는 재미가 쏠쏠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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