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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을 기억하는 흥법사지의 석탑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7. 3. 1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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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법사지는 남한강에 인접한 섬강변에 있었던 사찰로 추정이 된다. 창건연대가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았으나 가서 직접 확인해보니 <고려사>에 기록된 내용과 비에 새겨진 내용을 토대로 추정하면 통일신라 말기의 사찰로 추정하고 있다고 한다. 






원주에서 3대 폐사지중 하나인 흥법사지의 유래는 고려 태조 왕건이 진공대사를 왕사로 임명하여 흥법사 중건을 지원하였다고 알려졌는데 선수행을 닦기 위해 찾아오는 스님들이 수백 명에 달하기도 했다고 한다. 사진으로 봐서도 알겠지만 흥법사지 주변에는 밭으로 이용이 되고 있다. 



절터의 건물지에는 탑과 탑비가 있는 공터가 일부 남아 있는 상태이다. 남아 있는 문화재는 현재 진공대사탑비(보물 제463호) 귀부 및 이수, 흥법사지삼층석탑(보물 제464호)이다. 



사실 흥법사지는 원주의 대표적인 문화재가 자리했던 곳이지만 가는길의 이정표는 조금 인색한 느낌이다. 주변에는 농토와 마을 가옥, 밭들이 대부분이어서 이런곳에 사찰이 있었던 흔적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할 때쯤 멀리서 조그마한 탑이 눈에 띄인다. 


사찰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 흔적만이 남아 있는 절터를 사지라고 부른다. 오래된 탑과 구석구석에서 보이는 기단이나 돌덩이는 겨울에 더 쓸쓸해 보인다. 



흥법사지 같은 곳을 오면 조그마한 것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다른 사찰처럼 건물이나 기단이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즉 흥법사지에 대해 아는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알게되는 것이다. 



겨울이라서 그런지 더욱더 적적하다. 주변에서는 가끔 짖는 개소리만 들리고 고요한 가운데 나만 있는 느낌이다. 신라 말 크게 번성했다면 어느쪽으로 건물이 많이 들어섰을까. 조선시대 임진왜란때 불타 없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곳의 삼층석탑만이 단아하면서 균형있는 조형미를 보여주고 있다. 



삼층석탑의 디자인은 단촐한것 같으면서도 모양을 냈다. 구석구석 세월의 흔적으로 인해 부서진 곳도 있지만 그 석탑의 형태는 잘 유지하고 있는 상태이다. 



진공대사탑비는 흥법사지를 상징하는 유물 중 하나이다. 탑비의 귀부와 이수의 조각 솜씨가 예사롭지가 않다. 



흥법사지에는 이 두 보물뿐만이 아니라 다른 국보와 보물도 있는데 이 공간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일제 강점기인 1931년 (전)원주 흥법사지 염거화상탑(국보 제104호)은 서울 탑골공원으로 옮겨졌고 진공대사탑 및 석관(보물 제365호)과 탑비의 비신은 모두 국립중앙박물관 야외 전시장에 전시되어 있고, 비신은 4조각으로 깨어져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다음에는 원주의 3대 폐사지중 주 곳인 법천사지와 거돈사지를 찾아가볼 요량이다. 이곳에 비하면 절터의 규모가 상당한 편이라고 하는데 풍경이 이곳보다는 괜찮을 것 같은 기대감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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