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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여행에서 만난 옛 군산세관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6. 10. 3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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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공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돈이 모든 것은 아니지만 조직을 운영하고 시스템을 돌리기 위해서는 비용이 든다. 국가의 세금은 두 가지 형태로 거두어지는데 국내에서는 국세청이 관리하고 국경을 통과하는 물품에 대해서는 관세청이 관리한다. 국세청 공무원들에게도 강력한 권한이 부여되지만 그게 못지않게 세관 공무원들도 강력한 권한이 부여된다. 



2012년에 개봉한 범죄와의 전쟁 : 나쁜 놈들 전성시대에서 최민식이 비리 세관 공무원 역 최익현 역을 맡은 적이 있다. 지금은 시스템이 현대적으로 바뀌었고 과거에 비해 세관 비리 등이 상당 부분 근절되었지만 과거만 하더라도 밀수출이나 마약 등에 세관 공무원이 엮인 경우가 적지 않았다. 세관에서 비리가 많이 발생했던 것은 투명하지 않은 시스템과 국민 의식 때문이기도 했었다. 




일제가 한반도를 지배할 당시에 군산세관은 상당히 중요한 거점 역할을 했었다. 지금 옛 근대 역사거리에 가면 군산세관 바로 앞에 옛 군산세관이 자리하고 있다. 일제 시대 당시에 전북 곡창 지대의 쌀을 군산에서 실어 날랐는데 그 당시 군산항을 통해 드나들던 물품에 대해 세금을 거두던 곳이 바로 이곳이다. 



새만금 여행을 하다 보면 만나는 군산에는 다양한 근대의 흔적들이 남아 있는데 이곳에서 스탬프를 찍으면서 자신이 돌아보았던 곳에 대한 흔적을 남길 수도 있다. 


옛 군산세관은 1908년에 준공이 되었는데 현재는 전북 기념물 제 87로 지정이 되어 있다. 일본인들이 아닌 독일인이 설계하고 벨기에의 적벽돌을 수입하여 유럽 양식으로 지어진 곳이다. 아픈 역사의 현장이지만 잊지 않기 위해 남겨놓는 것이 훨씬 의미가 있다. 






옛 군산세관에서 근무했던 세관장들의 모습과 그 조직체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이다. 국가의 통로에 큰 역할을 하는 세관의 업무는 생각보다 많다. 기본적으로 국경을 통과하는 수입물품에 대해 관세 및 내국 소비세를 부과·징수·감면하고, 수출물품의 제조·가공에 사용된 수입 원자재에 대해서는 관세 및 내국 소비세를 환급한다. 이외에도 세관은 관세청의 지휘·감독하에 무역 관리 통제, 내외국인의 출입국 관리 행정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군대를 가본 사람은 알겠지만 모든 부대마다 군단 기나 차단기가 있다. 전국의 세관들은 세관기가 있는데 예전에 사용하던 군산의 세관기가 보존되어 있다. 




옛 군산세관은 비교적 최근인 1993년까지 무려 85년 동안 사용되었던 건물이다. 일세 시대에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며 주변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에게 수탈과 권력의 정점에서 있었던 군산세관의 흔적이 이곳저곳에 남아 있다. 




1899년부터 1999년까지의 역대 새 관장들의 사진과 이름이 남아 있다. 대부분은 고인이 되었고 지금 살아계신 분들도 상당수가 고령이다. 이곳은 과거의 일제 역사 지우기의 일환으로 흔적을 지우려는 당시 분위기에 따라 철거될 위기에 처한 적도 있으나 61대 방길남 세관장에 의해 보존되었다고 한다. 


청색과 백색이 차분하게 잘 어우러져 보인다. 옛날 분위기를 그대로 느껴볼 수 있다. 일제의 역사이지만 군산세관의 얼이 담겨 있는 이 건물이 역사의 한 부분으로 남아 있기에 지금 와서 그 모습을 그대로 만나볼 수 있다. 




지금 이곳 엣 군산세관 내부에는 군산항 100년 사진자료가 전시 중에 있었는데 옛 사진을 통해 군산항의 옛 모습과 일제시대 때 군산항의 망루, 사무실, 청사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일부 사람들은 몸에 좋다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이 가져오고 희귀한 물품이라면 사냥해서는 안 되는 동물들도 무차별적으로 사냥하기도 했다. 지금은 동물원이나 가야 볼 수 있는 호랑이 가죽과 물소, 각종 약재 등의 압수물품을 볼 수 있다. 


지금은 가짜 양주가 얼마나 근절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상당히 고세율이 부과되는 양주는 전형적인 압수품 중에 하나였다. 위스키 제조사들은 가짜 양주를 근절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캡을 만들고 있다.  가짜 양주는 캡씰이 정밀하지 않고 역한 알코올 향이 나던가 색깔이 흐릿한 경우가 많다. 






일제 강점기 미국 수탈의 창구였던 군산의 아픔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1945년 광복까지 곡물의 수탈 창고로 사용되었던 옛 군산세관은 대한제국의 자금으로 건립이 된 우리네 역사의 한 조각이다. 새만금 여행을 하시는 분이라면 꼭 이곳을 둘러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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